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로잡은 비건·스킨케어 화장품 맛집 [영업이익 강소기업] (70)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3. 6. 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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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공장

5조613억원.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K뷰티 업체 ‘마녀공장’에 몰린 청약증거금이다. 앞서 마녀공장은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00.47:1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그 덕에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한 1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참고로 일반 투자자 청약 결과 경쟁률이 1265.33 대 1로 집계됐다.

마녀공장의 이번 흥행으로 그동안 얼어붙은 IPO 시장, 여기에 더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다고 봤던 K뷰티업계에 시원한 ‘한 방’을 날렸다는 평가가 많다. 이런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실적이다. 지난해 마녀공장 매출액은 1018억원, 영업이익은 245억원에 달했다. 특히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393억원 대비 2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뛰어올랐다는 점이 투자자 시선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가수 미노이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마녀공장(좌). 일본에서 히트 치면서 누적 판매량 200만병을 돌파한 ‘갈락토미 나이아신 에센스(우)’. (마녀공장 제공)
마녀공장 어떤 회사?

해외 매출 비중 55%

브랜드 전개는 2012년에 시작했다. 당시 K뷰티 바람이 불 때 여타 화장품 브랜드와 함께 시장에 나왔다. 창업 초기에는 ‘갈락토미 나이아신 에센스’와 ‘비피다 콤플렉스 앰플’ 등의 기초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수출 비중도 20~30%대 이상 꾸준히 올렸다.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인 건 2018년부터다. 2018년 11월 마스크 브랜드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이 지분 7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이때부터 보다 제품 라인을 강화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마녀공장’을 대표 브랜드로 삼고 그 아래 비건 라이프 토털케어 브랜드 ‘아워비건’, 보디케어 브랜드 ‘바닐라부티크’, 비건 색조 브랜드 ‘노머시’ 등 총 4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종전 브랜드 사업 외에도 동물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100% 비건 레시피를 적용한 아워비건 라인 제품, 광물성오일·파라벤·합성 착색제 등 20가지의 화장품 주의 성분 무첨가 원칙을 적용하는 등 뚜렷한 차별화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참고로 사명이자 브랜드 이름인 ‘마녀공장’은 ‘피부를 위한 마법’을 만드는 회사라는 뜻을 담았다. 회사 관계자는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마법과 같은 도움을 주는 화장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이같이 이름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클렌저 제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 스킨케어와 클렌저 부문에서 고르게 매출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해외 수출 비중이 50% 이상일 정도로 국제화 면모를 갖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6월 기준 수출 국가는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 65개국에 달한다. 수출 금액은 지난해 기준 약 563억원, 이 가운데 75%는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어 중국(57억원), 러시아, 미국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률 왜 높나

히트 상품 터지는 국가 집중

마녀공장은 제품 기획, 마케팅 부문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던 게 높은 영업이익률로 연결됐다.

무엇보다 스킨케어, 클렌징 제품에서 발군이다. 마녀공장 기초 화장품 제품군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대표 히트 상품인 ‘퓨어 클렌징 오일’은 ‘10초에 1개씩 판매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저자극이라 청소년, 피부가 민감한 1020 여성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누적 판매량 400만병을 최근 돌파했다. ‘갈락토미 나이아신 에센스’는 누적 판매량이 200만병을 넘겼다. 비교적 최근 제품인 ‘비피다 바이옴 콤플렉스 앰플’도 올해 6월 기준 130만병(2세대 기준)을 돌파했다.

이런 식으로 마녀공장은 ‘스킨케어 맛집’ ‘비건 화장품 맛집’이라는 확실한 포지셔닝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마케팅 전략도 돋보인다.

화장품은 자사몰, 대형 할인점, 뷰티 플랫폼, 아마존, 큐텐 같은 해외 판매 채널 등 여러 유통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이때 제품만 만들어놓고 마케팅은 다른 곳에 맡기면 그만큼 비용은 더 올라가는 구조다.

반면 마녀공장은 자체 마케팅 능력을 보유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자사몰을 최우선으로 활용한다. 이는 그만큼 높은 이익률로 이어진다. 더불어 이런 내재화된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여타 채널 중 고객 반응이 가장 뜨거운 곳을 골라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을 통해 효율화를 높였다.

가령 마녀공장이 PPL을 지원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마녀공장도 동시에 큰 홍보 효과를 누렸다. 이때 단순히 상품 노출에 국한하지 않고 일본 아마존, 큐텐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일본 내 마케팅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2021년부터 마녀공장 해외 수출 1위 국가가 일본이 됐다. 특히 일본에서는 극 중 여주인공이 쓴 ‘갈락토미 나이아신 에센스’가 입소문이 돌면서 일본 고객이 200만병 판매량 상당수를 차지했다는 후문이다. 여세를 몰아 마녀공장은 지난해 100% 지분을 출자해 마녀공장 일본 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기반으로 통관, 수량 제한 등 수출 관련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고 현지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이런 해외 진출 노하우를 최근 고스란히 중국 시장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오지우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8월부터 중국에서 매출 인식을 시작했는데 총 해외 매출 중 10% 비중을 달성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2023년 높은 기저 부담, 마케팅 증가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15~20% 높은 마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없나

마녀공장 비중 너무 높아

“특정 브랜드, 제품 의존도가 변수.”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꼽은 약점 중 하나다.

마녀공장은 총 4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마녀공장’ 브랜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점은 극복해야 할 숙제다. 더불어 일본 등 특정 국가 수출 비중이 높아 여타 지역 확대 과정에서 종전 해외 진출 전략이 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런 와중에 미중 무역 갈등 등 대외 여건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물론 마녀공장도 ‘마녀공장 딥 클린 클렌징 밤’ ‘노머시 슬릭 쿠션’ ‘아워비건 어성초라인’ 등 계속해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마스크팩, 보디·헤어 라인 확장, 수분케어 시장 진출 등 새로운 도전을 계획 중이기는 하다.

유근직 마녀공장 대표는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상장 자금으로 신규 상품 개발, 해외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해외 사업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녀공장 상장일은 6월 8일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2호 (2023.06.07~2023.06.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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