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준혁, 모든 것을 쏟아부은 ‘범죄도시3’

장수정 입력 2023. 6. 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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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굉장히 많이 바꿔가며 장사 하는 사람인 것 같아
앞으로 또 어떤 메뉴를 보여줄지 늘 고민하고 있다.”

배우 이준혁이 영화 ‘범죄도시3’를 통해 거친 면모를 꺼내 보였다. 몸무게를 증량하고, 안 쓰던 인상까지 쓰면서 ‘본 적 없는’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슬럼프 극복은 물론, 연기에 대한 새로운 태도까지 배울 수 있었다.


이준혁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범죄도시3’에서 마약 사건의 배후 주성철 역을 맡았다. 2명의 빌런이 등장하는 이번 시리즈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3세대 빌런 역할을 소화하며 마동석, 그리고 또 다른 빌런 아오키 무네타카와 뜨겁게 대립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 드라마 ‘비밀의 숲’ 등 그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악역 연기를 선보인 바는 있다. 그러나 벌크업을 통해 외양을 완전히 바꾸는가 하면, 정리되지 않은 헤어스타일로 거친 느낌을 내는 등 이미지 변신에 도전했다.


그간의 샤프한 모습을 완전히 버리는 것에 부담감을 느낄 법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막막함을 느끼던 중 마동석으로부터 새로운 캐릭터를 제안받았고,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작품에 매진했다.


“엄살이 아니라, 일을 하다 보면 누구나 막막한 생각들을 하지 않나. 직장인들이 마음에 사표를 가지고 다니듯이, 나도 그랬다. 친한 동생과 함께 마음을 다잡자며 여행을 가던 길에 전화가 와 운명 같았다. 할리우드 배우가 연락을 준 것이기도 하지 않나. 더 뜻깊었다.”


거친 액션 연기를 하면서 찌운 살을 유지해야 하는 등 주성철을 연기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이상용 감독, 마동석의 제안으로 무려 20kg을 증량한 이준혁은 이를 통해 ‘리얼함’이 배가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원했던 건 헬스를 전문적으로 해서 근육이 갈라지고 이런 게 아니었다. 술도 그렇고, 잘 먹어서 덩치가 커진 것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식스팩이 있고 그러면 비현실적일 것 같았다. 그 사람 인생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했다. 주성철은 타고나기를 장사라고 생각했다. 살을 갑자기 찌우다 보니 갑자기 5kg가 빠지고 하더라. 촬영을 하면서 끼니를 잘 챙기기가 힘들다. 그러다 보니 살이 빠지더라. 다시 먹기도 하고, 그런 부분은 좀 힘들었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주성철과 어울리는 액션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했다. 마동석의 ‘한 방’이 주는 쾌감과 긴 검을 휘두르는 아오키 무네타카가 선사하는 신선함 사이에서 이준혁의 거칠지만 리얼한 액션도 눈길을 끌었다.


“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 필요했다. 주변에 컵이 있으면 컵을 이용한다거나. 날 것의 액션이었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힘들었던 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밟아 봐’, ‘때려 봐’ 이런 게 어려웠다. 안무처럼 외우는 거라면 하면 되는데, 거친 느낌을 내야 하니까. 사람을 때리는 기분들, 그런 걸 느껴야 하는 게 힘들었다. 그런데 무술팀에서 워낙 잘해주셨다.”


이렇듯 모든 것을 쏟아붓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도 배웠다. 특히 주인공으로 극을 이끄는 것은 물론, 각색에도 참여하는 등 영화 전반에 존재감을 발휘하는 마동석을 옆에서 지켜보며 느끼는 바가 컸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의 미래도 그려볼 수 있었다. 영화에 대한 애정 같은 것들. 마동석은 연기를 하시면서도 회의를 14시간 하시기도 하곤 했다. 영화에 완전히 빠져 있는데, 결국 나도 그걸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닌가. 나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늘 하고, 스트레스도 물론 받겠지만 웃기도 하면서. 나이 먹어서도 저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겐 희망이었다. (함께 연기를 하기 전에도)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정말 영화를 사랑한다는 게 느껴졌다. ‘내가 이 형님보다 영화를 더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본받을 점이 있는 선배였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다음엔 어떻게 하지’, ‘내일은 어떻게 될까’라는 걱정을 하곤 한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범죄도시3’에서 배운 것처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연기를 이어나갈 생각이다.


“다른 분들도 모두 비슷한 것 같다. ‘장사천재 백종원’만 봐도, 일을 끝내고도 ‘다음날 어떻게 하지’ 이런 걸 걱정하시더라. 모든 직장인들처럼 나도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메뉴를 굉장히 많이 바꿔가며 장사를 하는 사람인 것 같다. 대표 메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또 어떤 메뉴를 보여주지, 이런 생각을 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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