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귀여워서, 공감 가서, 나와 닮아서…선택받은 캐릭터, 시장의 트렌드 되다
우리의 일상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SNS 메시지에 할 말을 구구절절 쓰는 대신 캐릭터 이모티콘(이모지)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평소 사용하는 물건을 캐릭터 그림이나 형태를 취한 것으로 고르기도 하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는 건데요. 토끼해인 올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끼 캐릭터 ‘미피(Miffy)’를 통해 인기 캐릭터의 매력을 분석해보고, 캐릭터산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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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캐릭터산업
캐릭터란 만화·영화·애니메이션·책·TV·SNS 등 각종 콘텐트와 미디어를 통해 등장하는 사람·동물·식물·곤충·로봇·외계인·요정 등의 주요 인물을 디자인된 이미지로 표현한 것을 말하죠. 2023년 1분기 기준 국내에서 약 4803만 명이 사용하는 SNS 메신저 카카오톡이 2012년 이모티콘 캐릭터로 처음 선보인 카카오프렌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캐릭터로 꼽힙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 캐릭터 선호도 조사에서 2016년부터 줄곧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대중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로 만든 다양한 이모티콘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감정을 표현하거나 타인과 공유하며 더 친근함을 느끼고, 캐릭터와 그의 스토리에 감정 이입하며 형성한 공감대는 큰 인기로 이어졌어요. 그에 힘입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는 각종 굿즈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로 진출했습니다. 오프라인 플래그십스토어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열고,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웹툰 주인공으로도 나오고, 게임·식품·은행·통신·화장품 등 다양한 기업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하는 식이죠. 카카오프렌즈 굿즈 등 캐릭터 IP(지식재산권)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2021년 기준 1조원이 넘습니다.
이제 캐릭터는 기업의 이미지 구축뿐 아니라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여겨져요. 잘 만들어진 캐릭터를 홍보·마케팅에 활용하면 소비자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구축해 브랜드 이미지 및 인지도 제고를 이끌어낼 수 있죠. 이는 해당 기업의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돼 많은 기업 및 기관들이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기업의 경우 주로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으로 리패키징 상품을 내 고객층을 확대하거나, 낯선 기술에 캐릭터를 입혀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갑니다. 기존 캐릭터 활용을 넘어 기업 자체 캐릭터를 개발하기도 하죠. 롯데홈쇼핑의 ‘벨리곰’은 120만 명의 SNS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신세계푸드의 ‘제이릴라’는 식품·야구단 등 신세계그룹을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확장하면서 타 기업과 협업도 합니다.
기관의 경우 지역·공공 대표 캐릭터로 인지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많아요. 국립공원공단의 ‘반달이’, 울산광역시의 ‘울산큰애기’, 보성군의 ‘BS 삼총사’, 용인시청의 ‘조아용’, 진주시청의 ‘하모’ 등은 문화·관광 등 홍보에 활용되죠. 또 BTS의 캐릭터 ‘타이니탄’처럼 유명인의 캐릭터를 만들어 기업과 협업하기도 해요.
이처럼 친숙하고 생명력 있는 캐릭터를 통해 산업적 파급효과를 높여 시장을 형성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캐릭터산업(Character Industry)이라고 합니다. 콘진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콘텐츠산업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약 136조4000억원으로 추정돼요. 그중 캐릭터산업은 12조2000억원에 달하죠.
흔히 쓰는 문구류나 장난감부터 식품·생활기기·화장품·금융상품 등 캐릭터 IP의 확장은 무궁무진해요. 과거에는 캐릭터 상품이 단순히 캐릭터의 얼굴·모양·그래픽 등을 입히는 정도였다면, 점점 기능성 측면이 강화되고 소장 및 컬렉션,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캐릭터 상품이 늘어나고 있죠. 심지어 캐릭터 자체로 스타 브랜드가 되기도 합니다. '라상무' 라이언의 뒤를 잇는 카카오프렌즈의 강자 '춘식이'는 지난 3월 24일 서울 강남구에서 데뷔 3주년 기념 오프라인 팬 미팅을 열었죠. 라이언도 못했던 춘식이의 팬 미팅 행사는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어요. 길고양이 출신이라는 콘셉트를 가진 춘식이의 과거를 담은 애니메이션 '도도도 춘식이'는 공개 하루 만에 200만 뷰를 달성했죠.
이 같은 캐릭터 인기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이 되는데요. 콘진원의 '2022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10명 중 4명이 일주일에 1번 이상 실물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은 86.0%에 달했는데, 이는 2019년부터 계속 비슷한 수준이죠. 접근이 쉬운 디지털 캐릭터 상품은 구매 빈도가 더 높았어요. 응답자의 약 60%가 주 1회 이상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거의 매일 디지털 캐릭터 상품을 소비한다는 응답도 23%나 됐죠. 조사 대상인 만 3~69세 3500명의 소비자 가운데 64.2%가 상품 구매 시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으며, 53%는 캐릭터 상품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했어요.
최근 1년간 캐릭터 전문 스토어 방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60%로, 전년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죠. 이들은 캐릭터 상품을 구매할 때 가격이나 품질보다 캐릭터 디자인(외모), 캐릭터에 대한 호감 등을 더 크게 고려하는 것으로도 파악됐어요. 콘진원은 해당 보고서에서 “캐릭터를 소비하는 연령대가 넓어졌고, 성인의 캐릭터 소비에 대한 부담이 낮아졌다. 이에 따라 라이선스 자체가 확장돼, 캐릭터를 활용하는 상품의 영역도 넓어졌다”며 “현대 소비자는 상품·서비스를 구매할 때 가격·품질·성능 등 객관적인 지표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주는 주관적인 지표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캐릭터는 이러한 만족 요소 중 하나로서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토끼해, 돋보이는 토끼 캐릭터
2023년 올해는 계묘년(癸卯年) 토끼해를 맞아 업계를 가리지 않고 토끼 캐릭터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귀여운 외모에 풍요·지혜를 상징하는 토끼 캐릭터를 활용한 신제품 출시 및 협업을 통한 한정판 제품 출시와 이벤트가 연초 매우 활발했죠. 텐바이텐은 2000년대 초 유행했던 ‘마시마로’와 인스타툰(인스타그램과 웹툰의 합성어) ‘김토끼’ 등 인기 캐릭터 상품을 모은 ‘달 토끼 모험전’을 진행했어요. 코카콜라는 한정판 토끼 패키지와 카카오톡 ‘그냥그런토끼’ 협업 한정 이모티콘을 내놨고, GS25는 워너브라더스의 ‘벅스 바니’와 카카오톡 인기 토끼 캐릭터 ‘몰랑이’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였죠. 글래드호텔은 토끼 캐릭터 ‘베니’ 팝업 전시를 열었으며, 갤러리아 광교점은 광장·아트월 등에서 네덜란드 토끼 캐릭터 ‘미피’를 활용한 전시 공간을 운영해 사랑받았죠.
미피는 1955년 네덜란드의 아동문학가 딕 브루너가 만든 토끼 캐릭터입니다. 아들에게 들려준 흰 토끼 이야기에서 탄생한 어린이 그림책 시리즈의 주인공이죠. 미피 저작권사 머시스(Mercis bv.)는 우리나라에서 캐릭터·브랜드 라이선싱 사업을 하는 서울머천다이징컴퍼니(SMC)와 함께 미피 관련 사업을 진행해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SMC사무실을 찾아간 이유죠. 문 앞에 서 있는 거대한 미피 입간판을 보고 설레기 시작한 박재인·오수아·최규연 학생기자는 각종 굿즈가 진열된 회의실에 자리를 잡고는 앞다퉈 질문을 던졌습니다. 관련 업무를 맡은 오윤주 SMC 대리가 미피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줬죠.
사실 미피는 네덜란드에서는 ‘나인체(Nijntje)’라고 불려요. 작은 토끼(konijntje·코나인체)라는 단어에서 나온 이름이죠. 네덜란드 외 지역에서 부르는 미피(Miffy)는 1963년 영문판 번역을 진행하던 중, 네덜란드어보다 발음이 쉽고 토끼 같이 들린다는 이유로 채택된 영문 이름입니다. 이름에 이어 수아·규연 학생기자가 각각 “미피의 입은 왜 ×모양인지” “*(×와 -를 합친 모양) 입을 가진 캐릭터와 차이는 무엇인지” 질문했죠. “×모양은 위는 코, 아래는 입을 합쳐 간단하게 표현한 거예요. *모양은 미피의 엄마·아빠 등 어른 캐릭터에서 볼 수 있어요. 최소한의 선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작가의 디자인 철학에 따른 겁니다.”
재인 학생기자는 “미피 캐릭터들은 왜 단색 옷만 입는지” 궁금해했어요. “단색 옷을 주로 입는 건 디자인을 간결하게 유지하려는 거예요. 생일처럼 특별한 날에는 꽃무늬 원피스도 입죠. 딕 브루너는 아이들의 특징을 고려해 좀 더 긍정적·안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일반적인 색상보다 따뜻한 색감으로 만든 브루너 컬러를 썼어요. 빨강·노랑·초록·파랑·갈색·회색이 주요 색상이죠. 제한적으로 색상을 시용하는 만큼 색마다 의미도 달라요. 빨강·노랑은 주로 밝은 분위기 또는 실내를 표현할 때, 초록·파랑은 슬프거나 차분한 분위기 또는 실외를 표현할 때 많이 쓰여요. 갈색은 자연을 표현할 때, 회색은 동물을 표현할 때 쓰인답니다.”
딕 브루너는 작업할 때 물감으로 색칠하는 대신 색지를 사용했어요. 연필로 원하는 선이 나올 때까지 밑그림을 그리고, 가장 완성된 선을 투명지에 붓으로 검게 따라 그려요. 윤곽선 뒤에 브루너 컬러의 색지를 대 여러모로 실험해 보고 원하는 색 조합에 맞춰 잘라 얹는 식이죠. 단순하고 뚜렷한 검은 선, 밝고 대담한 색채로 이루어진 미피는 픽토그램(사물·시설·개념·행태 등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징적으로 표현한 일종의 그림문자)처럼 기능하죠. 눈물 한 방울을 그려 넣으면 슬픔이 느껴지고, 5mm 정도의 선을 서너개 더한 것으로 움직임을 보여주는 식이에요. 오 대리는 이 단순함이 미피의 매력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오래 활동해온 딕 브루너가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고수해 유행을 타지 않는 캐릭터로 만들어낸 것이 미피의 매력이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요소가 아닐까 해요. 단순하면서도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미니멀리즘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겁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많은 노력을 거쳐 그려낸 선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겼죠. 미피는 어린이들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선으로 단순하게 그려졌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그림에 넓은 여백을 줬어요. 미피는 1955년 탄생 이래 형태가 조금씩 변했는데요. 최근 미피는 최초 미피보다 작고 둥글어졌죠. 머리 모양도 바뀌었고요. 작은 변화지만 간단명료한 그림체로 사람들을 더 사로잡기 위한 노력, 작가가 추구하는 가치가 엿보이죠.”
또 다른 특징으로는 그림책의 구성을 들 수 있습니다. 미피 그림책은 어린이가 쉽게 잡을 수 있도록 16×16cm 정사각형으로 만들어졌어요. 또, 직관적이고 단순한 어린이의 사고방식을 고려해 등장인물은 항상 정면을 응시하죠. 왼쪽에는 항상 4줄로 구성된 이야기가, 오른쪽에는 항상 페이지를 완전히 채우는 그림이 자리합니다. 미피 그림책 시리즈는 지금까지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8500만 부 이상 판매됐고, 우리나라에도 오리지널 그림책 30권과 TV 애니메이션 책·놀이책 시리즈 등이 출간됐어요.
■ ‘미피 아빠’ 딕 브루너(1927~2017)
「 미피를 창조한 예술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아동문학가 딕 브루너(Dick Bruna)는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에서 1927년 8월 23일 태어났어요. 본명은 핸드릭 막다레누스 브루너(Hendrik Magdalenus Bruna)인데, 어린 시절 얼굴이 토실토실(네덜란드어로 Dick)해서 딕으로 불렸고, 그 애칭을 평생 본명처럼 사용했죠. 가업인 ‘A.W. Bruna & zoon’ 출판사를 운영한 아버지의 권유로 런던·파리 등의 출판사에서 경영 연수를 받았지만, 그는 그림 그리는 것을 더 좋아했어요. 파리에서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 입체파 화가 페르낭 레제의 영향을 받으며 예술에 더 몰두하게 됐죠. 결국 1951년부터 브루너출판사의 디자이너로 일하며 2000여 점의 책 표지와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또 1953년 첫 그림책 『사과』부터 미피 시리즈 33권 등 다양한 그림책 124권을 작업했죠. 딕 브루너는 인생의 대부분을 위트레흐트에서 보냈어요. 2011년 은퇴하기 전까지 매일 자전거로 위트레흐트에 있는 스튜디오에 출퇴근하며 많은 작업을 했죠. 현재 위트레흐트에서는 미피박물관부터 미피신호등, 미피 모양 튤립 정원을 볼 수 있는 큐켄호프 튤립 축제 등 다방면으로 미피를 만날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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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피를 통해 본 캐릭터산업
그림책에서 나온 미피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 약 9000종 이상의 상품이 출시됐죠. 오 대리는 “특유의 단순하고도 상징적인 디자인 덕분에 그동안 많은 카테고리에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며 “특히 토끼해인 올해 타미 힐피거·멀버리 등 패션 브랜드와의 글로벌 컬래버레이션을 필두로 CU·크리스피크림·더페이스샵·스파오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다”고 했죠. 그 밖에도 문구용품·봉제인형 등 소품부터 반려견 의류·소형가전·골프용품까지 폭넓게 미피를 만날 수 있어요.
수아 학생기자는 “미피는 네덜란드 캐릭터지만 국내에서도 인기”라며 “해외 캐릭터를 국내에 선보일 땐 어떤 점을 중시하는지” 궁금해했죠. “국내에도 이미 캐릭터는 아주 많아요. 또 매년 여러 캐릭터가 새로 나오죠. 저희 회사의 경우 차별성이 있는 스토리라인을 먼저 체크합니다. 미피뿐 아니라 보노보노·무민 등의 캐릭터도 관리하는데요. 각각 뚜렷한 특징이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 70~80년의 긴 역사 등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앞으로 다른 캐릭터를 추가한대도 그런 점을 고려할 겁니다.”
캐릭터 관련 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는 데에는 공감하기 쉬운 스토리, 지속성 있는 콘텐트, 그리고 확장성 있는 브랜드 경험이 중요하다는 설명이죠. 먼저, 스토리는 캐릭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기둥 같은 역할이라고 볼 수 있어요. 미피의 경우 30여 권의 그림책과 3D 애니메이션, 무민의 경우 소설·코믹스트립 등의 다양한 미디어 믹스를 통해 캐릭터의 성격이나 세계관 등의 설정을 소개하고, 독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죠. 탄탄한 세계관과 공감하기 쉬운 스토리는 많은 사람에게 친밀감을 가지게 하고,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돋보이게 해요.
규연 학생기자는 “컬래버레이션 등 캐릭터 마케팅이나 사업을 할 때 어떤 기준이 있는지” 질문했죠.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캐릭터를 브랜드로 인식하고, 캐릭터 IP마다 별도의 가이드를 바탕으로 캐릭터 정체성과 어울리는지 살펴봅니다. 그동안 지켜온 이미지와 너무 많이 달라지면 안 되니까요. 예를 들어 어린이 그림책에서 비롯한 미피는 아이다워야 하는 철칙이 있기에 건강에 안 좋은 인식이 있는 식품 같은 경우 더욱 신경 써서 검토하죠. 분야가 정해지면 캐릭터 스토리와 연관 지어 상품을 개발·디자인해요.”
캐릭터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고, 계속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 대리는 “미피는 유아 타깃이라고 한정 짓는 그런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죠. “유아·어린이만 타깃으로 삼아서는 시장을 확장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캐릭터 정체성이 무너지면 안 되죠. 트렌드를 읽고, 우리나라 현지에 맞는 전략을 세워 머시스와 의논·설득합니다. 그동안 미피는 교육용 외에는 게임에 활용하지 않았는데요. 작년에 처음으로 힐링게임으로 분류되는 어비스리움과 협업했죠. 또 연초에는 럭셔리 브랜드인 멀버리와 한정판 미피 가방·지갑 등을 선보였고요.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캐릭터로서 다양하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미피의 캐릭터 이미지를 다각도로 선보이기 위해 머시스 또한 정기적으로 원작 아트워크를 특정 콘셉트로 재구성한 ‘트렌드북’을 제공하죠. 토끼해를 맞이한 미피 트렌드북에는 단청·청사초롱·전통 창살무늬와 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녹여냈어요. 오 대리는 “애니메이션·코믹스·소설 등 다양한 미디어믹스로 콘텐트를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보노보노의 경우 원작에서 나온 명언에서 영감을 얻어 여러 권의 캐릭터 에세이를 출간하고, 넥슨 테일즈위버 등의 게임과 협업하는 등 다방면으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죠.
재인 학생기자는 “미피 상품이나 협업 마케팅 중 가장 성공한 것은 무엇인지, 전용 캐릭터샵 계획은 없는지” 질문했어요. “저희는 성공의 기준을 캐릭터의 분야를 확장하는 것으로 봐요. 손세정기 같은 소형가전, 인생네컷, 골프용품이나 더페이스샵 미피 컬렉션, 패션 플랫폼 W컨셉 컬래버레이션 등의 경우 타깃 연령 및 협업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성공한 셈이죠.”
이어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 미피 전용 캐릭터샵은 없다”고 한 그는 “캐릭터를 직접 만나고, 그의 콘셉트·스토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건 중요하다”고 덧붙였죠. 예를 들면 카페나 팝업 스토어, 전시회, 테마파크 등이에요. 미피의 본고장인 네덜란드에서는 딕 브루너 작업실을 재현해둔 미피박물관, 미피 모양의 튤립 정원을 볼 수 있는 큐켄호프 튤립 축제 등 다방면으로 미피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나가사키의 하우스텐보스에서 미피 체험공간과 카페·캐릭터샵을 운영해요.
“우리나라에서는 다가오는 여름, 경남 거제도에 미피 카페를 오픈할 예정이에요. 다양한 굿즈와 포토존, 한정 메뉴 등을 선보이는 미피 카페가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죠. 특히 2025년은 미피 탄생 70주년인데요. 이를 기념하는 전시나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이벤트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귀여운 토끼 캐릭터 미피는 1955년부터 긴 전통을 자랑해요.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준 흰 토끼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동화책에서 시작해서, 게임이나 화장품까지 영역을 확장한 미피. 취재하며 아기자기한 미피 굿즈도 봤는데요. 평소 산리오 신상품이 나오면 항상 가게로 달려가고, 스누피 티셔츠를 3벌이나 살 정도로 캐릭터 제품을 아주 좋아하다 보니 구매 욕구가 생기기도 했죠. 귀엽고 사랑받는 미피와 친구들을 좀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재인(서울 가원초 4) 학생기자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 '미피'에 대해 취재했어요. 미피의 역사가 참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하다고 생각했죠. 미피를 비롯한 유명 캐릭터들은 굿즈가 있고 대부분의 친구들은 굿즈를 좋아하는데요. 저는 그동안 굿즈에 큰 관심이 없어서 자주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미피와 SMC를 취재하며 캐릭터 상품의 특별함과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귀엽고 매력적인 모습의 미피를 볼 수 있어 더욱 기억에 남아요.
-오수아(경기도 하랑초 5) 학생기자
유명한 캐릭터로만 알고 있었던 '미피'를 취재하며 여러 정보를 얻고 미피가 토끼 캐릭터 그 이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책과 굿즈, 다른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탐색을 통해 미피의 매력과 깊은 역사를 느꼈죠. 저는 좋아하는 캐릭터를 보고 행복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는 편인데요. 때로는 에코백·스티커·문구류 등을 사고 보유하고 사용하는 것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해요. 캐릭터는 우리가 평소 할 수 없는 것이나 차마 이루어내지 못한 일들을 대신 해주거나 자신만의 특별한 매력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에 좋아합니다.
-최규연(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
」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SMC, 동행취재=박재인(서울 가원초 4)·오수아(경기도 하랑초 5)·최규연(서울 잠일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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