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크로스오버 '승승장구', 코나 '주춤'…가성비엔 장사 없다

박영국 2023. 6. 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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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코나, 출시 4개월차 판매 급락…가솔린‧하이브리드 동반 부진
트랙스 크로스오버, 5월 판매량 코나 추월…대기물량 3~4개월치
2000만원대 초반 트랙스, 준중형대 가격 코나…가격정책이 희비 갈라
3월 2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신차 출시행사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올해 엔트리카(생애 첫 차)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됐던 신차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현대자동차 2세대 코나가 엇갈린 실적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차질이 풀린 상태에서 간만에 등장한 인기 차급 소형 RV 신차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코나의 신차효과가 일찌감치 수그러들면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우세를 점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세대 코나는 5월 2512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구형인 1세대 모델(10대)을 포함해도 2522대에 그친다.


2세대 코나 가솔린 모델은 1474대가 판매됐고, 기대를 모았던 하이브리드 모델도 974대로 큰 힘을 쓰지 못했다. 전기차 버전인 코나 일렉트릭은 아직 환경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가 나지 않아 일반인 대상 판매를 못한 가운데 전시‧시승용으로만 64대가 출고됐다.


지난 1월 출시된 2세대 코나는 본격적으로 출고가 이뤄진 2월 가솔린 모델로만 3127대가 판매되며 양호한 스타트를 끊었다. 3월에도 가솔린 3758대, 하이브리드 989대 등 총 4747대로 기세를 이어갔다.


4월 판매는 하이브리드가 1653대까지 오른 반면, 가솔린은 2370대로 전월 대비 1300대 이상 판매가 줄면서 전체 판매도 4023대까지 내려앉았다.


실질 판매 4개월차인 5월 들어 낙폭은 더 커졌다. 전월 대비 무려 1500대 이상 줄었다. 통상적인 신차 효과 유효기간이 3~4개월이라 해도 낙폭이 너무 크다.


디 올 뉴 코나. ⓒ현대자동차

이런 상황에서 경쟁차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판매 첫 달인 4월 3072대에 이어 5월에는 3396대가 팔렸다.


브랜드파워와 AS망 등을 고려한 전반적인 선호도에서 핸디캡을 가진 한국GM의 상황을 고려하면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완승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출시 3, 4개월차에도 판매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에 따르면 북미향 수출 수요가 많아 내수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인기 트림의 경우 여전히 주문이 3~4개월씩 밀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코나의 희비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가격정책’이 지목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SUV보다 차체가 낮은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 형태인 대신 준중형급 전장과 전폭을 지녔다. 그러면서도 2000만원대 초반(2052만원)의 시작 가격에, 최상위 트림도 28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반면, 소형 SUV인 코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직접 경쟁하는 가솔린 모델만 놓고 보더라도 시작 가격이 2000만원대 중반에 최상위 트림은 3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현대차가 아무리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을 강조해도 소비자들은 ‘차급을 뛰어넘는 가격’을 받아들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트리 차급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이상 프리미엄 전략은 성공하기 힘들다”면서 “가격대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소비자들은 ‘그 가격이면 상위 차급을 사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코나 가솔린 모델은 상위 차급인 준중형 SUV 투싼이나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과 상당부분 가격대가 겹친다.


현대차그룹 내 코나의 동급 차종인 기아 셀토스(2071만~2885만원)와 비교해도 코나의 가격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가솔린 모델로만 판매되는 셀토스의 5월 판매량은 4792대로 코나 가솔린 모델(1474대)의 3배가 넘는다.


코나 하이브리드 모델(2983만~3468만원)도 차급 대비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아의 동급 모델 니로 하이브리드(2660만~3306만원)와 기본 모델 기준 3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5월 니로 하이브리드 판매는 1468대로 코나 하이브리드(974대)를 압도했다.


현대차로서 뼈아픈 것은 같은 신차인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물론, 신차 효과와 무관한 셀토스 가솔린, 니로 하이브리드에도 판매가 밀렸다는 점이다.


코나가 반등을 기대할 부분은 3가지 버전 중 아직 전기차 판매가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회사측은 이달 중 환경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가 나고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1월 코나 출시행사에서 “신형 코나 디자인은 기존 프로세스와 달리 EV에서 시작해 내연기관으로 적용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디자인부터 전기차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차인 만큼 ‘본게임’은 전기차가 합류한 뒤부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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