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행거리 늘려라”… 배터리업계, 신소재 개발에 사활

양민철 2023. 6. 5.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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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말에 세계 동박 업계 1위인 SKC와 손을 잡았다.

동박은 양·음극재와 더불어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요 소재다.

이에 한국 소재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신소재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흑연 음극재와 하이니켈 양극재로는 추가 에너지 밀도 개선이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라며 "배터리 용량 증대와 충전 속도 향상에 기여하는 새로운 소재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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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확산에 기술·가격이 핵심
거리 확대·충전시간 단축이 중요
전고체·LFP 배터리 개발도 주목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말에 세계 동박 업계 1위인 SKC와 손을 잡았다. 이른바 ‘꿈의 음극재’로 불리는 리튬메탈 음극재를 공동 개발·생산하기 위해서다. 동박은 양·음극재와 더불어 전기차용 배터리의 주요 소재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구리막인 동박에 리튬을 도금해 만든다. 기존 흑연 음극재(g당 약 350㎃h)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이상(g당 약 3860㎃h) 높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4일 “리튬메탈 음극재 제조에 동박 기술이 중요한 만큼 SKC와 협력해 상용화를 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의 주행거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거리를 늘리고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한 기술 전쟁은 뜨겁다. 특히 중국 유럽과 달리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지 않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장거리 주행의 수요는 높다. 이에 한국 소재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신소재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LG화학은 최근 충남 서산시 대산에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각광받는 탄소나노튜브(CNT)를 생산할 4공장을 착공했다. 현재 1·2·3공장을 가동해 연산 2900t 규모의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한다. LG화학은 생산능력을 2025년에 6100t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탄소나노튜브는 전기·열 전도율이 구리·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한다. 탄소나노튜브를 양극 도전재로 사용하면 기존 카본 블랙보다 도전재 사용량을 약 30% 감축할 수 있다. 그만큼 양극재를 더 채워 배터리 용량과 수명이 늘어난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확대하고,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도 급부상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인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이달 중 경북 포항시에 실리콘 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를 착공할 예정이다. SK머티리얼즈는 최근 미국 배터리 음극재 회사 ‘그룹14 테크놀로지’와 경북 상주시 청리일반산업단지에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가 차세대 신소재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건 배터리 무게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용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흑연 음극재와 하이니켈 양극재로는 추가 에너지 밀도 개선이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라며 “배터리 용량 증대와 충전 속도 향상에 기여하는 새로운 소재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소재의 확산에는 기술과 가격이 열쇠로 작용한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최대 10배 가까이 비싼 데다 부피 팽창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반값 전기차’ 경쟁이 심화하면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같이 저렴한 배터리의 보급이 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 충전 속도 등에 대한 중장기적 혁신과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 개발 등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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