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윤 대통령, 총장 때 CIA 국장 극비 면담” 또 음모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자신이 영입한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이 낙마한 데 대해 “결과에 대해 언제나 무한 책임을 지는 게 당 대표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이 ‘이 대표 책임론이 나온다’고 질문하자 “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당 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지난 5일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페이스북에서 ‘천안함 자폭’ 등 음모론을 주장한 게 논란이 돼 혁신위원장 임명 9시간 만에 사퇴한지 이틀 만에 낸 입장이다. 이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겠다는 거냐’ ‘사과할 계획은 있나’ ‘거취 문제를 얘기하는 거냐’ 등 추가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당 대표실 측은 “통상적인 자성의 메시지로 봐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선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 특보 아들의 ‘학폭’ 의혹을 제기하며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당사자인 이래경 이사장은 이날 반론 입장문을 통해 “자폭은 순간적인 과잉표현”이라며 “‘원인불명을 북한의 폭침으로 단정한 미 패권’이라고 적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면 천안함 사건이 재조명돼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소신”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미 정보기관의 대선 개입설을 주장한 데 대해선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후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장인 지나 해스펠이 극비리에 방한해 면담했다”며 “면담 이후 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무시하는 안하무인식 행보를 보였다”며 새로운 음모론도 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허무맹랑하다”면서 “전혀 사실이 아닌 이런 주장이 동맹간 신뢰를 깨뜨릴 수 있어 매우 부적절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래경 낙마 사태를 둘러싼 비명계와 친명계간 갈등은 격화됐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계속 ‘강성 지지층하고만 같이 가겠다’고 생각하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이 대표가 심각한 결단이나 판단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의원도 “이 대표가 사심을 버렸다면 자신에게도 칼날을 겨눌 수 있는 인물을 혁신위원장이든 비대위원장으로든 내세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은 “대표 사퇴는 뜬금없는 소리”라며 “당의 쇄신보다 결국 이재명 대표 사퇴가 목표란 언급 아니냐”고 반박했다. 후임 혁신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비명계가 반대할 인사를 위원장으로 올리겠느냐”고 했다.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도 이날 국회 상임위 간사단 회의에서 새로운 혁신위원장 후보군 추천을 요청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의원총회가 계파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의총에서는 정청래 최고위원의 국회 행안위원장 겸직 논란도 다뤄진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강성으로 똘똘 뭉치느냐 아니면 중도 쪽으로의 혁신이냐, 선택이 어려운 게 문제”라고 말했다.
◆권칠승, 최원일 전 함장에 사과=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향해 “무슨 낯짝으로…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지난 5일 막말한 데 대해 “천안함 장병 유족들을 비롯해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모든 분에게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 전 함장과도 통화해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위문희·성지원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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