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타인의 신발을 신는 것 [쿠키칼럼]
"우리는 자주 친절과 공감을 혼동합니다"
우연히 2002년 미스 어스(Miss Earth) 대회에서 우승한 우리나라의 최미나수의 인터뷰 영상을 보았다. 미스 어스 대회는 환경보호를 주제로 개최되는 세계 미인대회로 미스 월드, 미스 유니버스, 미스 인터내셔널과 함께 세계 4대 미인대회로 꼽힌다.
최종에 오른 후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질문은 “세상에서 바꾸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인가?”였다. 이 질문에 그녀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면 공감을 나누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었다.
“우리는 자주 친절과 공감을 혼동합니다. 하지만 공감의 진짜 의미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와 세상의 다른 문제들도 공감 능력이 있어야 풀 수 있는 것들입니다. 다른 사람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의 고통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고통과 문제가 있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고 도울 수 있으며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코치에게도 공감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코치 자격시험에서 코치의 공감 능력은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코칭에서 공감은 고객에 대한 코치의 판단중지에서 출발한다.
판단중지란 고객의 말이나 생각, 행동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코치의 생각이나 평가, 판단을 코치의 에고라고 하는데 코치의 에고를 내려놓고 고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고객은 스스로 나아갈 힘을 가진다. 코치는 지금 고객의 마음 상태는 어떤지,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고객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도울 것인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인들 역시 공감을 통해 유권자에게 실제로 필요한 바를 더 잘 대변했다. 기업에서도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관계에서는 물론 능력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감 능력은 조직 내 다른 구성원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가능하게 하고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을 높여 준다.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큰 몫을 하는 것이다.
이밖에 직업이나 취미 심지어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도 공감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삶의 모든 분야에서 공감은 큰 영향력을 미치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낸다.
‘공감한다’의 영어 표현은 ‘그 사람의 신발을 신는다(stand in one’s shoes)‘이다. 타인의 신발을 신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상황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 이상의 행위가 아닐까 싶다.
타인의 기분이나 감정을 읽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대방이 바라보는 대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그러기에 공감은 타인과 교감하고 협력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는 중요한 능력이며 세상을 변화시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강영은 (KPC코치⋅MBC 아나운서)
1985년 MBC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우리가족 만세'의 TV 프로그램 MC를 시작으로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MC, 라디오 뉴스 앵커로 활동했고 여성 스포츠 중계캐스터로 기계체조, 리듬체조, 에어로빅, 피겨스케이팅, 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을 중계했다. '건강한 아침 강영은입니다' 라디오 MC를 끝으로 1991년 방송현업을 떠나 경영부문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MBC아카데미 본부장, 기획사업부장, 문화사업부장, 문화사업센터장을 거쳤고 MBC의 사회공헌사업과 MBC꿈나무축구재단 운영업무를 마지막으로 올해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 학사, 서강대학교 언론정보학 석사와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이며 현재 한국코치협회의 KAC, KPC 인증코치로 단국코칭센터 대표코치이다.
penguinkang@hanmai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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