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교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농도로 희석해 마시겠다"

이보람 입력 2023. 6. 7. 23:35 수정 2023. 6. 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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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한국환경회의 윤석열 정부의 생태학살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관계자가 깃발을 흔들고 있다. 뉴스1


“과학으로 판단할 사안, 주관적 느낌으로 왜곡 말라”

30년 동안 대학에서 방사성의약품학을 연구해 온 국내 전문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 농도로 희석해 마시겠다고 최근 밝혔다. 정치권 등 일부에서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지난 3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칼럼을 올려 “국민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소모적 논란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주관적 견해들에 의해 증폭돼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다. 정부를 편들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하고 있다. 이 대학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다.

박일영 충북대 약학대학 교수. 사진 충북대 홈페이지 캡처


그는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농도인 1ℓ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000027 mSv(밀리시버트)”라며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받는 실효선량 0.0001 mSv의 약 1/4”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정부 발표대로 ALPS로 기타 핵종들을 제거한 처리수를, 삼중수소로서 1500 ㏃/ℓ가 되도록 약 487배의 상수에 희석한 물이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그런 자리가 만들어지면 나는 한 두 컵 주저 없이 마시겠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전체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에 포함된 삼중수소량인 780 TBq을 상정하더라도 “북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올 때의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며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산다”고 말했다.

이어 “ALPS로 흡착과 필터를 거쳐 기타 핵종들을 제거했다면 미세 고형물이나 부유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기타 핵종들에 의한 추가 실효선량도 역시 미미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다만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 회원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정수기를 소재로 활용한 '누구도 마실 수 없는 핵오염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박 교수 글이 올라오자 다른 연구자들은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이 장을 통과해 그대로 배출되면 말씀이 맞을 수도 있지만, 체세포에 흡수된 경우 생물학적 위해성에 대한 검증은 연구된 바가 없다” “일본에서 가장 크다는 댐의 물을 몽땅 끌어쓴다는 말도 안 되는 가정을 해도 후쿠시마 오염수를 절반도 희석 못 시킨다.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핵심은 일본 측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한 물을 마시겠다고 한 바 있지만, 국내 학자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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