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로그인] 노사화합으로 재도약…원자력 분야 전문 건축가 '한전기술'

임은석 입력 2023. 6. 5. 0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전 산업계 재도약…한국형 원전 추가 수출 총력
한전기술 고유 SMR 노형 개발…원전 연계 수소 생산도
노사합동 비전 선포식…노조 민노총 탈퇴로 비전 실현
한국전력기술 전경.ⓒ한전기술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감염병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공공기관의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의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됐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로그인]처럼 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전력기술은 원자력, 화력발전소 설계 등 에너지 관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공기업이다. 대한민국 원자력 발전 기술 자립계획에 따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자력 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한국 표준형 원전(OPR1000), 차세대 원전(APR1400) 노형 개발 등 원자력발전소 설계에서부터 계속운전, 영구정지 및 해체,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원자력발전소 전주기를 아울러 사업 수행이 가능한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한전기술은 지난 3월초 APR1000의 표준 설계가 유럽사업자협회로부터 설계인증(EUR Certificate)을 받은 성과를 발판 삼아 폴란드, 체코 등 유럽 국가에 한국형 원전(EU-APR1400, APR1000)을 수출하기 위한 설계 역무에 집중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로 부상한 '다목적 SMR(Small Modular Reactor,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원전 산업계 재도약기…한국형 원전 추가 수출 총력

한국전력기술-한전원자력료-UJV Rez사 관계자들이 기술세미나를 공동 개최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한전기술

원자력이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국내외 전력 수급을 책임질 핵심 에너지원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은 그동안 기저 부하 전력원으로서 대한민국 산업 및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최근 들어 원자력이 재조명받는 이유는 원자력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깨끗한 에너지원으로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택소노미에 원자력이 포함되고, 국내에서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되는 등 한국전력기술을 비롯한 원전 산업계가 재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전기술의 주된 역무는 국내에 신규 건설될 원자력 발전소들의 설계도를 그리는 일이다. 쉽게 말해 원자력 분야 전문 건축가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건물을 새로 지을 때 건물의 설계 도면부터 그려야 하는 것처럼 원자력 발전소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서 한전의 기술력이 반영된 설계도가 꼭 필요하다.


한전기술은 원자력 발전소 설계 기술 연구 천착과 거듭된 도전 끝에 대한민국 원자력 발전소 설계 기술 자립 목표 달성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 나아가 2009년에는 대한민국이 UAE 바라카(Barakah)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해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를 수출함으로써 원자력 발전소 수입 국가에서 수출 국가로 그 위상이 한 차원 상승하는 데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


성공적인 UAE 원전 건설을 통해 얻은 사업주 신뢰를 기반으로 후속사업인 UAE 원전 장기엔지니어링(LTEA)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UAE 원전 건설에 이어서 가동원전 엔지니어링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UAE에 이어 한국형 원전 추가 수출을 위해 체코, 폴란드 등 신규 해외 원전 시장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전기술은 체코와 폴란드 신규원전사업 수주를 위해 팀코리아 기술제안서 작성에 참여하고 있다. 현지 엔지니어링 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체코의 경우 안전해석 전문 엔지니어링 기업 TES사 등 4개 기업과 사업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지난해 9월에는 체코 국영 원자력연구소(UJV Rez)와 공동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실질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폴란드 신규원전사업 설계분야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한전기술의 국내 원전 사업 또한 활발하다. 특히 지난 2017년 6월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사업에 대해 지난해 7월 국무회의에서 재개를 의결함에 따라 한전기술은 종합설계와 원자로계통설계 사업을 재추진 중에 있다.


신한울 3·4호기 설계를 적기에 수행하는 것과 동시에 설계협력사에 하도급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고 설계하도급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원전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 주도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SMR은 공장에서의 모듈형 생산이 가능한 300㎿e급 이하의 원자로를 뜻한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해 개념과 기본설계 단계인 1단계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다. 2단계 상세설계 및 인허가 획득 등은 2023~2028년 기간 동안 수행할 예정이다.

한전기술 고유 SMR 노형 개발…원전 연계 수소 생산 추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토카막(TOKAMAK). 한국전력기술은 이 토카막을 구동시키기 위한 전원공급장치 증설 설계를 맡았다.ⓒ한전기술

한전기술은 상용 원전설계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전력기술 고유 SMR 노형인 반디(BANDI)를 개발 중이다. BANDI는 섬, 오지 또는 해양플랜트에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고 해수 담수화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해양부유식 소형원자로다. 한전기술은 향후 민간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SMR을 개발하고 2030년대 SMR 시장을 주도하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한전기술의 설계 업무 수행 방법은 제도판에서 시작해 2D CAD, 3D CAD, nD시스템 등으로 고도화됐다. 이러한 설계 패러다임의 변화는 일하는 방식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고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품질을 향상해 궁극적으로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주요한 요인이 됐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원자력 설계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한 끝에 데이터기반 설계·VR 기반 가상발전소 구축·VR 기반 발전소 운영 교육훈련 시스템 수립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앞으로도 설계 업무 효율화를 목표로 전사 업무 디지털 전환 및 AI 기반 디지털 엔지니어링 구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아울러 원자력 발전과 연계한 수소 생산 기술과 화석 연료를 수소·암모니아로 대체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 청정수소를 비롯한 청정에너지 이용 확대 및 탄소배출 저감에도 앞장선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저탄소 에너지와 수소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전기술은 원자력을 활용한 수전해로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원전 선진 국가에서도 원전을 이용한 청정수소 생산 기술 개발과 실증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에 원전 수출 경쟁력 강화에 있어서도 원자력 발전 연계 수소 생산 기술 확보가 주효하다고 판단, 관련 연구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노사합동 비전 선포식…노조 민노총 탈퇴로 비전 실현 동참

지난 달 16일 한국전력기술 김천 본사 1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지속가능 성장 및 도약을 위한 노사공동 비전선포식'에서 김성암 한전기술 사장(사진 왼쪽)과 하진수 한전기술 노동조합위원장이 공동 개회사를 통해 미래비전을 선포하고힘찬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다.ⓒ한전기술

한편 한전기술은 최근 지속가능한 성장과 도약을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선포식은 한전기술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을 탈퇴, 회사의 비전 실현에 적극 동참하기로 하면서 마련됐다.


한전기술 노조는 지난 9~10일 이틀동안 진행된 조합원 총회 투표를 거쳐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하고 비전선포식을 통해 대내외에 공식 선언했다. 이는 한전기술 노조가 지난 1989년 전문노련(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현(現)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의 전신)에 가입한 이래 34년 만이다.


그동안 회사의 비전 및 정부 에너지 정책방향과 궤를 달리해 온 민주노총을 탈퇴함으로써 노사 대통합의 전기를 맞이한 것이다. 한전기술 노조는 전문노련 발족 당시 주도적 역할을 한 역사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도 해 이번 민주노총 탈퇴가 다른 노동조합에 미치는 파급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기술은 이날 노사가 함께 바라보는 미래비전으로서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 사람을 향한 에너지'을 선포했다. 비전 달성을 위한 6대 핵심과제 미래상으로 ▲원전 전주기 책임 설계기관 ▲순수 한국형 원자로 및 해양 부유식 SMR(BANDI) 개발 ▲디지털 전환을 뛰어넘는 미래기술 확대 ▲워크 앤드 라이프 하모니(Work and Life Harmony) 실현 ▲살아 숨쉬는 즐거운 일터 ▲지역사회 공헌과 상생협력을 제시했다.

[인터뷰]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

김성암 한국전력기술 사장.ⓒ한전기술

김성암 한전기술 사장은 지난 2021년 5월 취임했다. 김 사장은 지난 1985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이후 2019년 공사 전력그리드본부장까지 역임한 전력산업 분야 전문가다.


그는 "원자력 등 에너지분야 엔지니어링 공기업으로서명실상부한 지위와 기반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며 "지난 해에 기본전략을 마련하고 추진해온 '핵심사업의 지위 강화'와 '안정적인 사업영역의 확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자력 등 모든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자립해 우리 회사 고유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핵심기술의 자립과 내재화가 완성돼야만 우리 회사가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의 방식을 주도할 수 있고 미래사업 분야에서도 독자적인 기술과 사업역량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혁신형 SMR 등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기술개발에 있어서 향후엔지니어링 전담기관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최적의 전략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고 해외 시장에서 각광 받는 순수 한국형 원자로를 다시 한 번 개발하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해양 부유식 SMR, BANDI가 한국전력기술을 넘어 대한민국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 회사의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기술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단순히 새로운 ICT 기술과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되며, 기존의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한 종합적인 혁신전략을 갖추고 추진함으로써 우리만의 독자적인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원전 기술 고도화를 통한 성장과 그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지역 산·학·연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해 공동 연구와 사업 확대를 도모하는 한편 인재 육성과 채용을 통해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