이번엔 주중 美대사 나서 “中 마이크론 제재는 정치적 보복…저항할 것”
중국 정부의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제재 조치에 대한 미국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미 백악관과 의회에 이어 이번에는 주중 미국대사가 나서 중국 정부의 조치를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며 저항의 뜻을 밝혔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글로벌 임팩트 포럼’에 화상으로 참여해 마이크론 판매 금지를 선언한 중국 정부를 겨냥해 “우리는 분명히 이에 대해 저항하고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 대사는 “우리는 지난 몇 개월 사이에 미국 회사 5곳이 타깃이 된 것을 봤다”며 마이크론을 포함해 딜로이트, 베인앤컴퍼니, 캡비전, 민츠 그룹 등 중국 당국이 영업정지 또는 압수수색한 기업들 사례를 열거했다. 이어 “이런 일은 다른 국가의 기업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으로 보인다. 중국 관점에서는 보복으로 보이고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 정부의 일부 관행에 대해 반대한다”고 했다.
미국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품 구매 중단’ 발표 이후 “경제적 강압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연이어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3일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중국의 마이크론 규제에 대해 “사실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미 하원에선 중국에 대한 보복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한국 기업들이 채워선 안 된다는 압박이 미ㆍ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마이크 갤러거 공화당 의원), 외교위원장(마이클 매콜 공화당 의원) 등에게서 이어졌다. 여기에 로버트 앳킨슨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ITIF) 회장이 지난 1일 중국의 제재를 한국 기업이 이용한다면 한ㆍ미 간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하는 등 민ㆍ관이 함께 나서 마이크론 제재를 둘러싼 대중(對中) 전선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번스 대사는 미 정부가 첨단 반도체 등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한 데 대해선 ”우리가 경쟁하면서 그런 경쟁이 한계와 장벽을 갖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것은 항상 평화로운 경쟁”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에 대해선 “중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아래 규칙을 준수하고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가로채는 것을 용납하지 않도록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다”며 “일본, 유럽연합(EU), 한국 등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번스 대사는 미국 내 남용의 심각성이 제기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문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을 에둘러 압박했다. 그는 “펜타닐을 이루는 화학물질은 중국의 암시장에서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의 마약 밀매업자에게 판매된다”며 “우리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펜타닐 판매 능력을 차단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미ㆍ중 관계의 지배적인 프레임은 확실히 경쟁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경쟁을 책임 있는 범위로 제한하고 대결로 번지는 것을 피하려 한다. 가드레일(안전장치)을 구축해 신냉전을 피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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