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발톱으로 빗장 부순다

송지훈 2023. 6. 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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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이 결승 문턱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만난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3연속 4강에 오른 유럽의 강호다. 한국이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르기 위해선 세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지난 2일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나이지리아에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오는 9일 오전 6시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4강전을 치른다. 이탈리아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8강에서 3-1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을 줄줄이 꺾고 신바람 행진 중이다. ‘죽음의 조’로 평가받은 D조에서 브라질을 3-2로 제압한 것을 비롯해 16강 잉글랜드전(2-1)과 8강 콜롬비아전까지 우승 후보들을 연파했다.

이탈리아는 이 대회에서 최근 3연속 4강에 오르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한국에서 열린 지난 2017년 대회에서 3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19년 폴란드 대회를 4위로 마쳤다. 한국은 2019년 준우승에 이어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서 특유의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4승1패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11골을 넣었고 6실점했다. 한국은 5경기에서 3승2무(8골 5실점)를 기록 중이다. 4강에 진출한 국가 중 무패를 기록한 건 한국뿐이다.

아주리 군단의 경계 대상 1순위는 6골(2도움)을 터뜨려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측면 공격수 체사레 카사데이(20·레딩)다. 조별리그 브라질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도미니카공화국전(2골), 잉글랜드전(1골), 콜롬비아전(1골)까지 3경기 연속 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첼시 소속으로 지난 1월 레딩에 임대돼 기량과 경험을 쌓았다. 1m86㎝의 큰 키와 빠른 발, 정확한 패스와 슈팅, 안정적인 볼 키핑 능력에 성공률 높은 태클까지 여러 장점을 두루 갖췄다. 원소속팀 첼시 관계자들은 레전드 미드필더 미하엘 발라크(독일)의 후계자로 카사데이를 꼽는다.

카사데이는 골든 부트(득점왕) 후보 1순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이탈리아의 전술 전반을 책임지는 살림꾼이다. 득점과 도움 뿐만 아니라 뛴 거리(71.72㎞), 스프린트 횟수(362회), 압박 시도(154회)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팀 내 1위다. 조직적인 방어와 압박을 통해 카사데이에게 가는 패스를 줄이는 게 한국 수비진의 첫 번째 과제다.

반면 공격에서는 ‘도움 제조기’ 이승원(20·강원)에게 자주 볼을 보낼수록 유리하다. 김은중 호의 캡틴 이승원은 이번 대회 한국이 기록한 8골 중 5골(1골 4도움)에 관여하며 중원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골 넣는 수비수’ 최석현(20·단국대)이 머리로 터뜨린 2골을 포함해 프리킥과 코너킥에서 이승원이 보낸 ‘킬러 패스’가 4차례나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승원의 활약 덕분에 세트피스 찬스가 한국의 주요 득점 루트가 됐다. 이승원을 기점으로 고비마다 터진 득점은 이번 대회 한국이 무패로 4강에 진출하는데 원동력이 됐다.

4강전을 앞둔 한국은 체력적으로 불리하다. 이탈리아보다 하루 늦게 8강전을 치른 데다 연장 접전까지 펼친 탓에 회복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팀워크와 조직력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도 탄탄하다. ‘AGAIN 2019’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기운이 선수단을 감싸고 있다.

한국은 U-20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이탈리아에 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 지난 1981년 호주에서 열린 이 대회 본선에서 최순호(현 수원FC 단장)의 2골을 앞세워 이탈리아를 4-1로 대파했다.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열린 신년 대회에서도 이천수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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