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모자’ 남편 옆 ‘빨간모자’ 아내…결신자 향한 기도

유경진 2023. 6. 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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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7만명 중 6000명이 예수 영접
전도자와 결신자 인터뷰
‘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전경. 신석현 포토그래퍼


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가 개최됐다. 6445명(주최측 추산)의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결신했다. 이날 모인 7만여 명의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기도하며 50년 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집회를 재연했다.

대회 시작 전인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도 경기장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경기장 각 입구에는 전도자와 전도 대상자를 위해 18개의 환영 부스가 마련됐다. 전도자와 함께 방문한 몇몇 전도 대상자들은 입장 전 결신자 카드를 작성하기도 했다. 결신자 카드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신앙 상황, 교회 연결 여부 등을 적을 수 있는 칸이 나뉘어 있었다.

주최측은 전도자와 대상자를 위해 특별석을 마련했다. 전도자에겐 흰색 모자, 대상자에겐 빨간 모자를 나눠주어 어디에서든 눈에 띌 수 있도록 했다.

‘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전경. 신석현 포토그래퍼


참석자 대부분은 교회에서 단체로 온 성도들과 가족, 친구들이었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 출석하는 최인호(70) 씨는 아내와 현장을 찾았다. 부부가 함께 예배드리는 게 가장 부러웠다는 최씨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아내를 위해 12년을 기도했다”면서 “오늘도 같이 안 온다고 할까 봐 걱정했는데 흔쾌히 와줘서 너무 기쁘다. 기도가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전도대회를 통해 아내가 하나님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순복음김포교회(김삼환 목사) 안수집사인 조영탁(76)씨는 사촌동생과 왔다. 조씨는 “사촌동생을 전도하기 위해 같이 왔다”면서 “오랫동안 동생의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해왔다. 오늘 하나님의 성령이 동생에게 임한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촌동생인 조봉기(62)씨는 “몸이 불편한 형을 보살피기 위해 왔다”며 “형이 자신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전경.


프랭클린 그레이엄(71) 목사는 이날 마가복음 8장 31~38절 본문을 가지고 ‘영혼의 가치’(Value of Soul)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그는 “육체와 영혼은 완전히 다르다. 한 영혼이 세상보다 귀하다”면서 “영혼이 귀한 이유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은 잠깐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설교 말미에 청중들을 향해 “오늘 결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자리에서 일어나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경기장 곳곳에서 빨간모자를 쓴 이들이 일어났다. 결신을 위해 일어난 사람들 중에는 삼삼오오 모인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전경. 신석현 포토그래퍼


설교 후에는 대표대회장인 오정현 목사가 합심기도 인도자로 나섰다. 오 목사는 “한국교회가 진리로 하나되고, 영적전쟁에서 승리하게 해달라고 기도하자”고 권했다. 청중들은 화답하듯 “주여”를 외치며 뜨겁게 합심으로 기도했다.

‘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전경.


이날 결신자들 중에는 집회 참석을 위해 휴가를 내고 온 청년도 있었다. 현재 강원도 철원에서 공군으로 복무 중인 유예담(20)씨는 “모태신앙으로 자랐지만 복음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서 “비로소 오늘에서야 복음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믿음 따라 사는 삶을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집회가 끝난 후 몇몇 결신자들은 경기장 밖에 설치된 상담 부스를 찾아 신앙 상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전도 봉사자들은 결신자와 1대1로 짝을 지어 기본 신앙 교육과 영접기도를 했다. 봉사자들은 결신자들에게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부활 후 승천까지의 과정이 정리된 책자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결신자들은 봉사자들의 기도를 따라하며 믿음을 고백했다.

여러 종교를 맴돌다가 혼자 집회를 찾은 이도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온 이승민(52)씨는 “주변 광고와 지인들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며 “기독교가 가장 진실된 종교라고 느껴 결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신앙생활 할 수 있는 이들이 없어 외롭고 걱정된다”면서 “결신자 상담이 계속 이어져 신앙을 공고히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최 측은 결신자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했다. 에코백에는 요한복음 전문이 담긴 쪽 성경과 기독서적, 비누 등이 담겼다. 아울러 결신한 전도 대상자들이 작성한 정보를 바탕으로 교회 연결과 신앙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3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 전경.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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