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고가 아파트 거래 급증, 60%가 6억~15억…이 상품 효과

김원 2023. 6. 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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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보금자리론 흥행, 대출금리하락 등 영향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들이 도심 속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정책자금 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 집값 6억~15억원 인 서울지역의 ‘중고가 아파트’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6일 중앙일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이 판매된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총 9937건(해제거래·직거래 제외)이다. 이 가운데 6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건수는 5949건으로 전체의 59.8%를 차지했다. 이는 직전 4개월(2022년 10월∼2023년 1월) 거래 비중(52.4%)보다 7.4%P 증가한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26.7%에서 29.7%로 3.0%P 늘었고,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25.7%에서 30.1%로 4.4%P 증가했다. 이에 반해 6억원 이하 아파트는 30.6%에서 22.5%로 8.1%P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정부의 대출 확대 이후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2월 부동산 거래절벽 해소를 위해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고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연 4%대 고정금리로 최장 50년 만기 대출이 가능한 정책 대출이다. 특히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에서 제외되면서 그동안 소득과 보유 자금 등이 적어 매수를 결정하기 어려웠던 실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체 판매 목표액(39조6000억원)의 62.8%를 소진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53.6%)이 신규 주택 구매 용도로 쓰였다. 여기에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높여주고 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집값이 크게 내려간 데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해 말보다 낮아지면서 ‘갈아타기 수요’가 발생한 것도 이 가격대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진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말 6~7%까지 올랐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3월 이후 3~4%대까지 떨어지면서 관망세를 유지하던 대기수요층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광진구(36.0→60.2%), 동작구(39.8→54.9%), 마포구(35.3→54.3%) 등에서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들 지역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여파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2000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직전 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중고가 거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역에 따라서는 급매물 소진 후 거래가 감소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거래 시장이 계속 회복세를 보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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