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178) 걱정

2023. 6. 8. 0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걱정
유만근(1939∼ )

혼기 지난 아들 걱정
북극 얼음 녹는 걱정

:방송발음 엉망 걱정
미세 먼지 서풍 걱정

걱정도
팔자라지만
길:벗 :삼고 간다네
-맥박(동경)

노년 문학 시대

유만근은 런던대(SOAS) 한국어문학 교수를 지낸 국제음성학회 평생회원이다. 이 국제적인 음성학자가 회갑을 넘어 시조를 만나 20년 남짓 시조를 써왔다. 그는 시조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아 세계전통시인협회 세계본부 사무총장이기도 하다.

이 시조집은 특징이 있다. 장음(長音) 발음이 나는 단어 앞에는 ‘ : ’를 표기한 것이다. 장단음 구분이 희미해져 가는 모국어 현상을 걱정한 음성학자의 배려로 보인다.

노(老)학자는 걱정이 많다. 개인사는 물론이고, 온갖 세상사가 다 걱정거리다. 그런데 이제는 걱정을 길벗 삼고 간다니 다행한 일이다. 아마도 그래서 그는 평창에서 건강하게 지내나 보다.

유 교수처럼 최근 우리 시단에는 제2의 인생을 문학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야흐로 노년 문학 시대의 도래라고 할 만하다. 노익장들께 박수를 보낸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