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전남교사 위한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완도신문 김남철 2023. 6. 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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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지 않는다 33%... 갑질, 교권침해로 교육활동 위축 심각

[완도신문 김남철]

최근 전교조 전남지부는 4월 25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남 교사를 대상으로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23 근무여건 개선 조사 결과, 약 33%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특히 유치원 교사 44.2%, 초등교사 38.5%가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수업과 관계없는 행정업무'라고 답한 비율이 27.5%로 가장 높았으며, 임금·연금 등 열악한 교사 처우 23.4%,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 20.8% 순으로 응답하였다.

특히 유치원교사와 초등교사의 경우 갑질과 교권침해, 학부모 민원 등을 선택한 비율이 중·고등학교에 비해 2~3배에 달하는 등 교권 침해에 따른 교육활동 위축 문제가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지역별로 보면 시와 읍지역의 교사들은 생활지도의 어려움에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면지역과 도서 벽지에 근무하는 교사들은 과도한 행정업무를 선택한 비율이 크게 높았다. 

특히 도서 벽지의 경우 갑질과 교권침해, 과도한 행정업무, 학부모 민원,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저하에 대한 응답이 평균보다 높았으며, 갑질과 교권침해를 선택한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신규교사나 저경력교사가 다수인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이들에 대한 교권 보호 지원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교원 정원 감축으로 현재 학교에서 겪고 있는 문제점과 어려움으로는 수업 외 업무증가(27.1%), 학급당 학생수 증가(16.9%), 수업시수 증가(16.2%) 순으로 확인되었다. 교원 정원 감축이 행정업무의 증가와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행정업무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교육청의 성과 중심 교육 정책과 실적 위주의 전시 행정, 단위학교의 학교평가 실적을 대비한 공문서 생산과 각종 공모사업 응모, 국회의원 감사 자료 요구, 교원 정원 감축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돌봄, 방과후, 우유급식, 개인정보보호에서 최근 교육회복사업까지 각종 법률과 정책들이 만들어 낸 사업들이 학교로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다. 수업과 상담을 해야 할 교사들이 각종 사업과 그에 따른 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작 교육에 집중하기 어려운 현실인 것이다.

이에 전남교육청은 필수적인 교원 정원 확보, 선생님들의 보람있는 교육활동을 위한 행정업무 경감대책 마련, 갑질과 교권침해로부터 안전한 교육환경 구축을 위해 힘써야 한다. 또 선생님들이 무엇을 힘들어하는지, 어떤 것을 도와주면 교육력이 강화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전남교육청은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 시행하고,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필수정원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실질적인 '행정업무 경감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도록 학교 교육여건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 

특히 전남교육청은 갑질 등 교권 침해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하여 교사들의 자존감이 존중받는 교직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어느 때보다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자존감이 무너지고 지쳐가고 있다. 전남은 갈수록 교육 환경과 여건이 열악해지고 있으며, 교육이 무너지면 지역 소멸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 교사들이 지쳐가면 교육은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교사들의 소명의식과 사명감이 중요하다 강조하고 있을 것인가.

지쳐가는 전남교사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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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전남교육연구소 운영위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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