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국대 노리는 고영준 "이강인·오현규·고영준 레츠고! 너무 듣고 싶은 말"

허인회 기자 2023. 6. 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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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준(포항스틸러스). 허인회 기자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올해 부쩍 성장한 K리그1 정상급 2선 공격수 고영준(포항스틸러스)은 A대표 발탁을 꿈꾼다.


2001년생 고영준은 포항의 U22자원이지만 유망주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선 에서 활약하며 15경기 6골 1도움을 기록했고, 라운드 베스트일레븐에 5회 선정(리그 2위)됐다. 지난 5월 29일 홈 스틸야드에서 치른 전북현대전에서 50미터를 질주한 뒤 결승골을 터뜨려 라운드 MVP까지 차지했다. 포항의 창단 50주년 기념 경기였던 만큼 고영준의 환상적인 골은 더욱 특별했다. 


김기동 감독은 고영준에 대해 "U22 룰의 혜택으로 경기를 뛰는 게 아니라 그냥 실력이 좋다"며 U22 자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포항은 매년 골잡이가 등장하는데 올해 그 역할은 고영준이 맡고 있다. 순간적인 돌파와 적극적인 활동량은 이전에도 우수했는데 결정력까지 추가된 모습이다.


고영준은 작년에도 리그와 FA컵을 합쳐 38경기 6골 4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 명단에 포함됐고,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의 부름까지 받은 바 있다. 일본에서 개최한 2022 EAFF E-1 풋볼챔피언십에 참가한 고영준은 조규성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국내 축구 팬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올해 득점은 벌써 작년과 동률이 됐다. 훨씬 더 발전한 고영준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지켜본다.


지난 1일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고영준은 "작년에는 기대 자체를 안 해서 명단 발표하는 날도 몰랐는데 올해는 조금 더 신경 쓰인다. 동갑인 (이)강인이와 (오)현규 보면 동기부여가 된다. 우선 대표팀에 가는 게 첫 번째다.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이야기했다.


이하 고영준 인터뷰 전문


- 1년 만에 급성장했다는 평가가 쏟아지는데 스스로도 느껴지나


작년에 시즌이 끝나는 날 '내년에는 더 발전해서 꼭 인정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골을 많이 넣다 보니까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 같다. 축구에 눈을 떴다? 그 정도는 아직 아닌 것 같다. 엄청 좋아졌다는 느낌보다 그냥 매경기 잘 풀리는 느낌이다. 특히 골이 들어가는 과정이 매끄럽게 잘 풀린다. 솔직히 내가 발전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전북전 골을 예로 들면 내 슈팅이 들어갈 줄 몰랐다. 골키퍼 (김)정훈이가 다른 슈팅을 예측한 것 같다. 영상 돌려보니 자세가 무너지는 게 보이더라.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 앞선 돌파 역시 (구)자룡이 형이 무르지 않고 도전을 하셨는데 타이밍이 딱 맞았다. 내가 그렇게 빠른 선수가 아닌데 잘 풀렸다.


- 올해 경기를 보면 신체적인 장점을 활용한 플레이가 특히 돋보인다. 롤모델이 있다면?


원래 아자르,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들을 좋아했다. 스타일이 완전히 비슷하진 않지만 그 선수들의 장점을 가져오고 싶었다. 아자르가 돌파하는 특유의 모습이 멋져서 어릴 때부터 자주 따라했다. 이니에스타는 나와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라 경기를 자주 봤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어릴 때는 황진성 선수, 지금은 황인범 형이 롤모델이다. 인범이 형도 포지션은 살짝 다르지만 축구를 정말 잘하셔서 팬이 됐다. 특히 공 받을 때 첫 터치로 상대를 속이는 게 환상적이다. 딱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어려운 동작이다. 다른 것도 물론 잘하시지만 첫 터치는 나도 배우고 싶다.


- 고영준 선수의 장점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김기동 감독이 특별히 지시하는 게 있다면?


매경기 똑같다. 침투 적극적으로 하고, 수비 끌어내서 공간 만들어주고, 그 공간으로 동료들이 침투하고, 반대로 다른 선수들이 공간 열어주면 내가 파고들고, 또 하프스페이스로 돌아들어가 공을 받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 특히 상대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에서는 자율성을 많이 부여해주신다. 경기 끝나고 나면 감독님이 잘했다고 칭찬 해주시는데 그렇다고 말을 많이 해주시지는 않는다. 내가 자만할까봐 그러실 수도 있다. 물론 작년보다는 듣는 칭찬이 늘어났다.


- 황선홍호의 에이스지만 최근 경기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클린스만호까지 욕심이 날 것 같다. 작년에는 벤투호에도 뽑혀 본 기억이 있는데


클린스만 감독님이 이번에는 대대적인 변화, 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지금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내가 진짜 갈 수 있을까?' 정도다. 대표팀 발탁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작년에 벤투호 명단에 들어갔을 때, 물론 K리거들 위주로 소집했지만 정말 얼떨떨했다. 기대감이 전혀 없었고 명단이 나오는 줄 모를 정도로 신경을 안 썼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살짝 더 신경 쓰인다.


- 그때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나?


22세 이하, 23세 이하 대회도 나가봤는데 A대표팀은 정말 무게감이 달랐다. 일단 옆에서 같이 훈련하는 형들부터 다르다. 비장함이 느껴진다. 내가 어시스트를 기록했을 때는 뭐 잘못된 줄 알았다. 그만큼 실감이 안 나고, 안 믿겼다. 특히 한일전을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준비 과정부터 경기까지 모든 것이 달랐다. 교체 선수였기 때문에 몸을 풀면서 전부 다 지켜봤다. 그런 과정들이 모두 도움이 됐다.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 준비 과정, 사소한 것까지 정성을 들이게 됐다. 생활하면서도 루틴을 더 철저히 지키게 됐다.


- 2001년생 친구들인 이강인, 오현규 선수가 A대표팀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데


강인이는 같이 소집돼서 뛰어본 적은 없지만 현규는 자주 만났다. 친구들 모두 경기 많이 뛰고 잘됐으면 좋겠다. 한편으로 동기부여가 된다. 동갑인 친구들이 벌서 A대표팀에서 뛰고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강인, 오현규, 고영준 레츠고?


너무 좋다. 너무 듣고 싶은 말이다. 우선 대표팀에 가는 게 첫 번째다.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이번에는 해외파 형들도 모두 소집된다. 계속 말하다보니 정말 가고 싶어졌다. 주변 친구들은 내가 공격포인트 올릴 때마다 '대표팀 가겠네~'라며 장난도 친다. 그럴 때마다 '내가 무슨 대표팀이야'라고 하긴 했지만 솔직히 대표팀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 아닌가. 우리 부모님도 말은 안 하시지만 기대하고 계실 것 같다. 소속팀에서 잘하는 모습을 클린스만 감독님께 계속 보여주는 게 가장 큰 어필일 것 같다. 말보다는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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