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블록에 선명히 새겨진 '한글', 누가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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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기자]
▲ 조정오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센터장이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
ⓒ 이장호 |
도자기 보도블록에 한글 자음과 한글을 새긴 제품을 만든 사람은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정오 센터장으로, 조 센터장은 이 도자기 보도블록을 특허출원해 올해 여주도자기축제가 시작되기 직전인 5월 16일 특허청으로부터 '한글 문자 성형 타입 보도블럭 및 제조방법과 그 보도블럭 시공방법'에 대한 특허를 여주시에 있는 버팀목사회적협동조합의 이름으로 받았다.
▲ 2023 여주도자기축제에 전시된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과 한글 도자기 타일 |
ⓒ 이장호 |
▲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과 타일 |
ⓒ 이장호 |
조정오 센터장과 버팀목사회적협동조합은 건축물 벽면이나 공원의 나무벤치에 적용할 때는 온도 변화에 따른 수축을 최소화 하기 위해 유리질 유약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제품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조정오 센터장은 지난 2008년부터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해 그동안 도자기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폐도자기로 빗물이 통과하는 보도블록을 비롯해 도자기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으며 이번에는 '한글'을 모티브로 한 도자기 보도블록을 만들었다.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의 용도는 보도블록이지만 제조과정은 일반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서 보도블록의 기능을 위한 공정이 추가된다. 조 센터장이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을 만들게 된 것은 우리나라 도시에 한글을 이용한 보도블록으로 장식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도자기를 이용한 제품을 만들었던 그가 만난 첫 번째 난관은 비용이다.
▲ 여주도자기축제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 전시장을 찾은 (왼쪽부터) 이형우 여주시 도예명장, 이충우 여주시장, 조정오 센터장,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 |
ⓒ 조정오 제공 |
▲ 여주도자기축제의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 전시장을 방문한 어린이들 |
ⓒ 조정오 제공 |
그래도 조정오 센터장이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여주시 도예명장인 이형우 명장과 도자기 제조시설과 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명성세라텍 박종철 대표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 센터장은 "여주도자기축제에 참여했을 때 아이와 함께 온 젊은 부모나 유치원 등에서 단체로 오신 분들은 꼭 저희 홍보 부스에 와서 사진을 찍고 가시는 것을 보고 자라나는 어린이들한테는 큰 교육이 되겠구나 이런 생각을 한번 하게 되었다"며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이 아직 큰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새로운 개선점을 찾아 더 나은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조 센터장이 도자기를 시작하게 된 것은 장애인 일자리 때문이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의 경우에도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에 비유되는 농촌 지역인 여주시에서 그가 장애인 일자리의 한 방편으로 생각한 것이 도자기였다.
처음으로 시작한 것은 완성된 도자기에 그림이나 글자를 넣는 작업 일명 '전사지 가공'이었다. 그러면서 공장 한 구석에서 손으로 빚은 화분으로 여주도자기축제에 참여하면서, 폐도자기를 활용한 물이 통과하는 보도블록과 습기를 먹는 화분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까지 만들게 됐다.
▲ 실제 부분적으로 시공한 한글 도자기 포인트 보도블록 |
ⓒ 이장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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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경기도 여주시에서 발행되는 여주신문에도 게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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