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생들이 당장 제과점을 차려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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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기자]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는 펜스를 두고 <모두의학교>와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가 마주하고 있다. 모두의학교는 서울시평생교육기관이며,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이하 정보학교)는 일반고 학생을 위한 공립직업학교이다. 외부간판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일반인들은 두 학교를 마치 한 기관으로 착각할 수 있다.
두 학교는 이런 인접성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금천한마을축제>를 마련해 정보학교 학생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봉사를, 모두의학교 학생주민들은 정보학교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응원하는 등 상호교류와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 금천한마을축제에 참여한 독산동 주민들 |
ⓒ 이혁진 |
▲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학생들이 만든 파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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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만든 빵과 과자, 인기 만점
지난 2일 오후 1시 모두의학교의 '일일카페' 앞에는 마을주민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정보학교 '카페디저트과' 학생들이 손수 만든 롤케이크, 머핀, 파운드 등 디저트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카페의 혼잡을 피하기 위해 5분마다 기다리다 입장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주민들 표정은 밝았다. 독산3동 주민 김정자(55)씨는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데 싸고 맛있다는 소문이 나 여러 가지 구입했다"고 말했다.
▲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학생들이 만든 바람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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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학생들의 공연무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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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예술과' 학생들은 축제 오프닝 공연으로 뮤지컬을 선보여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지난해 처음 개설된 '퍼스널트레이너과' 학생들은 주민을 대상으로 '인바디' 검사를 진행했다. 측정기기를 통해 비만분석과 인체 성분의 과부족을 살피는 검사이다. 졸업 후 헬스장 등 운동시설에 취업해 전문가로 나서는 학생들은 서로 업무를 분담해 검사 서비스를 안내했다.
▲ 퍼스널트레이너학과 학생들이 주민들을 안내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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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시작에 앞서 정보학교 조풍구 교감은 인사말을 통해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축제를 개최하다가 지난해부터 마을의 일원으로 주민들과 화합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축제 배경을 설명했다.
정보학교는 위탁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곳으로 외식조리과, 제과제빵과, 실용음악과 등 7개 학과를 두고 있다. 전공을 이수한 학생들은 소속학교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2016년 진로를 모색하는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정보학교는 개교 후 지난해까지 총 922명의 학생이 수료했다.
<금천한마을축제>는 지역사회 상생모델
▲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학생들이 새롭게 단장한 농구장에서 운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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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학교 시민커뮤니티 <허그도그>가 주민들에게 배부한 반려동물수제간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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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기관인 모두의학교에서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활동하는 <시민커뮤니티> 회원들도 이날 축제에 참여해 학생들을 응원했다. 반려견 산책모임 '도그허그'는 책임 있는 보호자의 슬기로운 반려생활을 주제로 펫티켓 캠페인을 벌이고 반려동물용 수제간식을 주민들에게 배부했다. 현재 모두학교에는 총 21개 시민커뮤니티가 다양한 주제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축제는 격려하는 주민들 속에서 학생들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축제를 준비한 학생들 스스로 즐거워하는 분위기였다. 마을주민들도 학생들이 땀 흘려 활동하는 모습에 성원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축제는 평일인데도 주민들이 쇄도했다. 축제 현장을 끝까지 지켜본 김성수(60·독산동)씨는 "학생들은 우리 자식이자 조카들인데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면 언제든 달려와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주최 측 모두 축제가 주민과 학교간의 소통을 넘어 함께 발전하는 '지역사회 상생모델'로 승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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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브런치스토리>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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