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채의 무한한 영역확장…농진청 기술이전 ‘롤모델’ 표본[新농사직썰-월령가⑤]

배군득 2023. 6. 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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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농업기업의 꾸준한 연구성과
삼채는 ‘블루오션’…시장성에 주목
반려동물 영양제로 제2의 전성기 기대
삼채는 농진청이 10여년을 연구해 기능성을 입증한 중요한 재료다. 농진청 연구에 그치지 않고 농업기업에 기술이전까지하며 조용하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향후 삼채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돼 재배농가와 기업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편집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2 부재는 ‘월령가’로 정했다. 월령가는 ‘달의 순서에 따라 한 해 동안 기후변화나 의식 및 행사 따위를 읆는 노래다. 이번 시리즈가 월령가와 같이 매달 농촌진흥청과 농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나는 ‘新농사직썰-월령가’가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농촌진흥청과 기업의 대표적인 기술이전 모델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삼채는 그런 아이템이다. 농진청이 10여 년에 걸친 연구 끝에 삼채의 효능과 사용법을구명하고, 그 기술을 농업 전문기업이 이전 받았다. 삼채의 탁월한 효능이 알려지자, 베트남 등 세계 시장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삼채는 아직 미완성이다. 농가의 대량 재배가 이뤄지지 않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삼채의 효능은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 삼채는 이제 반려동물 시장까지 진출했다. 삼채가 다양한 분야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기능성 채소가 존재한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모든 채소는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삼채’는 더 특별한 성분으로 소비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서 삼채는 입소문을 타고 인지도가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두터운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음식, 영양제 등 다양한 사업의 핵심 재료로 거듭나고 있다.


이처럼 삼채가 새롭게 주목받는 것은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기능성식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치매, 관절염 및 스트레스 등 국민질환에 탁월한 재료들은 효능만 입증되면 바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이성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능성평가연구실장은 “안전하고 지속적 섭취가 가능한 식품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우리 연구팀은 오랫동안 먹어오면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안전 농산물을 선택해 항노화 효과가 우수하고 복합기능성을 갖고 있는 소재 중심으로 연구했다”고 말했다.


삼채를 활용한 제품 가운데 베트남 등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만능소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삼채의 효능

삼채는 국내에 정착한 지 벌써 10년이 넘은 건강식품이다. 단만, 쓴맛, 매운맛이 난나고 해 삼채(三菜), 인삼맛이 나면서 어린 인삼을 닮았다고 삼채(蔘菜)로도 불린다. 뿌리부추로도 유명하다.


삼채의 주요 성분은 질소, 칼슘, 망간, 아연 등 다양한 미네랄로 이뤄져 있다. 특히 산삼과 인삼, 마늘 등에 있는 식이 유황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기능성 식품으로 손색이 없다.


삼채는 미얀마, 인도 등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실제 원산지도 미얀마다. 지난 2010년 국내에 도입되면서 순창을 포함한 전라도 뿐만 아니라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와 제주도 등 국내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원산지를 뛰어넘는 품질로 베트남 등에 역수출 신화를 이끌고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채 재배면적은 크게 늘었다. 2014년 189만㎡에서 2021년 400만㎡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삼채 매니아층도 형성이 돼 ‘삼채 예찬론자’ 혹은 ‘삼채홀릭’도 생겨날 정도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14년부터 삼채의 다양한 기능성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제품화를 추진해 왔다.


무엇보다 재배가 수월하다. 특별하게 손이 가지 않는 작물 중 하나라는 것이다. 더구나 잎과 뿌리까지 전부 먹을 수 있어 버리는게 없다. 한 개의 종근으로 재배하는데 거의 20배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지녔다.


이달부터 출시되는 반려동물 영양제. 삼채가 함유된 첫 반려동물 영양제다. 포장지에는 '농촌진흥청 기술이전 생산 제품'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표기돼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펫시장까지 접수한 삼채…전문농가 육성 필요

농진청에서 삼채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자, 관련 산업 확산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삼채 아버지’라고 불리는 김유석 황금나무 대표는 농진청과 끝임 없는 삼채 연구 끝에 기술이전을 받아 본격적인 삼채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최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사업자금도 일부 지원 받아 삼채를 재료로 하는 20여가지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삼채가 기억력 회복과 채매 개선 효과가 입증되면서 공동 개발을 문의하는 업체도 늘었다.


실제로 황금나무는 9300㎡규모 직영 농장에서 삼채를 직접 재배해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기능성과 품질이 향상된 삼채 가공식품을 제조하고 있다.


지난 2017년〜2021년 기술이전 받은 제품 매출액은 약 4억원이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으로 재구매가 늘어 선물용으로 주문이 꾸준하다.


김 대표는 “현재 매출에 안주하지 않고, 삼채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구상을 이미 마쳤다”며 “삼채를 활용한 떡볶이소스, 삼채환 등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펫팸(pet+family)족'이 빠르게 늘면서 6조원 규모 펫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지난해 농진청에서 기술이전 받은 발효 삼채 기술을 이용해 6월 중 반려동물용 염증성장질환(IBD)을 예방 치료 가능한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반려동물과 사람이 같이 섭취 가능하다.


그러나 삼채의 좋은 효능에도 불구하고 점 조직 형태의 재배방식은 아쉬움이 남는다. 더구나 잎과 뿌리 등 생체 위주 소비는 일반 소비자 접근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삼채 재배를 전문으로 하는 농가가 절실한 이유다.


김 대표는 “삼채 재배가 쉽다보니 농가에서 고부가가치가 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삼채를 발효시키면 수익이 1000%가 넘는다. 전문 재배 농가를 육성할 경우 그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삼채 효능과 맛을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유석 황금나무 대표가 삼채 추출이 가능한 설비들을 소개하고 있다ㅏ. 김 대표는 10여년간 농진청의 삼채 연구에 함께하고 기술이전까지 받아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농진청의 연구와 기업의 신뢰로 탄생된 삼채

삼채는 농진청의 꾸준한 연구와 기업의 무한한 신뢰로 탄생됐다. 이들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10년 연구 결과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농진청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국산 삼채가 혈당과 체지방은 낮추고 기억력 회복과 치매 개선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속속 밝혀냈다.


농진청은 삼채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동물실혐을 했다. 그 결과 삼채 잎과 뿌리를 가루로 만들어 당뇨에 걸린 쥐에게 8주간 먹인 후 혈당과 당화혈색소, 인슐린 수준을 측정했을 때, 삼채 잎을 먹은 쥐는 먹지 않은 쥐에 비해 혈당과 당화혈색소가 각각 31%, 41% 줄었다. 반면 혈중 인슐린은 2.3배 높아졌다.


또 삼채 뿌리를 9일 간 발효해 가루로 당뇨에 걸린 쥐에 먹인 결과 삼채 뿌리를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체중 12%, 체지방 18%,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는 13% 낮아졌다.


삼채 잎을 말린 뒤 분말화해 골다공증이 진행되고 있는 흰쥐에게 먹인 실험에서도 뼈 강도는 35%, 뼈 밀도는 8% 높아져 뼈 건강 개선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진청은 미국 농무성 농업연구청과 공동으로 삼채의 가금류 면역조절 효과를 연구한 결과에서 닭의 면역력 향상과 장 질환 예방효과를 밝혀냈다. 삼채를 육계용 닭에게 3주간 먹이면서 콕시듐증(설사, 생산량 감소 및 폐사)을 유발하였을 때 삼채를 먹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생산성은 9.7%, 식이효율은 14.2% 증가했다. 혈중 항체는 16.1%가 증가해 장 질환이 14.3%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닭에게 삼채를 1주간 급여하고 염증 유발성 스트레스를 주었을 때, 삼채를 섭취한 닭은 생산성이 59.8%, 장 건강 지표는114.5% 증가했다. 혈액과 장의 염증 관련 지표는 약 20% 감소해 닭의 면역 및 장 건강 상태를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현 박사는 “국산 삼채가 혈당과 체지방, 뼈 건강에 도움을 주고, 닭의 면역력까지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삼채가 농가의 새로운 소득작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이 연구에서 성과를 냈다면, 황금나무는 이 기술을 이전받아 실제 사업으로 추진한 파트너다. 황금나무는 농진청에서 개발한 ’숙취해소 효과가 우수한 삼채 조성물‘ 특허와 ’숙성삼채의 식이 소재 추출 방법‘ 특허기술을 접목해 2016년부터 숙취해소 음료 개발로 삼채 가공식품 대중화에 앞장섰다.


삼채는 발효시키면 기존 재배량의 1000%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농가에서는 삼채 잎을 저장했을 때 전부 녹아버린다. 전문 재배 농가가 필요한 이유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이전 기술의 핵심은 2증 2포 과정을 거친 숙성삼채 추출물을 동결 건조시켜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 작용을 활성화 하는 기술이다.


숙취는 알코올 분해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 작용으로 발생하는데,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소주 2〜3잔 정도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지니고 있지만 그 이상 알콜을 섭취하면 독성증상 즉, 숙취가 발생하게 된다.


김 대표는 “삼채를 활용한 숙취해소 음료를 섭취할 경우 숙취를 해소시키는 활성 물질이 30% 이상 증가해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게 된다”며 “현재 황금나무에서 개발한 삼채 제품은 100% 농진청 기술이전한 것들이다. 그 중 소스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앞으로 펫시장에서 영양제로 삼채 효능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6월 22일 [新농사직썰-월령가⑥]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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