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댐 파괴' 긴급회의...WFP "전세계 3억4500만명 굶주릴 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댐이 파괴된 것과 관련해 긴급 논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를 통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댐 파괴로 인한 피해 상황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8일 쿨레바 장관과 (나토) 회원국 대사들 간 ‘나토-우크라이나 위원회’ 화상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댐 파괴로 인한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한 각국의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전 세계 기근 위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WFP 독일 담당 마르틴 프리크 국장은 이날 “댐 붕괴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새로 심은 곡물이 훼손됐다”며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의존하는 전 세계 3억4500만명의 굶주린 사람들에게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배스대 토목공학과 모하마드 헤이다자데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방류수 속엔 공장과 작업장에서 흘러들어온 다양한 화학물질과 독성물질의 잔류물이 있다”며 “댐 붕괴로 유해물질이 방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댐의 붕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와 지역에 장기적으로 광범위한 생태 및 환경적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농업정책부는 여기에 카호우카 댐의 수량이 크게 줄면서 헤르손주 관개시설의 94%, 자포리자주 74%,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주의 30%가 물 부족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의 카호우카 댐이 지난 6일 파괴됐다. 해당 댐은 소련 시절인 1956년 건설된 높이 30m, 깊이 3.2㎞ 규모의 시설로 북크림 운하와 드니프로-크리비리흐 운하를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에 물을 공급하는 곳이다. 제네바 협약은 의도적인 댐 폭하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댐 파괴의 주범으로 서로를 지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댐 파괴 소식 직후 안보국방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러시아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댐 폭파 다음 날인 7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카호우카 댐 폭파에 대해 “대규모 환경·인도적 재앙을 초래한 야만적 행위”라며 책임을 우크라이나로 돌렸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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