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말없는 소녀'가 사랑과 용기로 뱉은 말

류지윤 2023. 6. 4.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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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가정에서 다섯 남매에 치여 자라난 9살 소녀 코오트(캐서린 클린치 분)는 어딜 가나 말이 없다.

"데리고 있고 싶은 만큼 데리고 있어 된다"라는 엄마의 말을 전한 코토르를 아일린(캐리 크로울리 분)과 숀(앤드류 베넷 분) 부부는 코오트를 각자의 방법으로 맞이한다.

코오트는 숀과 아일린 앞에서도 말이 많지 않았지만, 점점 마음을 열고 질문과 말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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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1일 개봉

가난한 가정에서 다섯 남매에 치여 자라난 9살 소녀 코오트(캐서린 클린치 분)는 어딜 가나 말이 없다. 집 안에서는 수풀에서 혼자 있기 일쑤이며 학교에서는 책도 제대로 읽지 못해 괴짜란 소리를 듣는다. 실수로 친구가 자신에게 우유를 쏟아도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한다.


코오트는 엄마가 출산을 앞두자 남과 다를 것 없는 먼 친척의 손에 맡겨진다. "데리고 있고 싶은 만큼 데리고 있어 된다"라는 엄마의 말을 전한 코토르를 아일린(캐리 크로울리 분)과 숀(앤드류 베넷 분) 부부는 코오트를 각자의 방법으로 맞이한다. 아일린은 욕조 안의 코오트를 정성껏 씻겨주고, 머리도 백 번이나 빗어넘겨준다. 낯선 곳에서 지내게 돼 긴장한 코오트가 이불에 오줌을 싸도 나무라지 않는다.


숀은 상냥한 아일린과 달리 조금 무뚝뚝하다. 하지만 농장 일을 도우며 가까워지고 혼낸 뒤에는 몰래 과자를 건네는가 하면, 매일 아침 코오트가 우체통에 편지를 가져오는 일을 놀이로 만들며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준다. 새 옷도 사주고 용돈도 쥐여준다. 코오트에겐 난생 처음 느껴보는 따뜻함과 호사다.


코오트는 숀과 아일린 앞에서도 말이 많지 않았지만, 점점 마음을 열고 질문과 말이 많아진다. 아침마다 달리면서 자신감과 미소도 찾게 된다.


나이 든 노부부와 9살 소녀 코오트는 특별한 교감을 나누며 마치 한 가족처럼 지내지만, 어느 날 우연히 코오트가 노부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영화는 잠시 적막감에 휩싸인다.


이후 코오트의 엄마는 막내를 출산했다는 소식과 함께 곧 개학이니 아이를 돌려보내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헤어지고 싶지 않은 세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영화는 물리적인 폭력 뿐 아니라 아이가 관심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 역시 폭력적임을 보여준다. 항상 주눅 들어있던 코오트가 노부부를 만나 사랑받으며 생기는 변화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님에도 한 구석을 벅차오르게 만든다. 전형적인 것이 왜 힘이 센 지 '말없는 소녀'를 통해 오랜 만에 느낀다. 이 과정은 아일랜드의 푸른 정취가 더해져 한 폭의 회화 같다.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된 코오트를 호수로 데려가 따뜻한 말로 위로를 건네는 숀을 통해 서로를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특별한 말이 아닌 침묵 만으로도 행복하고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말이 없는 소녀가 꼭 하고 싶은 말을 탄성처럼 내뱉는 마지막 엔딩의 여운이 길다.


이 작품은 소설 '맡겨진 소녀'를 원작으로 각색했으며 베를린국제영화제 2관왕(제네레이션 K 플러스 부문 대상인 국제심사위원상, 수정곰상 작품상 특별언급) 석권,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노미네이트 등 전 세계 최다 관객상 수상한 작품이다. 현재 상영 중이며 러닝타임 9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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