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우리 사회에 스며드는 마약의 위험성

데스크 입력 2023. 6. 2. 14: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위기에 빠진 극장가에 단비 같은 작품이 개봉했다.

특히 이번 '범죄도시3'에서는 국내 마약 유통의 실태와 한국계 일본조직폭력배 조직원의 마약 유통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는 일부 계층에만 국한됐던 마약이 누구나 쉽게 구입 가능하고, 범죄사건에는 마약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범죄도시3'는 우리 사회에 번져가는 마약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마약중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함을 말해 주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3’

위기에 빠진 극장가에 단비 같은 작품이 개봉했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는 역대 최고 흥행작인 ‘명량’(김한민 감독)의 오프닝 기록을 넘어 개봉 이틀만에 누적관객수 169만명을 넘겨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료된 지금, ‘범죄도시3’가 지난해 개봉한 ‘범죄도시2’의 1000만 관객을 뛰어넘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화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베트남 납치 살해범을 검거한 후 7년 뒤, 서울 광역수사대(광수대)로 전근 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석도는 광수대 장태수(이범수 분) 반장을 비롯해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중 형사 주성철(이준혁 분)과 일본 야쿠자(쿠니무라 준 분)가 신종마약 하이퍼에 연루된 것을 알게 된다. 신종마약 하이퍼를 둘러싼 총과 사무라이 칼, 그리고 마석도의 주먹 싸움이 시작된다.


영화는 국내 마약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우리나라는 유엔에서 지정한 마약 청정국이었지만 사실상 그 지위를 상실한 지 오래됐다. 최근 유명 연예인의 마약 투약 사건,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마약 음료 협박 사건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약의 유혹에 빠지면서 한국은 마약범죄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실제 있었던 강력 사건을 소재로 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범죄도시3’에서는 국내 마약 유통의 실태와 한국계 일본조직폭력배 조직원의 마약 유통을 모티브로 했다. 영화는 일부 계층에만 국한됐던 마약이 누구나 쉽게 구입 가능하고, 범죄사건에는 마약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마약 담당 형사까지 일본 야쿠자와 손을 잡고 마약을 거래하는 것을 보여주어 마약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스며들었는지 그 경각심과 심각성을 말한다.


또 공권력의 폭력성을 비판한다. 마석도는 첫 출근길에 도로에서 양아치들이 주먹 자랑하는 것을 보고 가볍게 정리하면서 녹슬지 않은 괴물 형사의 펀치력을 보여준다. 마석도는 큰 주먹을 불끈 쥐며 “너 그러다 혼난다”라고 으름장을 놓고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얼굴로 “미안한데 조금만 더 맞자”라고 말한다. 이제는 익숙해진 진실의 방에서 CCTV를 끄고 용의자를 폭력으로 제압해 진술을 얻는다.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액션이 백미다. 마동석의 맨주먹은 상대의 빰만 쳐도 목이 꺾일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나 공권력의 폭력을 미화시키는 것은 우려된다. 영화는 허구의 이야기지만 파급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표현에 있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서사는 빈약하다. 영화 ‘범죄도시3’는 액션영화의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따른다. 심플하고 간단하다. 해외 영화에서는 이미 같은 서사구조의 시리즈물을 넘어 세계관을 공유하는 등 새로운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풀어놓는다. 국내에서는 시리즈물이 이제 인기를 얻기 시작했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3편에서도 마동석의 액션과 에드립에 기대어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비록 범죄도시 시리즈가 극장가 한국영화 침체기에 단비와도 같지만 앞으로 더욱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서사구조의 시나리오 개발이 필요하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삶이 풍요해 졌지만, 우리 사회에는 마약이 소리없이 스며들고 있다.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여 청소년 대상 마약 예방교육과 중독재활센터를 개소하는 등 마약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현실은 사회 각 계층에서 마약의 위험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3’는 우리 사회에 번져가는 마약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마약중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함을 말해 주고 있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