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백마지기 개발에 앞서 우리가 알아야할 것들

전미경 2023. 6. 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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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일자리 등 이익 크지 않고 미탄면 상수원도 달라지게 돼... 이래도 개발 찬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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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경 기자]

 육백마지기 찬성 현수막. 21일 직접 촬영.
ⓒ 전미경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있는 자연명소 육백마지기에 캠핑장 설치를 두고 주민들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었다. 노인회가 캠핑장 설치 반대를 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층인 체육회 등을 중심으로 찬성을 한다. 육백마지기 인근에는 깨비마을의 오토카라반이 있었는데, 곧 개인 캠핑장과 글램핑장이 생긴다고 한다. 

미탄면 곳곳에 육백마지기 개발에 찬성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붙었다. "육백마지기 개발 앞당겨 지역일자리 창출하자"거나 "청옥산 개발로 미탄상권 살려보자"거나 "미탄의 미래 육백마지기 개발" 등이다. 현수막을 붙이는 이들이 개발을 찬성하는 주된 이유는 현수막에 나와있듯 경제 수익과 지역일자리 창출이다. 

한편, '노인회'와 '창1리 주민일동'이 "평창군계획위원회는 미탄 회동리 차박, 캠핑장 개발허가를 취소하라"는 개발 반대 현수막을 붙이기도 했다. 반대하는 이들은 환경오염과 물부족 때문에 개발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육백마지기 캠핑장은 상수도 취수장과 직선거리상 3.5km 상류에 떨어져있어 환경오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캠핑장이 운영되면 물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캠핑장의 가치
 
 육백마지기 개발 찬성 현수막
ⓒ 전미경
육백마지기에 캠핑장이 생기면 정말 개발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경제 수익과 지역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까. 캠핑장에 방문하는 이들이 미탄면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값싼 대형마트를 이용한다면 상권 역시 장담할 수 없다. 

개발을 찬성하는 입장인 과거 미탄면 주민 A에게 캠핑장이 생기면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가능한지를 물어봤다. A는 "관리원 1명, 청소원 1명 정도 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A도 잘 모르고 있었다. 한국관광공사(2019년 기준 캠핑관광 이용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캠핑장 직원수는 전국적으로 평균 3.9명이라고 한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일자리 창출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다시 A에게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물부족 때문에 개발을 반대하고, 상수원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곧 A는 "그건 심각한 문제다. 상수원이 달라진다면 개발을 멈춰야 한다. 그렇다면 개발 허가를 하지 않는 게 맞다"면서 찬성에 열을 올리던 처음과 달리 반대 입장을 냈다. 

미탄면사무소 관계자와 지난 17일 통화를 했다. 이름을 알려주지 않은 이 관계자는 "평창군에서 미탄면의 수질이 최고인 건 맞다. 그러나 정수가 되면 모든 물은 동일하니 사실 '원수'는 상관 없다. 상수원 부족으로 평창강 물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발 행위 허가에는 어떤 법적 문제도 없다. 식수는 평창강에서 가져오면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창군 내 식수를 통일한다고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탄면은 맑은 물로 유명해 원래 송어의 양식 원산지였다. 한때 성황해 수산대 학생들의 실습장으로 쓰이기도 했다. 미탄면 시내를 중심으로 위로는 육백마지기가 있고 아래로는 동강이 자리잡고 있다. 동강 근처에는 제법 규모가 큰 광산 및 석회 제조 회사가 있다. 막대한 경제 수익이 있지만 환경 문제가 취약하다. 만일 위에 있는 육백마지기까지 개발된다면 미탄면은 위아래로 환경 불모지가 된다. 

우리에겐 자연을 훼손할 권리가 없다
 
 육백마지기개발 반대 현수막
ⓒ 전미경
내가 육백마지기 기사를 쓰는 걸 알고 B가 전화를 걸어왔다. 원래 개발에 찬성하던 B였는데 의외의 답변이 나왔다. B는 "개발로 건물을 짓고 복구하는 건 쉽다. 그러나 한 번 망가진 환경을 살리고 복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어떤 이해관계가 있어서 찬성하는 지 모르겠지만 나는 반대다"라고 한다.

기사를 쓰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애초 우리 것이 아닌 자연을 훼손할 권리가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언젠가 지구를 떠날 손님이다. 육백마지기는 후대까지 남길 가치가 있는 자연의 걸작이다.

전국의 모든 개발지가 육백마지기와 같은 찬반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개발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관광지가 되면서 망가진 마을은 전국적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어떤 지역은 '오버투어리즘'(해당 지역의 수용 한계를 넘어 관광객이 몰려 주민에게 일어나는 문제를 일컫는 현상)으로 인구 감소까지 발생했다고 하니 심각하다. 육백마지기도 오버투어리즘이 생기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 없다.

나는 소망한다. '자연의 걸작' 육백마지기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이 되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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