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온 우리 냥이… 비만 아닌 원시주머니일 수도 있어요” [개st하우스]
고양잇과 동물 특유 신체 부위
외부 충격에 내장기관 보호용
고양이가 걷는 모습을 관찰하면 아랫배가 바닥에 닿을 듯 튀어나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애묘인들은 축 늘어진 배를 보고 자기 고양이가 비만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늘어진 뱃살의 정체는 고양잇과 동물 특유의 신체 부위인 원시주머니(primordial pouch)입니다.
연구 결과 원시주머니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내장기관을 보호하고 뒷다리 근육의 활용도를 높여 결과적으로는 고양잇과 동물이 생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반려동물 전문지식을 공유하는 웹사이트 펫엠디(PetMD)에 소개된 관련 보고서 내용을 소개합니다.
고양이, 사자, 호랑이 등 고양잇과 동물은 생후 6개월부터 원시주머니가 발달하기 시작합니다. 원시주머니라는 명칭에는 성장단계 초기부터 발달하는 주머니라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원시주머니는 대부분 지방 성분으로 이뤄져 촉감이 부드럽지요. 신축성이 뛰어나 잡아당기면 평소 길이의 2~3배까지 쭉쭉 늘어납니다. 고양잇과 동물들이 새끼를 들어 올릴 때 이빨로 무는 부위인 목덜미살(scruff)과 그 성분이 같습니다.
원시주머니는 고양이의 생존에 필요한 세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첫째는 간, 대장 등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는 겁니다. 고양이는 육식동물이자 영역 동물이어서 다른 동물을 사냥하거나 동족과 영역을 두고 다투는 일이 잦습니다.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부터 취약한 내장기관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복부를 덮은 두꺼운 지방층을 갖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또한 원시주머니는 고양잇과 동물이 곡예사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유연하게 행동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고양이는 뒷다리와 복부 근육이 용수철처럼 발달했으며 해당 근육들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덕분에 빠르게 달리고 높이 뛰며 유연하게 행동합니다. 활동 과정에서 다치지 않으려면 근육을 덮은 피부 또한 신축성이 좋아야 하죠. 원시주머니는 평소 표면적의 2~3배까지 늘어나 고양이의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원시주머니는 고양이가 영양분을 저장할 때도 유용합니다. 고양잇과 동물은 오랜 시간 굶다가 사냥에 성공하면 먹을 수 있을 때 한 번에 많은 고기를 먹는 습성이 있습니다. 사람이 배부르면 바지를 헐겁게 하듯 고양이도 음식을 많이 먹으면 내장기관을 팽창시킨 뒤 더 많은 음식을 채웁니다. 이때 원시 주머니도 내부에 담고 있는 내장기관과 함께 부풀어 오릅니다.
일반적인 고양이와 과체중 고양이는 아랫배 모양새가 전혀 다릅니다. 일반적인 원시주머니는 속이 빈 주머니 형태이며 잡아당기면 잘 늘어납니다. 반면 과체중 혹은 비만 고양이는 원시주머니 안이 지방 성분으로 가득 찼으며 잡아당겨도 많이 늘어나지 않지요. 또 비만 고양이는 손으로 갈비뼈를 찾아봐도 뱃살만 만져질 뿐 갈비뼈가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돌보던 고양이의 원시주머니가 갑자기 팽창한다면 임신 여부를 알아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암컷 고양이의 배는 임신 5주 차부터 부풀어 오릅니다. 만약 돌보는 고양이가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암컷이라면 임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합니다. 임신묘의 배를 직접 만지면 새끼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수의사에게 데려가서 확인해야 합니다.
또 고양이가 노령에 접어드는 7, 8세부터 원시주머니는 탄력이 매우 떨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원시주머니는 점점 더 아래로 처질 겁니다. 만일 노령묘가 과체중이라면 원시주머니가 지면에 끌리면서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수의사의 상담을 받아 운동 및 식이요법 등을 병행해 체중을 감량해야 합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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