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 129주년, ‘혁명의 미술’ 국제포럼 열려
세계 근대혁명 vs 동학농민혁명…미술연계 탐색
특별 전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15일 까지
동학농민혁명 129주년을 맞아 ‘혁명의 미술’이 세계 근대혁명·저항운동과 동학농민혁명의 연계성을 탐색하는 국제포럼이 2일 전주에서 열렸다. 세계 근대혁명을 소재로 한 이번 포럼은 동학의 세계화를 위해 마련됐다.
전북대학교 건지아트홀에서 열린 ‘제3회 전주동학농민혁명기념 세계혁명예술 국제포럼’은 전주시와 전주국제혁명예술포럼조직위원회가 개최했다. 이날 한국과 독일, 영국, 캐나다 등 4개국 5명의 연사가 여러 나라의 혁명이 미술을 매개로 주제를 발표했다. 행사에는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동시통역으로 진행했다.
올해로 3회째 맞는 이번 포럼은 지난 2021년 ‘혁명문학과 영화’로 시작됐으며, 지난해는 ‘혁명의 노래’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국제포럼 첫 번째 기조 발표는 박홍규 화백이 ‘그림으로 보는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박 화백은 농민 화가로 동학농민혁명 연작판화를 일생에 걸쳐 그리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전북으로 내려와 농민운동에 투신해 농촌과 농민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농민신문에 20여 년 넘게 만평을 실었다. 특히 동학농민혁명과 당시 농민들을 그려 내는 일에 온 힘을 다해왔다.
이어 포럼에는 미술사가인 토마스 뮐러(Thomas T. M?ller) 독일 마틴루터박물관장과 안소니 쉘튼(Anthony Alan Shelton)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 교수, 영국의 미술평론가인 딕비 워드 알담(Digby Warde-Aldam) 등 3인의 해외 연사가 함께했다. ‘망치, 칼, 무지개. 예술 속 농민 봉기의 상징’과 ‘예술, 혁명과 시간의 종말, 멕시코, 1847-1950’, ‘진압 경찰도 사람이다: 1968년 5월이 준 교훈’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토마스 뮐러 박사는 독일농민전쟁의 미술에 대해 발표했다. 뮐러 박사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독일농민전쟁의 발상지이자 토마스 뮌처의 주 근거지였던 뮐하우젠의 박물관장으로 일했다. 독일농민전쟁은 급진 종교개혁가 토마스 뮌처가 일으킨 혁명이다. 전봉준과 비슷한 운명의 길을 걸었고, 혁명은 유럽 종교개혁의 씨앗이 됐다.
남미미술에 대한 발표를 맡은 안소니 쉘튼 교수는 멕시코를 비롯한 라틴아메리카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비평가이자 큐레이터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벽화 운동 등 매우 전투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남미 저항 미술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딕비 워드 알담 미술평론가는 1968년 유럽과 전 세계를 휩쓸었던 ‘68혁명’을 소개하며 “68혁명은 그 어느 곳에서도 완결되지 못했지만 이후 세계사 특히 문화사에 깊고 깊은 영향을 끼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 발표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운동가인 홍성담 화가가 ‘현대 아시아의 미술’을 주제로 맡았다. 홍 화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중 화가다. 광주 출신으로 학생 시절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직접 참여한 후 미술운동에 나섰다. 지난 1989년에는 ‘민족해방운동’을 그렸다가 투옥돼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까지도 미얀마 민주화 투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투쟁을 지원하는 미술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발표에 이어 이기홍 화가, 미술평론가인 김기현 화가, 이나바 마이 일본 미술평론가 등 3인의 논평도 이어졌다.
한편 국제포럼을 마친 뒤, 특별전시 개막식이 열린다. 전시는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15일까지 진행된다. 전시 기간 작가와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작품은 국내 작가 50여 명이 참여한 ‘혁명, 그리고 혁명 그 너머의 것들’을 주제로 한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동학농민혁명을 비롯해 전 세계 혁명·저항운동을 ‘혁명의 미술’이라는 주제로 알아본 이번 국제포럼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을 기념하고, 혁명과 미술운동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김건완 기자 yac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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