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영혼까지 돌본다… 병원장과 원목의 의기투합

정홍준 2023. 6. 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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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보훈병원은 치유와 찬양이 넘친다.

환자의 육신을 주님의 손길로 돌보는 병원장과 환자의 갈급한 영혼을 위로하고 기도해주는 원목이 있기 때문이다.

이정주(64) 부산보훈병원장과 원목 정홍수(56)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보훈병원장 취임 전 부산의료원장으로 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기도 중 하나님께서 부산보훈병원으로 가라는 마음을 주셔서 진로를 바꾸게 된 사연도 간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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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보훈병원 내 사역 힘쓰는 이정주 병원장·정홍수 원목
부산보훈병원의 동역자인 이정주(왼쪽) 병원장과 정홍수 원목이 4일 병원장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보훈병원은 치유와 찬양이 넘친다. 환자의 육신을 주님의 손길로 돌보는 병원장과 환자의 갈급한 영혼을 위로하고 기도해주는 원목이 있기 때문이다. 이정주(64) 부산보훈병원장과 원목 정홍수(56)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 병원장은 부산대학병원장을 거쳐 올해 2월 부산보훈병원장으로 취임했다. 3대째 모태신앙 집안에서 태어났다. 특히 할아버지(이갑석 목사) 아버지(이호성 감독) 모두 목회자다. 이 병원장은 “두 분의 기도, 특히 아버지의 기도로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의사가 아파보지 않으면 모른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환자를 내 몸같이 돌본다”며 신학을 공부하다 중증 결핵으로 목회자의 꿈을 접고 의사의 길로 들어섰던 지난날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부산보훈병원장 취임 전 부산의료원장으로 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기도 중 하나님께서 부산보훈병원으로 가라는 마음을 주셔서 진로를 바꾸게 된 사연도 간증했다. 이 병원장은 현재 부산 성일감리교회를 섬기는 장로다. 이 병원장은 동역자인 정홍수 목사를 “보훈병원 의사, 간호사, 직원, 환자 모두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목회자”라고 추켜세웠다.

정 목사는 부친에 이어 2대째 국가유공자다. 그는 공수부대 특전하사관으로 복무하던 중 헬기레펠 훈련을 하다가 척추 4개가 손상되는 큰 부상으로 2001년 국가유공자가 됐다. 형도 공수부대 제대 3개월을 앞두고 도하훈련 도중 안타깝게 순직했다.

정 목사는 5년 전 희소병 진단을 받았고 베체트병으로 체중이 15㎏ 줄기도 했다. 2000년 김해복음교회 부교역자 2년, 2005년 김해2복음교회 개척 10년에 이어 2002년부터 부산보훈병원 선교사역을 도왔고 2015년부터는 서부산노회 기관목사로 파송돼 병원 원목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정 목사는 쉬는 날 없이 사역한 탓에 두 번이나 죽을 위기를 넘겼다. 2019년 하혈을 스물아홉 번이나 했고, 올 3월에는 세균 감염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다. 사선을 넘나드는 위기를 경험한 정 목사는 국민일보로 복음을 전하는 문서선교사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정 목사는 “죽음 문턱에 있는 환자에게 귓속으로 복음을 전한 후 말을 전혀 못하는 그 환자가 ‘아멘’이라고 말한 뒤 눈물을 흘렸던 그 모습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했고,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며 “단 한 사람의 영혼구원을 위해서라도 호스피스 병실은 빠짐없이 늘 방문한다”고 말했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일반병실은 주 3~4회 방문한다. 믿음이 있는 환자에게 먼저 치유기도를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많은 불신자 환자들이 자기들도 기도받기 원한다.

호스피스 병실 앞에서 위생복으로 갈아입은 후 환자들에게 국민일보를 전달하기 전 포즈를 취한 정홍수 원목.


정 목사는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있기에 병원 심방뿐 아니라 개인 신앙, 상이연금, 장례절차 등을 상담하고 처리해준다. 코로나 전에는 부산보훈병원교회 주일예배를 250여명이 드렸으나 현재는 100여명 참석한다. 이 예배가 특별한 것은 참석자 대부분이 불신자라는 점이다. 신앙을 떠나 모두 신체적, 정신적 아픔을 안고 절박한 심정으로 참석하기에 정 목사는 전심을 다해 예배를 준비한다. 매년 20여명에게 세례를 집례하고 있다. 정 목사는 4일 “코로나 3년 동안 장례집례가 가장 힘들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코로나에 한 번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는 불신자에게 떡과 선물을 전달하는 생일잔치를 열어준다. 지루한 병원 생활에 활력을 주고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다. 재정은 보훈병원 신우회와 자원봉사자들, 50여명의 한국보훈선교단 부산지부에서 헌금으로 마련한다. 부산보훈병원교회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지난 2일 국가유공자 나라사랑기도회를 열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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