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밥 1만5000인분 동났다"...동화사 즐거운 비명, 무슨일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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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관람료 폐지 이후 방문객 늘어
대구 팔공산에 있는 동화사는 최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지난해보다 탐방객이 40%정도 늘었기 때문이다. 동화사 관계자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종전처럼 떡을 1만2000개 준비했는데 금방 동났고 공양 밥 1만5000인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동화사측이 날마다 준비하는 300인분 공양밥도 평일·주말 관계없이 소진되고 있다. 동화사를 자주 찾는다는 김선화(41)씨는 “오전 11시 40분부터 공양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기도 한다”며 “탐방객 수가 급증한 게 확연히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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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탐방객 2.7배 증가, 상인 “손님 몰려”
동화사를 향한 발걸음이 늘면서 ‘동화사 먹거리촌’ 등 팔공산 주변 식당에는 활기가 띠고 있다. 곤드레밥집을 운영하는 김경환(65)씨는 “그동안 뜸했던 단체 손님이 몰려오기 시작했다”며 “매출도 지난달보다 15%가량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손님이 많이 줄었는데 동화사 무료입장과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남호 동화지구 상가번영회장은 “상인 모두 사찰 무료입장이 상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을 단풍철에는 상권이 크게 활성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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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 “당연히 폐지됐어야…산 오를 맛 난다”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올해 정부가 관람료 감면에 따른 비용을 지원한다. 올해는 5월부터 12월까지 예상되는 관람료 419억원을 준다. 문화재청은 최근 3년간 사찰 탐방객 수를 근거로 지원금을 산정했다.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해인사·법주사·통도사·동화사·수덕사·월정사 등 전국 65개 사찰은 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반면 시·도 지정문화재를 보유한 5개 사찰은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계속 받는다.
관람료 폐지 이후 지난 한 달은 석가탄신일 등 대규모 행사와 맞물려 일부 사찰과 국립공원에서 탐방객 증가 효과가 두드러졌다. 충북 보은에 있는 법주사도 탐방객이 증가했다. 국립공원공단 속리산사무소가 집계한 지난달 속리산 탐방객 10만5442명 중 6만9978명이 법주사지구로 입장했다. 지난해 5월 6만1831명보다 13.2%, 2021년 5월 5만4325명보다는 22.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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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지구 탐방객도 전년 대비 13.2% 늘어
이날 속리산 등산로에서 만난 한모(60)씨는 “등산 온 사람에게 법주사 땅을 밟으니 돈을 내야 한다는 논리는 억지라고 생각했다”며 “당연히 폐지돼야 할 요금이 없어져서 등산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온 이현주(55)씨는 “큰돈은 아니지만, 주차요금 5000원에 문화재관람료를 내면 점심 한 끼 값은 나오지 않냐”며 “관람료 폐지는 잘한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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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관리 비용 증가, 훼손 가능성은 과제
반면 탐방객 증가에 사찰 측은 관리 비용 증가와 문화재 훼손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사찰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를 겪었던 지난 몇 년은 올해보다 탐방객이 적은 상황이어서 최근 3년을 기준으로 감면료를 산정한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화사 관계자는 “방문 인원이 많아져 쓰레기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 사찰 탐방객 대기가 길어지면 주차 민원이 증가할 것 같아 대책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보은·속초·대구=최종권·박진호·백경서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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