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스필버그→김지운, 명장들의 이유 있는 영화 찬가

류지윤 2023. 6. 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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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데이미언 셔젤, 김지운 감독의 공통점은, 팬데믹 이후 신작을 통해 영화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각자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산업이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에게 영화에 대한 의미는 무엇인가, 앞으로 영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팬데믹은 영화의 원론을 돌아본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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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왜 지속되어야 하는가"

스티븐 스필버그, 데이미언 셔젤, 김지운 감독의 공통점은, 팬데믹 이후 신작을 통해 영화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각자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의 일상이 멈췄고 영화 산업도 자연스럽게 위축됐다. 관객이 극장을 찾지 못하자 제작 및 상영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그 사이 OTT의 영향력이 확대됐고, 엔데믹 시대가 와도 관객은 이전처럼 극장을 찾지 않게 됐다.


'영화의 위기'라고 말하고 있는 현재, 명장들은 자신들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죠스', 'E.T', '쥬라기 공원' 등을 시작으로 할리우드 상업 영화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만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자전적인 영화 '파벨만스'로 돌아왔다. 자신의 유년 시절을 다룬 이야기로, 영화와 사랑에 빠진 과정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영화 속 소년 새미를 통해 스필버그 감독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은 영화라는 것을 고백함과 동시에 예술이 소년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들여다본다.


또 새미의 가족을 통해 예술과 개인의 삶은 공존할 수 있는지도 제시하며 자신이 해왔을 고민도 던졌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팬데믹으로 1년 조차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에 날로 커져 갔고 만일 자신이 딱 한 편의 영화만 만들 수 있다면 무엇을 만들까 고민한 끝에 '파벨만스'를 생각해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애정 어린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봤다면, '위플래시',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바빌론'으로 애증을 쏟아냈다. '바빌론'은 100년 전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소용돌이 속 꿈 하나만을 좇아온 청춘들의 이야기로, 할리우드를 아름답지만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했다. 영화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이들을 집요하게 따라간다. 이 과정에서 1920년대 영화 산업의 명암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돈을 따라 가느라 바쁘고, 인종차별은 기본이며,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판에서 소외 당하기 일쑤다. 그러나 영화는 누군가에게 기쁨과 환희의 존재다. 그렇기에 미워 할 수도 놓을 수도 없는 것이 영화인 것이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첫 공개된 '거미집'도 김지운 감독이 영화에게 보내는 찬가다. '거미집'은 1970년대, 김기열 감독이 정부의 검열과 자신의 시나리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 스태프들을 데리고 걸작을 만들어내는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김지운 감독이 만드는 '거미집', 극중 김기열 감독이 만드는 '거미집'을 보여주며 카메라 안과 밖을 오가며 영화를 만드는 모든 이들을 비춘다. 걸작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영화를 향해 사랑을 갈구하는 김기열 감독은 모든 창작자들의 거울일 것이다.


'거미집'의 기폭제가 될 건 팬데믹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영화 산업으로 멈춰있는 현재를 1970년대 검열로 창작이 제한돼 있던 상황으로 치환했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산업이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에게 영화에 대한 의미는 무엇인가, 앞으로 영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팬데믹은 영화의 원론을 돌아본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의 생각 끝에는 영화에 대한 사랑만이 놓여 있었고, '거미집'에 반영됐다.


세 작품들은 우리가 영화를 왜 사랑했는지 상기시키며,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었다는 걸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영화의 원론, 기본적인 것들을 이야기 하는 일이 구태의연 할 수 있지만,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응원과 격려, 그리고 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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