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스윕하는 경기,이기고 싶었다" 단단하게 돌아온 이재학
배중현 2023. 6. 4. 20:53
그가 돌아왔다. 사이드암스로 이재학(33·NC 다이노스)이 노련하게 상대를 압도했다.
이재학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1실점(비자책) 했다. 3-0으로 앞선 7회 말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3-1로 경기가 끝나 시즌 세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이재학은 이날 경기 전까지 2경기 선발 등판, 1패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 중이었다. 2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제 몫을 다했지만,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다.
LG전 피칭은 흠잡을 곳 없었다. 4회 말 1사 후 문성주가 3루수 박석민의 실책으로 출루하기 전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로 퍼펙트 행진. 5회 말까지는 LG 타선을 노히트 노런으로 묶었다. 3-0으로 앞선 6회 말 선두타자 허도환의 중전 안타로 노히트 노런이 깨졌지만,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6회 무사 1루에서 폭투와 신민재의 기습 번트 안타로 무사 1·3루. 하지만 박해민을 1루수 직선타로 잡아냈고 1루에서 리드 폭이 컸던 1루수 신민재마저 아웃시켰다. 2사 3루에선 문성주를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7회에도 마운드를 밟은 이재학은 첫 타자 홍창기에게 볼넷, 후속 오스틴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김영규에게 배턴을 넘겼다. 포일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서 김현수의 2루 땅볼 때 실점이 올라간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날 이재학의 투구 수는 81개. 직구(43개)와 체인지업(37개)을 제외한 다른 구종은 슬라이더 1개뿐이었다.
단조로울 수 있는 '투 피치'였지만 스트라이크존을 절묘하게 파고드는 제구로 LG 타자의 배트를 유인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h. 팀 내 입지가 180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한 이재학은 진통 끝에 2+1년, 최대 9억원에 잔류했다. 2011년 2차 드래프트로 NC에 합류한 창단 멤버이자 구단 역대 최다승(76승) 투수라는 걸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을 법한 조건이었다. 하지만 최근 세 시즌 연속 부진했던 터라 FA 협상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팀에 남았지만, 입지가 좁았다. 젊은 선수들에 밀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다. 미국 대신 마산에서 몸을 따로 만든 이재학은 개막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달 21일 1군에 지각 등록된 뒤 조금씩 기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LG전이 끝난 뒤 "직구 구속이나, 힘이 좋아졌다. 흔들렸던 제구도 조금 잡힌 거 같다. 구위 자체가 많이 좋아져서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며 "지금처럼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길을 닦고 싶다. 스윕하는 경기라서 이기고 싶었는데 마지막엔 못 보겠어서 안에 들어갔었다. 이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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