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과 송영길이 이재명의 정치 생명에 최대 리스크 [배종찬의 정치빅데이터]

데스크 입력 2023. 6. 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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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당 대회 돈 봉투’ 리스크·김남국 ‘코인’ 리스크 집중 부각
데일리안 조사, 윤관석·이성만 체포 동의안 가결 국민 여론 54.1%
김남국 사퇴 49.8%…송영길·김남국 처리에 이재명 정치 생명 좌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명 당대표, 송영길 전 의원. ⓒ 데일리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운명은 자신의 리스크가 아니라 송영길 전 대표와 김남국 의원의 처리에 달린 상황이 되어 버렸다.


송 전 대표의 돈 봉투 리스크와 김 의원의 코인 리스크가 발생하기 전만 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리스크는 단연코 이재명 대표였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고 그 직후 치러진 지방 선거에서 참패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했거나 전국적인 선거를 진두지휘하고도 참패한 성적표를 받았던 정치인이라면 몇 번이나 사퇴했을지 모를 상황에도 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팬덤이 있고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을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 ‘야당 탄압’으로 몰고 가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의 치명적인 판단 착오는 리스크가 다른 곳으로부터 온다는 사실이다.


지난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를 이 대표에게 선뜻 건넨 송영길 전 대표가 중심에 서 있는 돈 봉투 사태는 더불어민주당을 허리케인 한복판으로 몰아넣고 있다.


인천 시장으로 지역 맹주를 자처했던 송 전 대표의 지난 2021년 5월 전당 대회 돈 봉투 건으로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이 검찰로부터 구속 영장 청구받았다. 관련 법에 따라 체포 동의안이 국회로 보고되었고 오는 12일 본 회의에서 표결로 체포 동의한 가결 또는 부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국민 여론은 체포 동의한 가결로 기울어져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 지난 5월 29~30일 실시한 조사(전국 1004명 무선 자동응답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 응답률 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두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 동의안이 어떻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가결돼야 한다’라는 응답이 54.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결돼야 한다’라는 응답은 28.1%였다.


이 결과에서 주목할 내용은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40대와 호남에서도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의 체포 동의안이 가결’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높았다. 다른 여론은 몰라도 이재명 대표가 호남과 40대 민심을 역주행하면서 탈당한 두 의원을 감싸려 했다가는 여론의 후폭풍을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예상된다.


돈 봉투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송 전 대표로부터 지역구를 넘겨받아 한때 ‘이심송심(이재명 대표의 마음이 곧 송영길 전 대표의 마음)’으로 밀착 관계였던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의 전략적 연대 관계는 점점 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정치 생명줄을 쥐고 있는 건 송영길 전 대표뿐만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의 대학교 후배이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 대표에게 헌신적인 기여를 했었던 김남국 의원이다. 이 대표와 각별한 관계로 인식되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는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가 난 이후 불거진 그 어떤 리스크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17일간 김 의원이 국회에 출석조차 하지 않고 잠적하면서 가상자산인 암호 화폐의 주요 거래자인 MZ 세대의 분노한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을 직격했다.


데일리안과 여론조사 공정의 조사에서 ‘최근 코인 관련 의혹을 받는 김남국 의원의 의원직 사퇴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49.8%가 ‘공감한다’라고 응답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비공감)’라는 응답은 39.6%로 ‘공감한다’라는 응답과는 10.2%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도 47.0%가 김 의원의 사퇴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비공감’ 응답률은 42.0%였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응답자층마저 윤관석과 이성만 의원의 체포 동의안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에 대해 등을 돌리고 있다.


이번 조사는 더불어민주당의 3대 악재가 가장 큰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본인의 대장동과 성남FC 그리고 쌍방울 등과 관련된 리스크, 이 대표에게 지역구를 넘겨준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 대회 돈 봉투 리스크, 이 대표와 학교 선후배로 매우 밀착된 관계를 보여 왔던 김남국 의원의 코인 리스크다.


이 세 가지 리스크 모두 더불어민주당 경쟁력에 막중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대응에 소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당 대표로서 이재명의 정치적 운명은 체포 동의안과 김남국 의원의 거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결정적이다.


이재명 대표 자신과 관련된 리스크보다 최근 상황은 송영길 리스크와 김남국 리스크가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민심이 요동치고 지지층까지 이탈하는 최악의 상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정치 생명을 온전히 부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내년 총선이다. 보통은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선거는 ‘정권 심판’ 내지 ‘정부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그렇지만 데일리안 조사에서 내년 2024년 총선에 민주당이 공천한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7%, 국민의힘이 공천한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8.9%로 초박빙으로 나타났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야권에 유리한 지형은 더 이상 아니다. 송영길과 김남국에 대한 처리 태도가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한다. 그 시작은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소장·정치컨설턴트(mikeb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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