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리그 결산] 에메리 매직부터 내부 승격 대박까지, 신의 한수가 된 감독 교체

조효종 기자 2023. 6. 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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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나이 에메리 애스턴빌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2022-2023시즌에도 수렁에 빠진 많은 유럽 빅 리그 구단들이 구원자를 찾아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첼시처럼 감독을 바꿀 때마다 성적이 더 떨어진 구단이 있는 반면, 감독 교체를 통해 순위를 바짝 끌어올린 구단들도 있다. 리그별로 '신의 한 수'가 된 감독 선임을 알아봤다.


▲ '에메리 매직' 강등권 추락 위기 넘긴 빌라, 유럽 대항전까지 진출


애스턴빌라는 올 시즌을 야심 차게 시작했다. 디에구 카를로스, 부바카르 카마라 등을 영입해 선수단 내실을 다지면서 상위권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시즌 초반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경기 2승 3무 6패에 그치면서 17위로 떨어졌다. 최하위와 승점 차는 단 3점에 불과했다. 더 이상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던 빌라 운영진은 결단을 내렸고, 스티븐 제라드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공을 들여 다음 감독을 고른 빌라는 우나이 에메리 비야레알 감독을 데려오기로 했다. 현직 감독이었던 에메리 감독을 시즌 중에 선임하기 위해 이적 허용 조항 600만 유로(약 84억 원)를 지불했는데, 전혀 아깝지 않은 지출이었다. 제라드 감독이 물러난 이후 감독 대행 체제로 1승 1패를 기록해 에메리 감독 부임 시점 빌라의 순위는 16위였다. 에메리 체제로 10경기를 치르자 최하위와 격차는 승점 10점으로 벌어졌고 순위는 11위로 올랐다. 나머지 15경기까지 마무리하자 7위가 됐다. 에메리 감독 부임 후 리그 25경기 15승을 따낸 빌라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출전권을 따냈다.


▲ '유로파리그 제왕' 타이틀 사수한 멘딜리바르

앞선 3시즌 스페인 라리가 '3강'에 이어 연달아 4위에 올랐던 세비야는 이번 시즌 고전했다. 시즌 초반 7라운드까지 1승 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17위로 처졌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 첫 3경기에서도 1무 2패에 그치자 줄렌 로페티기 감독이 직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후임으로 6년 전 세비야를 이끈 경험이 있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이 왔는데 삼파올리 체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다시 순위가 14위로 떨어지면서 세비야는 3월 다시 한번 감독 교체를 시도했다.


후임은 스페인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호세 루이스 멘딜리바르 감독이었다. 멘딜리바르 감독이 앞서 맡았던 두 팀이 모두 강등을 당해 불안감이 있었으나 멘딜리바르 감독은 17경기에서 2패에 그치며 안정적으로 팀을 추슬렀다.


하이라이트는 UEFA 유로파리그였다. 만만치 않은 상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유벤투스를 꺾고 세비야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결승에선 '유럽 대항전 결승 무패' 주제 무리뉴 감독의 AS로마를 상대로 승리해 팀에 7번째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세비야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끝나는 멘딜리바르 감독과의 계약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 포칼 2연패와 UCL 진출로 이어진 라이프치히의 빠른 결단

마르코 로제 RB라이프치히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RB라이프치히는 시즌 초반 빠르게 감독을 교체했다. 약 3달 전 구단 역사상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인 2021-2022 DFB포칼 우승을 선사한 도메니크 테데스코 감독을 새 시즌 개막 한 달 만에 내보냈다. 컵대회 포함 8경기 4패를 당한 시점이었다. 후임으로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거쳤던 마르코 로제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로제 감독은 곧장 분위기를 바꿨다. 첫 경기에서 전 소속팀 도르트문트를 3-0으로 완파했다. 이어진 2경기 연패를 당했으나 그 다음 18경기에선 무패 행진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다. 시즌 막바지에도 7연승을 달린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 3위에 올랐다. 그리고 4일 열린 포칼 결승에서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를 제압하고 2시즌 연속 포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지옥에서 천당으로, 데자카리안

미셸 데자카리안 몽펠리에HSC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미셸 데자카리안 감독은 스타드브레스투아 감독으로 이번 시즌을 시작했으나 금방 직을 내려놓았다. 10경기 1승 3무 6패로 순위가 최하위까지 처졌으니 그럴 만했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다 지난 2월 새 직장을 구했다. 친정팀의 구원 요청이 있었다. 데자카리안 감독이 선수 시절 마지막 12년간 몸담은 팀이자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이끌었던 몽펠리에HSC의 제안을 받고 복귀했다.


데자카리안 감독의 몽펠리에 복귀전 상대는 아이러니하게도 전 소속팀 브레스투아였다. 데자카리안 감독은 브레스투아를 3-0으로 제압하며 몽펠리에 생활를 시작했고 성공적으로 소방수 역할을 수행했다. 감독 교체 시점 22경기 6승 2무 14패, 승점 20으로 강등권과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했던 몽펠리에는 데자카리안 지도하에 16경기 9승 3무 4패, 승점 30을 따내 12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편, 데자카리안 감독의 전 소속팀 브레스투아도 14위로 잔류에 성공했다.


▲ 몬차, 내부 승격시킨 감독과 함께한 창단 첫 세리에A 시즌 대성공

라파엘레 팔라디노 AC몬차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오랜 기간 AC밀란의 구단주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회장이 경영 중인 몬차는 올 시즌을 앞두고 창단 후 처음으로 세리에A 무대에 올라섰다. 세리에A 첫 시즌을 맞아 공격적으로 이적시장을 보내며 20명이 넘는 준척급 선수를 영입했는데, 초반 호되게 신고식을 치렀다. 5라운드까지 2득점 13실점에 그치며 5연패했다. 6라운드 함께 승격한 레체를 상대로 1-1로 비기자 몬차는 감독을 바꾸기로 했다.


당초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등 유명 감독이 물망에 올랐으나 영입이 여의치 않자 유소년팀을 지도하던 라파엘레 팔라디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는데, 팔라디노 감독은 1군 감독으로 치른 생애 첫 경기부터 사고를 쳤다. 유벤투스를 상대로 몬차 역사상 첫 세리에A 승리를 따냈다.


유벤투스전은 시작에 불과했다. 몬차는 팔라디노 감독 체제에서 리그 32경기 14승을 기록하며 11위로 시즌을 마쳤다. 놀라운 감독 데뷔 시즌을 보낸 팔라디노 감독은 유벤투스 등 다른 구단과 연결됐으나 몬차와 계약을 연장하며 의리를 지켰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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