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명 목숨 앗아간 인도 열차충돌 참사…“신호 오류 탓”

김상도 2023. 6. 3. 22: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일 인도 동북부 오디샤주 발라소레 지역 바항가 바자르역 인근에서 여객열차 2대와 화물열차 간에 충돌 사고가 발생해 열차가 엿가락처럼 구부러져 뒤집혔다. ⓒ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간) 인도 동북부 오디샤주에서 발생한 열차 3중 충돌 참사는 예비조사 결과 철로진입 관련 신호오류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3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한 관계자는 “코로만델 익스프레스는 첸나이를 향한 메인 선로로 진행하지 않고 화물열차가 있던 환상선(環狀線)으로 진입했다가 충돌이 발생했다”며 이는 신호와 관련해 사람이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도 정부가 전국에 구축하고 있는 열차충돌 방지시스템인 '카바치'가 사고 노선에는 아직 제대로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에 따라 인도 당국은 기술적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더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아슈위니 바이슈노 철도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고위급 조사 위원회도 꾸려졌다고 밝혔다.


인도 당국은 사고 현장에 구급차와 소방차 등 지원 차량 200여대와 군헬기, 12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한 끝에 구조 작업을 마무리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열차 충돌 참사는 앞서 2일 오후 7시쯤 인도 동북부 오디샤주 주도 부바네스와르에서 약 170㎞ 떨어진 발라소레 지역 바항가 바자르역 인근에서 여객열차 2대와 화물열차 간에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1차 사고는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를 향해 시속 130㎞로 달리던 여객열차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주차돼 있던 화물열차를 추돌하면서 일어났다.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의 앞부분 기관차는 사고 충격으로 화물열차 지붕 위까지 타고 올라간 뒤 모든 차량이 탈선했다. 탈선한 코로만델 익스프레스 열차의 일부 객차는 여러 철로에 걸쳐 크게 휘어져 쓰러졌다.


2차 사고는 같은 시간 서부 벵갈루루에서 동북부 하우라로 가던 슈퍼패스트 익스프레스의 뒷부분과 코로만델 익스프레스가 또다시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아미타브 샤르마 철도부 대변인은 사고 열차 중 한 대의 객차 10~12량이 먼저 철로를 벗어나며 그 파편이 가까운 선로로 떨어졌고, 반대편에서 오던 다른 열차가 여기 부딪히며 해당 열차도 객차 3량이 탈선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 참사로 1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288명에 부상자도 최소 850명에 달한다. 순드한슈 사란기 오디샤주 소방국장은 AFP통신에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당시 처참했던 상황은 생존자들을 통해 전해졌다. 생존자 아누바브 다스는 트위터에 사고 당시 동북부 샬리마르에서 남부 첸나이로 가는 '코로만델 익스프레스'에 탑승하고 있었다며 "충돌 후 이 여객열차의 거의 13량이 완전히 부서졌다. 철로에는 팔다리가 없는 시신이 널부러져 있었다“고 몸서리쳤다.


다른 한 남성 생존자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충돌 직후 열차 안 사람들이 엉키고 부딪혀 내 위에만 10~15명이 쌓였다"며 "열차에서 빠져나오자 주변에 다리를 잃는 등 크게 다친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날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고 피해자들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사고로 비통함을 느끼고 있고 희생자 유족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사고는 21세기 인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열차 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AP에 따르면 인도에서 매일 1200만 명이 열차 1만 4000대를 이용할 정도로 철도가 주요한 장거리 교통수단이지만, 노후 차량이나 안전장비 부실로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2016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도 열차 탈선사고로 150여명이 사망했고, 2018년 펀자브주에선 달리던 열차가 축제를 즐기던 인파를 덮치며 60명이 숨진 바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비극적인 열차 사고로 깊이 비통하고 슬프다"며 "한국을 대표해 희생자와 가족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글을 이날 트위터에 올렸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