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마음의 병 아니라 뇌 기능적 손상”...취약한 사람 따로 있다?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3. 6. 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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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 전두엽 등 뇌 주름 적어
고대안암병원 연구팀 규명

우울증이 뇌 기능적 이상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함병주·강유빈 교수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 특정 부분 주름 수가 유의미하게 적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뇌 주름은 유아기 이후 거의 변화가 없다. 즉 나면서부터 우울증에 취약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울증 환자는 뇌 특정 부분 주름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대뇌 바깥쪽(위)과 안쪽(아래) 차이를 비교한 모습. 짙은 파란색일수록 뇌 주름의 정도가 감소돼 있음을 의미한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연구팀은 성인 우울증 환자 234명과 정상 대조군 215명을 대상으로 여러 임상 관련 데이터를 비교했다. 뇌 MRI 영상, 우울 증상 심각도 등이다. 그 결과 우울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서 조절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전두엽·안와전두피질·전대상피질 주름이 최대 약 5%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 부위로, 주름이 적을 경우 정서 조절 신경회로 기능 이상을 초래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뇌 주름은 대체로 태아부터 영아기 무렵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되고 이후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전두엽과 안와전두피질, 전대상피질 주름 정도는 우울증 발생 위험도를 미리 측정하는 뇌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

한규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두엽 부위 주름 감소가 우울증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생물학적 토대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앞으로 대뇌 피질 주름에 대한 정량화된 데이터를 통해, 개별 환자에게 우울증 취약성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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