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가 즐겁지 않은 목사님…“무기력하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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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도 이젠 지치신 걸까.
박종순(충신교회) 원로목사는 "목회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한다"며 "헬스 트레이너는 회원이 건강해지는 게 눈에 보이지만 목회자는 결과를 볼 수 없다. 하나님도 안 보이고 천국도 안 보인다"고 풀이했다.
박 목사는 "목회는 필요한 일이지 마냥 즐거운 일이 아니다"라며 "목회자는 다른 데서 출구를 찾을 수 없다. 야곱처럼 씨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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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78분 상담, 목회자 돌볼 사람은 어디에?
목사님도 이젠 지치신 걸까. 목회자 30명 가운데 1명만 “목회가 즐겁다”고 했다. 보람을 느끼고 있는 목회자는 20명 중 1명도 안 됐다. 중복 선택이 가능했으나 답변은 이렇게 나왔다. 목회자들의 영적 회복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4일까지 목회자 700명을 대상으로 ‘요즘 목회 활동을 하면서 어떤 감정을 가장 많이 느끼는지’ 물었다. 무기력하다는 응답이 21.2%로 가장 많았고, 답답하다(16.5%) 피곤하다(15.9%) 순이었다(복수응답). 감사하다(14.8%)거나 행복하다(11.4%)는 ‘긍정적’ 답변은 그 뒤를 이었다. 즐겁다(2.8%)거나 보람을 느낀다(4.4%)는 5%를 넘지 못했다.
목회자가 무기력과 답답함을 호소하는 배경으로는 목회 사역의 특수성이 꼽힌다. 정푸름 치유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목회를 하다 보면 성경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건축법 등 세상 전반을 알아야 한다. 거기에 더해 인격까지 훌륭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는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능력과 관심을 받다 보니 무기력증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60년 가까이 목회 사역을 이어온 선배 원로 목회자도 이런 설명에 공감했다. 박종순(충신교회) 원로목사는 “목회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한다”며 “헬스 트레이너는 회원이 건강해지는 게 눈에 보이지만 목회자는 결과를 볼 수 없다. 하나님도 안 보이고 천국도 안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국교회지도자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목회자 10명 가운데 6명 이상(63%)은 “지쳐있다”고 답했다. ‘엘리야 증후군’이 한국 목회자를 덮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엘리야 증후군은 비록 이방신을 섬기는 선지자 450명과의 대결에서 승리했음에도 잇따른 문제 앞에 삶의 의욕을 잃었던 엘리야의 상황을 지칭하는 용어다.
목회자는 하루 평균 78분을 심방 시간에 쓰고 있었다. 매일 1시간 이상 교인을 상담하는 셈이다. 정 교수는 “목회자도 돌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기력증을 극복할 방법에 대해 그는 “정해진 방법은 없다. 시간을 따로 마련해 의식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회복법을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목회자 가족이나 친구들이 목회자 고민에 관심을 기울여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우선이라는 처방도 나온다. 엘리야 역시 하나님 안에서 엘리야 증후군을 극복했다.(왕상 19:5~7) 박 목사는 “목회는 필요한 일이지 마냥 즐거운 일이 아니다”라며 “목회자는 다른 데서 출구를 찾을 수 없다. 야곱처럼 씨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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