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北외교관 가족 2명 사흘째 실종, 탈북 가능성… 한국 망명 시도할 수도

송태화 2023. 6. 8.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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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외교관의 가족이 실종돼 사흘째 행방불명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러시아 현지 언론도 이들의 얼굴이 인쇄된 실종 전단을 공개했다.

이들의 실종을 두고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이 개방될 기류가 감지되자 귀환을 우려해 탈북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소속 외교관들은 2016년 태영호 당시 영국주재 공사가 한국으로 탈북한 직후 잇따라 탈북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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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母子 전단 배포… 소재 파악중
실종 전단에 공개된 북한 대표부 가족 김금순씨와 박권주군의 모습.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화면 캡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외교관의 가족이 실종돼 사흘째 행방불명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실종 전단 배포로 이들의 사진과 인상착의가 공개된 가운데 탈북 가능성이 거론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총영사관에 파견된 무역대표부 소속 외교관 박모(62)씨의 아내 김금순(43)씨와 아들 박권주(15)군이 4일 실종됐다. 이들 모자는 총영사관에서 택시를 탄 뒤 얼마 떨어지지 않은 넵스카야 거리의 극장 앞에서 내린 것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이들은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총영사관은 모자와 연락이 닿지 않자 러시아 당국에 신고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김씨와 박군이 택시를 갈아타고 하바롭스크 방면으로 향한 것을 확인했다. 북한 외교관 신분인 박씨는 아내·아들과 함께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해주 ‘실종자 소식’ 전단에는 ‘사람을 찾습니다’ 문구와 함께 이들의 인상착의가 공개됐다. 전단은 “(실종자들은) 2023년 6월 4일에 넵스카야 12가 주소의 북한 총영사관에서 떠났다. 현재까지 행방불명”이라며 “행방 정보를 갖고 있다면 경찰로 전화 달라”고 알렸다. 러시아 현지 언론도 이들의 얼굴이 인쇄된 실종 전단을 공개했다.

이들의 실종을 두고 북한과 러시아의 국경이 개방될 기류가 감지되자 귀환을 우려해 탈북을 시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항공편은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3년 넘게 운항이 중단됐지만 현지에서는 곧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연구한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면 외교관 가족은 북송 대상 1순위”라며 “평소 탈북할 계획을 갖추고 있었다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년 동안 국경이 봉쇄되면서 북한 본국에서 나오는 물자가 전혀 없었다. 영사를 운영할 자금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귀국할 시점이 지났는데도 불가피하게 체류하면서 겪었을 심리적인 불안감, 의식주 문제의 어려움, 상납금에 대한 부담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신문도 러시아 독립 매체 ‘바자’를 인용해 실종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으로 탈출하거나 한국으로의 망명을 목표로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토크 소속 외교관들은 2016년 태영호 당시 영국주재 공사가 한국으로 탈북한 직후 잇따라 탈북을 감행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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