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년 KADIZ 70~90차례 들락날락…중·러 침범의 속셈
중국과 러시아가 2019년부터 매년 70~90여 차례씩 꾸준히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 대비태세를 떠보는 동시에 한·미·일 공조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7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군 당국으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2018년 140여 차례로 정점을 찍은 뒤 2019년 50여 차례로 주춤했다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70여 차례씩 반복됐다. 러시아 군용기의 경우 2018년 10여 차례, 2019년 20여 차례, 2020년과 2021년 각각 10여 차례, 2022년 20여 차례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선 3월까지 중국 군용기는 25차례, 러시아 군용기는 2차례 각각 KADIZ에 들어왔다.
KADIZ 내 중·러 연합 공중훈련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실시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번에 걸쳐 진행됐다. 중·러는 지난 6일 군용기 8대를 동원해 연합 공중훈련을 벌이면서 남해 및 동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했다 이탈하기도 했다.
방공식별구역인 ADIZ는 영공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 항공기가 진입하기 전 사전 통보하는 게 국제관례다. 그러나 중·러는 이 같은 관례를 무시하고 있다. 지난 6일에도 사전 통보는 없었다. 중국 군용기는 이날 KADIZ에 들어온 뒤 한국 공군의 교신 시도에 “훈련 중”이라는 답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정부는 중·러의 KADIZ 진입이 발생할 때마다 항의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의 입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번 KADIZ 진입을 놓고서도 국방부는 주한 중·러 국방무관에게 항의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러시아 군의 연간 협력 계획에 근거해 관련 공역에서 제6차 연합 공중 전략 순찰을 실시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국방부는 7일에도 “태평양 서부 공역에서 제6차 연합 공중 전략 순찰 2단계 임무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중·러의 꾸준한 KADIZ 진입은 한국 등 인접국의 대비태세를 떠보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군 당국자는 “중·러가 대응 출격하는 우리 공군의 전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각종 장비와 무기체계의 송출 신호를 수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사시 침투 경로를 점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일 공조에 대항해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경우 동아시아 관할권 확장 등 부수적인 이득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이 배타적경제수역(EEZ) 설정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이어도 인근에서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이 집중되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 군용기는 2018년 90여 차례, 2019년 40여 차례, 2020~2022년 각각 60여 차례 이어도 인근 KADIZ를 들락날락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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