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세대 잡아라" 식품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욜드족'
식품업계, ‘케어푸드’ 선보이며 적극 대응
돌봄서비스 결합된 배송케어 시스템도 출현
한국 사회의 고령화 시계가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시니어 세대가 조용하지만 강력한 소비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능동적인 소비행태와 새로운 트렌드를 수용하는데 열린 자세를 가지고 있는 젊은 노인, 일명 ‘욜드족(YOLD, Young+Old)'이 증가하면서 과거의 축소 지향적이던 비주류 소비층이 아닌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니어 세대를 배제한 사업 영위가 불가능한 시대가 다가오면서 식품업계도 이들을 주력 소비층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2년 2조6700억원 수준이던 국내 고령친화식품 산업은 2020년 4조44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2030년에는 5조6000억원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7.5%였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25년 20.3%, 2036년에는 30.5%까지 높아지는 등 급격한 초고령화 진입 속도와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산업도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시니어 세대의 식품 소비가 단순히 양적으로만 성장한 것은 아니다. 다양성도 확대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주관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과거 시니어 세대가 죽이나 한식만을 선호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최근 시니어 세대는 의료기술 발달과 꾸준한 자기관리 등을 토대로 젊은 시절 좋아하던 음식을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해서 선호하고, 스테이크·파스타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기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저작장애와 연하기능 장애로 부드러운 음식과 식물성 재료에 대한 선호와 섭취량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식품업계의 대응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 영유아 및 우유업계는 유아 수요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시니어 세대를 신규 소비층으로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 출시와 브랜딩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시니어 세대를 대상으로 제조된 식품류를 ‘고령친화식품’으로 브랜딩하기보다는 맞춤 영양이 필요한 아이부터 청소년, 시니어까지 모든 계층을 소비자로 포괄할 수 있는 ‘케어푸드’라는 명칭을 적극 사용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헬씨누리’라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를 선보이고 연잎콩 카레덮밥 등 다양한 상온 간편식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고, 풀무원도 고령친화 전문 브랜드 ‘풀스케어’를 통해 고령친화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을 운영하며 세계 장수촌의 식사법을 연구한 장수마을 식단, 지중해 식사법을 반영한 칼로리 식단, 정기구독형 식단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정 세대를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기보다는 가족 세대 전체를 소비층으로 포괄하는 생애주기별 맞춤 제품으로 브랜딩해 시니어 세대의 노인이란 분류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는 것으로, 치료가 아닌 일상에서 식단을 미리 관리하려는 최근의 경향과도 맥이 닿아 있다. 이들 업체는 아울러 프리미엄과 편리성을 강화한 가정간편식(HMR) 제품과 구독 서비스를 다양하게 출시하고 운영하면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력 소비자층을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과 돌봄 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배송케어 시스템도 출현하고 있다. 거동의 불편함과 조리의 편리성을 고려해 다양화한 시니어용 가정간편식(HMR)을 시니어 세대가 노인 보호시설이 아닌 자신들의 집에서 생활하고 나이 들고 싶어 하는 경향과 접목한 것으로 단순한 배송에서 한 단계 진화해 돌봄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카메라를 통해 식사 데이터를 축적하는 케어닥의 생활돌봄서비스, 혈당 데이터 관리 등 1대1 코칭 서비스를 운영하는 닥터다이어리 등이 있다. 시니어 세대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푸드테크를 시니어 푸드 비즈니스에 적용해 개인별 건강 상태와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식품개발과 외식분야에 활용하고, 돌봄서비스를 결합하는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노령 인구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금 노인세대는 과거와 다르게 경제적으로 자신을 위해 소비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해당 세대가 하나의 시장을 구성할 만한 규모로 성장한 만큼 향후 건강을 위한 맞춤형 특화 식품이나 헬스케어 제품의 구독 서비스 등의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기가 뼈처럼 굳는다…길 가다 넘어져 응급실 간 60대 男 '화들짝' - 아시아경제
- '총 65억' 로또 1등 4장이 한 곳서…당첨자는 동일인으로 추정 - 아시아경제
- "속옷 안 입고 운동하는 女 때문에 성병 옮아"…헬스장 전파 진실은? - 아시아경제
- "전세방 빼서라도 尹 도와야…이번 계엄은 쇼" 전광훈 목사 주장 - 아시아경제
- 성탄절 무료급식 받으러 성당 갔다가…압사 사고에 침통한 나이지리아 - 아시아경제
- "빚이 69억이라"…경매 나온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 뜨거운 관심 - 아시아경제
- 10억원 이상 가진 한국 부자 46만명…42세에 7.4억 종잣돈 모았다 - 아시아경제
- "엄마 영웅이 영화 보고 올게"…'100억원 돌파' 시니어 팬덤의 위력[2024 콘텐츠②] - 아시아경제
- "온라인에서 사면 반값이잖아"…믿었던 '공식판매처'가 가짜였다[헛다리경제] - 아시아경제
- "사우디 왕자랑 결혼, 이주할 거라 싸게 판다"…'중동 공주'라고 불리던 中 여성들 정체 - 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