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골 넣는 수비수’ 최석현이 끝냈다…한국, 나이지리아 꺾고 4강행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본선에서 2회 연속 4강행을 이뤄냈다.
한국은 5일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강호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최석현(단국대)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준우승으로 마무리 한 지난 2019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4강행을 이뤄내며 이 대회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축구 역사를 통틀어 FIFA 주관 메이저 대회에서 2회 연속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결승골은 연장 전반 5분에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얻어낸 코너킥 찬스에서 이승원(강원)이 오른발로 올려준 볼을 수비수 최석현이 뛰어들며 머리로 받아 넣었다. 상대 수비진이 장신 공격수 이영준(김천)의 움직임을 신경 쓰느라 생긴 공간을 완벽히 활용했다.
코너킥 찬스에서 이승원의 오른발을 거쳐 최석현의 머리로 마무리 한 득점 공식은 앞서 에콰도르와의 16강전에서 나온 세 번째 골의 복사판이었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 네 번째 도움을 기록했고 최석현은 머리로만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나란히 8강에 오르는 과정에서 양 팀은 엇비슷한 승리 공식을 사용했다. 상대에게 점유율을 내주는 대신 위력적이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득점을 만드는 실리 축구로 강자들을 줄줄이 무너뜨렸다. 맞대결에서는 나이지리아가 전반적으로 경기 흐름을 장악한 가운데 한국이 탄탄한 수비 전술로 맞섰다.
볼 점유율(32%-46%), 슈팅 수(4-22), 패스 시도 횟수(457-679), 크로스 시도 횟수(24-40) 등 여러 지표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열세였지만, 상대의 공세를 끈끈한 조직력으로 안정감 있게 버텨냈다. 두 팀 모두 과감한 공격을 자제한 까닭에 전·후반 90분 내내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치열한 기 싸움을 반복했다.
승부는 양 팀 모두 체력이 고갈된 연장전에서 갈렸다. 120분의 승부를 통틀어 4개의 슈팅만 시도한 한국은 그 중 하나를 득점포로 연결하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22개에 달하는 소나기 슈팅을 퍼부었지만, 골대 안쪽으로 향한 유효 슈팅은 3개에 불과했다.
경기 후 최석현은 “(이)승원이가 너무 잘 올려줘서 머리로 손쉽게 받아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처음 연장전을 경험한 오늘 경기가 가장 큰 고비였다.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졌는데,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상대인 이탈리아와의 4강전을 앞둔 만큼 빨리 체력을 회복하고 준비도 잘 해서 또 한 번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은중 감독은 “두 팀 모두 조심스러운 경기를 했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기 때문에 어려웠다”면서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눈물을 훔쳤다.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한 건 집중력이었다”고 밝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국 축구의 힘을 보여주자고 주문했다. 선수들이 잘 버텨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잠재력이 있지만 제대로 주목 받지 못했던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 코칭스태프와 함께 노력했다”면서 “(2회 연속 4강 진출을 통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여준 것 같아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은 결승행 티켓을 놓고 오는 9일 6시에 아르헨티나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와 격돌한다. 이탈리아는 8강에서 콜롬비아를 3-1로 꺾고 3회 연속 4강에 올랐다. D조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3-2 승리를 거두기도 했지만, 한국의 4강행 제물이 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는 0-2 완패를 당한 바 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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