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전력을 다해 만들었다"…미야케 쇼·키시이 유키노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류지윤 2023. 6. 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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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봉

청각 장애를 가진 복서의 이야기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한국 관객과 만난다.


7일 오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미야케 쇼 감독, 키시이 유키노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가진 프로 복서 케이코가 혼란과 고민 속에서도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다. 오가와사라 케이코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미야케 쇼 감독은 “한국에 오게 돼 기쁘다. 이번 방문이 가장 감동스럽다. ‘너의 새는 노래 할 수 있어’란 개봉 당시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팬데믹 때문에 오지 못했다. 영화관이 무사히 열리고 이렇게 한국 관객을 무사히 만날 수 있게 됐다. 기적같은 일이다”라고 한국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영화는 복싱을 다뤘지만, 복싱 만을 다룬 건 아니다. 하루하루 링위와 링 밖에서 싸워나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미이케 쇼 감독은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처음에는 프로듀서에게 키시이 유키노 주연의 일본의 청각 복서 여성 자서전을 영화로 만들 예정인데 연출을 해달라고 제안 받았다. 자서전을 읽어본 후 내가 감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성이 크고 작은 고난을 극복해나가며 자기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세계의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키시이 유키노는 주인공 오가와 케이코 역을 맡아 청각 장애를 가진 프로 복서를 연기했다. 이 작품으로 제46회 일본아카데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을 할 때부터 역할이 정해져있었다. 당시 이 역할에 어떻게 임해야 할지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감독, 스태프, 배급사 등이 정해지면서 복싱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그 때부터 캐릭터와 마주할 수 있게 됐따”라고 말했다.


키시이 유키노는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케이코의 인격이 제 안에서 형성이 됐다. 따로 캐릭터 구축을 하진 않았다”라며 “복싱이란 저에게 있어 마치 영화와 같았다. 케이코가 복싱에 쏟는 열정과 마음에 지고 싶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제가 이 영화에 쏟고 있는 마음을 잘 담으려고 했다. 그러면 감독님께서 잘 찍어주실 거라고 믿었다”라고 라고 말했다.


영화는 16mm필름으로 아날로그 특유의 질감이 서정적인 분위기를 주도한다. 미이케 쇼 감독은 “필름이란 것이 보기만 해도 만지는 듯한 감각을 표현할 수 있지않나”라며 “이 영화에는 유독 따스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체육관 회장님이 케이코를 따스하게 바라보는 등 등장인물들이 케이코를 소중하게 바라본다는 질감을 16mm 필름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영화 작업을 하는 우리들도 배우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16mm 필름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주인공이 청각 장애인이기 때문에 영화는 수어의 자막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화면 하단에 배치돼 있지만, 특정 장면에서는 무성영화처럼 수어의 자막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서는 “하단 자막은 수어를 모르는 분들도 편하게 보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조금 시간을 들여서라도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정보 전달이 빠른 시대다. 영화는 2시간 동안 천천히 등장인물들과 마주할 수 있는 장소라, 속도보다는 기다림의 미학이 중요했다. 그래서 잠시 뜸을 들여 무성영화 같은 연출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키시이 유키노는 촬영하며 케이코와 동화되는 과정을 설명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복서로, 육체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힘든 작업이긴 했다. 저는 증량을 했는데 하면 할수록 제대로 근육이 붙고 체중이 불어나, 노력의 대가가 잘 드러났다. 반면 마음은 측정할 수 있는게 아니라 힘이 들기도 했다”라며 “케이코가 대사가 없어서 어렵다는 생각은 안했다. 예를 들어 스포츠를 볼 때 말하지 않아도 확실히 감동하는 순간이 있지 않나. 대사가 없다고 해서 크게 좌우될 거란 생각은 안했다. 다만 인위적으로 연기하지 안흥려 했다. 그 자리에 케이코로서 존재하는 것에 집중했다. 케이코를 각색해 표현한다면 영화에 맞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케이코가 즉 저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저는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고 케이코는 복싱을 사랑한다. 케이코와 제 삶의 방식이 많이 겹쳤다. 혼자 스크린을 바라보며 사람과의 소통이 결여되지 않을까, 이런 날들을 후회하지 않을까 혼자 생각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날들이 제 안에서 케이코란 인물을 제대로 형성하게 만든 것 같다. 육체, 정신적으로 전력을 다해 케이코를 마주보려 했다”라고 말했다.


키시이 유키노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뿐 아니라 오늘(7일) ‘이윽고 바다에 닿다’로 동시기에 두 작품으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그는 “전혀 다른 성향의 작품이 동시에 개봉해 기쁘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촬영이 끝난 이틀 후 ‘이윽고 바다에 닿다’ 촬영을 시작했다. 아마 케이코가 절반든 들어가있지 않나 싶다”라고 웃으며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자신의 삶과 동일화 바라볼 수 있는 영화라면 ‘이윽고 바다에 닿다’는 일본 영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어떻게 보실까 기대된다”라고 기뻐했다.


마지막으로 미야케 쇼 감독은 “이 작품은 꼭 영화관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지금은 기술적으로 OTT로 많은 작품을 볼 수 있게 됐지만 역시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하는 것 같다. 이 작품을 만끽 하신 후 소중히 여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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