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예선 떨어지고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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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오는 3일(토)에는 그 유명한 전국노래자랑 본선 녹화도 있습니다.
노래자랑이라는 동기부여가 생기고 하루 한번 연습하는 과정을 아이들은 즐겼습니다.
전국노래자랑 본선 진출은 좌절되었지만 오늘 우리 친구들은 새로운 경험으로 한 뼘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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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 기자]
▲ 친구들의 노래소리가 들리나요? 듣고 또 들어도 기분 좋은 다섯글자 예쁜 말입니다. |
ⓒ 박서진 |
지금 단양은 소백산철쭉제로 떠들썩합니다. 조용했던 거리는 야시장 부스로 시끌벅적하고, 하루이틀이 멀다 온갖 가요제와 음악회가 열립니다. 오는 3일(토)에는 그 유명한 전국노래자랑 본선 녹화도 있습니다.
1일 저는 어린이집 6살 꼬맹이 친구들과 전국노래자랑 예심에 참가하게 되었어요. 사연인즉,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전국노래자랑 현수막을 보고 어린이집에 도착해 선생님들께 농담삼아 건넨 말이 씨가 되었습니다.
"선생님~ 우리 우주반 데리구 전국노래자랑 나가볼까요?"
"원장님~ 노래는 어떤 거?"
"다섯 글자 예쁜 말 수화 버전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다음날 우주반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멜로디 "한손만으로도 세어 볼 수 있는🎶🎵" 노래를 듣고 우주반을 향해 발이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어머나나나! 세상에' 깜짝 놀랐지 뭐예요~. 아이들이 잘해도 너무 잘하는 거예요!
노래자랑이라는 동기부여가 생기고 하루 한번 연습하는 과정을 아이들은 즐겼습니다. 예심번호 44번 OOO어린이집! 예심신청 후 우리는 연습을 더 했을까요?
정답은 아니, 아니요~. 신입원장의 업무 처리가 빠르지 않아 아이들과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완벽하게 수화를 익힌 꼬맹이들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막 자랑하고픈 마음 아시나요?
청바지와 흰 상의를 입고 예선장소로 이동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 아이들이 "원장님 떨려요" 하며 제 손을 꼭 잡습니다.
"그러게. 원장님도 많이 떨린다. 우리 후~~ 하고 심호흡 할까?"
"후~~~ 후~~~ 후~~~~"
어느새 긴장된다던 아이들은 서로 장난을 치며 '까르르 깔깔'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예선을 보고 있는 참여자에게 관계자분의 피드백은 부담될 만큼 과장된 모습을 요구하였고 지켜보는 저는 우리 선곡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춤을 더 춰라, 엄마 옆에 서 있는 꼬맹이한테는 엄마 노래 부를 동안 옆에서 빙글빙글 돌면 재미있겠다 하고, 단양 특유의 사투리나 말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드디어 우리 차례!
"안녕하세요. 우리는 OOO어린이집입니다! 저는 여섯살 ○○입니다. 저는 여섯살 ○○입니다. 저는 여섯살 ○○입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한 손만으로도 세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말 정겨운 말!
한 손만으로도 세어 볼 수 있는 다섯 글자 예쁜 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때 관계자분의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어린이집 재롱잔치구나."
분명 반응도 좋고 아이들도 정말 잘했는데... 순간 얼마나 야속하던지요~ 단양의 미래를 이렇게 꺾을 수가. 무대에서 내려오며 자리로 이동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잘했어. 잘했는데"라고 말씀해주신 지역 여러분들의 따뜻한 인사에 야속힌 마음이 샤르르 녹았습니다.
예선 결과를 물어오는 지인들이 하나같이 전국노래자랑은 유행가를 불러야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이다움이 좋아요. 전국노래자랑 본선 진출은 좌절되었지만 오늘 우리 친구들은 새로운 경험으로 한 뼘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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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아이 귀한 지역에서 꼬맹이들의 재롱에 즐거워 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흐뭇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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