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없이 해냈다…4강행 이끈 김은중 "선수들 고맙고 대단"
“잠재력조차 인정 못 받던 우리 선수들...너무 고맙고 대단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행을 이끈 김은중(44) 감독이 울먹이며 말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에서 나이지리아를 연장 끝에 1-0으로 꺾었다. 연장 전반 5분 이승원(강원)의 코너킥을 최석현(단국대)이 헤딩 결승골로 연결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중계 방송 인터뷰에서 “양 팀 다 조심스러운 경기를 했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우리 역시 어려운 경기였다. 이 또한 이겨내 준 21명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한동안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한 부분은 집중력 싸움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국의 힘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잘 버텨줘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대회를 앞두고 김은중호를 향한 기대감이 큰 편은 아니었다. 2019년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대표팀에는 이강인이라는 수퍼스타가 있었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스타 플레이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수의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프랑스를 꺾더니, 16강에서 에콰도르를 제압한 데 이어 8강에서 나이지리아까지 연파했다.
김 감독은 중학생 때 공에 왼쪽 눈을 맞아 거의 실명 상태였는데도, 오히려 이를 자극제로 삼아 날카로운 득점력을 뽐내 ‘샤프’라 불렸다. 이번 대표팀 ‘골짜기 세대’, ‘낀 세대’에 그런 투지를 심어줬다.
김 감독 인터뷰 도중 선수들이 다가와 물세례를 퍼부었다. 김 감독은 “사실 우리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우려가 많았다. 우리 선수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어 선수들 역시 많이 속상해했다. 잠재력이 있는데 그것조차도 인정을 못 받은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며 “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는 진심으로 도와줬고 이를 잘 따라온 선수들에게 고맙다. 우리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것 같다. 너무 고맙고 대단하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샤프’라 불린 김은중은 1999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탈락했던 아쉬움을 감독으로 변신해 털어냈다. 한국은 9일 오전 6시 이탈리아와 결승진출을 다툰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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