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미연의 핑크 유니버스
Q : 긴 촬영을 마쳤는데도 여전히 기운 넘치네요. 어젯밤에는 늦은 시각까지 (여자)아이들(이하 아이들)의 데뷔 5주년을 기념하는 단체 라이브 방송을 하기도 했죠. 5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A : 어제 라이브 때 그 순간 느끼는 감정을 말하고 싶어서 5주년 소감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 갔거든요. 한 번 더 깨달았어요. 우리는 정말 변한 게 없다는 걸요.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똑같이 시끄럽고, 정신없었죠(웃음). 정말 빠르게 5년이 지나갔어요.
질스튜어트 뷰티는 여성에게 마법 같은 행복의 순간을 전달하기 위해 탄생한 브랜드다. 바쁜 현실 속에서 질스튜어트 뷰티의 향을 느낌으로써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잠시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 같은 순간, 열쇠 구멍 너머로 보이는 질스튜어트 뷰티 향수의 뮤즈, 미연의 동화적 모멘트를 포착했다.
Q : 자체 콘텐츠 <(G)맘대로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은 정말 시끄럽고 재미있는 팀이더군요(웃음)
A : 정말 팬분들을 위한 콘텐츠잖아요. 촬영인 것을 의식하지 않고 평상시의 모습을 더 그대로 보여드리려고 해요. 팬분들은 우리끼리 있을 때 편안하고 장난기 넘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실 테니까요.
Q : 오늘 유튜브 필름 촬영도 너무 잘하던걸요. 〈혜미리예채파〉의 영향으로 예능감이 늘어난 걸까요
A : 늘었는지는 모르겠어요(웃음). 요즘 자꾸 웃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그럴수록 더 자연스럽게 하려고요. 〈혜미리예채파〉는 정말 ‘힐링’ 촬영이에요. 그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개인적으로 친해진 사람은 많지 않은데,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이 먹고 자면서 혜리 언니, 리정, 예나, 채원 모두 친해졌죠. 다들 좋은 사람이에요.
Q : 질스튜어트 뷰티와 함께했습니다. 촬영 시안을 보고 나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내심 했을 것 같은데
A : 꿈이 이루어졌다 싶었죠(웃음). 일부는 콘셉트이기도 하지만 제가 ‘예쁘다’ ‘공주 같다’라는 말을 곧잘 하는데 그런 제가 선망하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니까요. 마침 이번 활동 타이틀곡인 ‘퀸카(Queencard)’(이하 ‘퀸카’)의 콘셉트와 이어지는 면도 있고요. 사람들이 ‘퀸카’ 하면 떠올리는 화려한 전형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제가 맡았거든요.
Q : 작년 이맘때에는 첫 솔로 앨범 〈MY〉 공개를 앞두고 〈엘르〉와 만났죠. 첫 솔로는 최선을 다한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아쉬운 게 보인다고들 하던데 어떤가요
A : 번복을 잘하는 제 성격 때문인지 오히려 저는 나오기 전이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게 맞는지 곡의 장르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요. 그런데 막상 ‘Drive’를 세상에 선보이고 나니 솔로의 시작을 이 곡과 함께한 게 잘한 선택이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앨범을 만들어냈구나 싶어요. ‘
Q : 'Drive’ 1주년을 맞이하며 ‘천방지축인 저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라는 글을 개인 SNS에 올렸어요. ‘천방지축’이라는 단어를 택한 게 흥미롭더라고요
A : 조금의 애교를 섞은 표현이죠. 이런 나이지만 그래도 사랑해 줬으면 하는(웃음). 도전의 결과물이 100점일 수는 없어도 그래도 응원이 있기에 의미있거든요. 당시를 회상하며 좋은 추억과 감사할 일이 많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기도 했어요. 덩달아 지금 나는 얼마나 바뀌었는지도 돌아보게 됐는데, 정말 크게 달라진 게 없더라고요.
Q : 그걸 스스로 느꼈나요
A : 네. 어느덧 스물일곱 살, 6년 차가 됐지만 제 어떤 부분은 여전히 똑같구나 싶어서 그게 참 좋았어요. 앞으로도 내가 새롭게 할 수 있는 것, 설렘과 긴장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찾아올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오히려 미래가 더 기대돼요.
Q : 그 1년간 정말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Tomboy’, ‘Nxde’ 활동과 아이들의 첫 월드 투어, 각종 촬영 및 시상식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이를 통해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발견한 것이 또 있다면
A : 여러 경험이 쌓일수록 제가 이 일과 잘 맞는다는 것을 느껴요. 제가 유난히 긍정적인 사람이라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멤버들을 비롯해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에 긍정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게 됐죠. 그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생겼어요. 그 덕분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 같기도 해요.
Q : 5월 15일 미니 6집 〈I Feel〉 컴백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한 아이들의 두 앨범은 나를 긍정하는 메시지는 같지만 타이틀곡이나 수록곡을 봤을 때 그 전달 방식은 많이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미니 6집은 어떤 이야기가 될까요
A : 저희의 모든 곡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Tomboy’ ‘Nxde’ ‘퀸카’는 자기를 사랑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Tomboy’가 ‘난 나야’라고 사람들에게 선언하는 느낌이라면 ‘Nxde’는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는, 남을 의식하지 않는 과정이 녹아 있죠. ‘퀸카’는 비로소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해’라고 말해요. 저도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주면 되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Q : 멤버 우기 씨도 〈엘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자기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팀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듯 아이들은 독보적이죠. 전곡을 멤버들이 만드는 유일한 걸그룹이고, 팀에 대한 기대치도 계속 올라가고 있고요. 커리어적인 그래프를 의식하기도 하나요
A : 항상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하면 그게 전해질 거라는 믿음을 갖고 해오고 있어요. 걸그룹의 음악이 강세인 것도 좋은 변화라고 생각해요. 음악방송 프로그램 MC를 벌써 2년 넘게 하고 있다 보니 정말 멋진 팀을 많이 봐요. 그 안에서 우리가 일등이 되려고 하기보다 음악의 범주를 넓혀가고자 해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즐기려는 마음을 잊지 않는 거죠. 멤버들끼리도 ‘이게 일이 되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Q : ‘Nxde’의 레코딩 비하인드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687만 뷰를 기록했어요. 아이들의 음악적인 작업 과정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증거 아닐까 싶기도 해요
A : 완성된 상태가 아닌 과정을 보여준다는 게 부담이기도 했는데 좋아해주시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영상 속에 너무 제 본연의 모습이 나와서 놀라기도 했고요(웃음). 이번 활동곡도 촬영을 했으니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 콘셉트적인 면도 있다고 했지만 스스로 예쁘다고 말하는 것을 거리끼지 않고, 여러 면에서 자신감이 있어 보여요. 미연이 진짜로 자신 있는 것은
A : ‘예쁘다’ ‘내가 좋다’ 같은 자존감과 관련된 부분은 데뷔 이후 사랑과 응원을 받으면서 비로소 생겨난 것 같아요. 제 장점을 많이 봐주는 사람들이 생겼잖아요. 전 팬들의 사랑이 일방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에너지를 통해 제가 저를 사랑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일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나 잘해’라는 자신감은 아니에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자신 있는 것들이 생겼죠.
Q : 과거 인터뷰를 보면 스스로를 ‘물’에 비유한 표현이 곧잘 보이더군요. 마음에 드는 표현일지
A : 네. 실제 그렇게 살아가는 부분도 있지 않나 싶어요. 예전에는 선택하는 것이 어려워서 결단력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일을 할수록 책임감을 갖고 선택해야 하는 부분들을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겨나더라고요.
Q : 부드럽게 흘러온 미연이 만났던 가장 큰 물살은. 휩쓸릴까 봐 두려운 물살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A : 그게 솔로 데뷔였어요. 연기나 MC 같은 다른 분야가 아니라 노래라는, 정말 제가 잘해야 하는 일을 멤버들 없이 혼자 해내야 하는 것이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고민이었죠. 하지만 부족한 시간 속에서 열심히 만들었고,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때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긴장감을 갖는 것도 맞지만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냥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Q : 2023년 아이들의 월드 투어 〈I am Free-Ty〉 일정도 공개됐습니다. 6월 서울에서 시작해 아시아, 미국 등지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낼 예정이죠. 어떤 것들이 기대되나요
A : 지난해 월드 투어는 처음이다 보니 다들 긴장을 많이 했어요. 낯선 것도 많았고요. 관객분들을 보는 게 너무 반갑고, 해외 팬들을 만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라 감사한 마음이었는데 100%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는 좀 더 여유 있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롭게 생긴 곡들이 선사해 주는 재미도 있을 테고요. 체력 관리가 관건이에요.
Q : 아이들도 긴장을 하는군요(웃음)
A : 콘서트는 또 다르더라고요! 저희끼리도 서로의 그런 모습을 처음 봤어요.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Q : ‘(여자)아이들’이라는 팀명이 조금 더 아이처럼 지낼 수 있도록 해주는 면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특히 멤버들이 다 함께 있을 때는 미연 씨도 정말 아이 같아 보이기도 하거든요
A : 그럼요. 조금 철이 들어야 하나 싶다가도 ‘아냐, 우린 아이들이잖아’라며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게 되거든요. 확실히 단어가 주는 힘이 있어요. 그 단어에 기대어 왠지 좀 더 자유로워도 될 것 같죠.
Q : 이번 앨범에 수록된 ‘어린 어른’이라는 곡 제목처럼 그럼에도 우리 모두 어른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오죠. 미연이 어른을 마주했던 순간은
A : 음, 아무래도 첫 번째는 가수가 됐을 때. 책임감을 갖고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직업이 생겼으니까요.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던 데뷔 초를 지나 내가 이 일을 잘하고, 정말로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요. 그리고 내가 상대방을 정말 위로하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럴 때 어른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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