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첨단산업 투자 마중물 절실…현금 환급도 가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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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6300억원)의 6분의 1에 달하는 보조금 1003억원을 미국 정부로부터 현금으로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받게 되는 미국의 세금은 올해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모듈에 1㎾h당 45달러(약 5만9400원) 보조금을 주는 방식이다.
즉, 현금을 줄 테니 미국에서 첨단산업을 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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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6300억원)의 6분의 1에 달하는 보조금 1003억원을 미국 정부로부터 현금으로 받았다. 이건 모두 미국인이 낸 세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받게 되는 미국의 세금은 올해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1조7000억원, 2025년에는 3조3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시행 중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산업의 제조 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첨단제조 세액공제(AMPC)' 조항을 담고 있다. 미국 내에서 생산 및 판매한 배터리 모듈에 1㎾h당 45달러(약 5만9400원) 보조금을 주는 방식이다. 즉, 현금을 줄 테니 미국에서 첨단산업을 하라는 얘기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대전환기를 맞았고,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은 첨단 산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중앙 정부는 물론 지자체들도 앞다퉈 차세대 산업을 자기 안마당에서 키우기 위해 적극 세일즈하고 있다. AMPC와 같은 '현금 환급(Direct Pay)'도 그중에 하나다. 기업이 세금공제의 경제적인 효과와 이익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가. 현행법상 기업이 법인세 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영업이익을 내야 한다. 이익이 없으면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아 공제받지 못한다. 신규사업에 투자한 기업이 이익을 낼 때까지 세액공제 혜택은 말 그대로 무용지물인 셈이다.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투자를 하는데 왜 내가 낸 세금을 줘야 하느냐는 반기업 정서도 팽배한다. 과거 문어발식 확장, 총수 일가를 향한 지배구조 등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을 향한 사회적 비판은 일정 부분 아직도 유효할 것이다. 다만, 시대가 변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변하고 있다. 기업을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더 잘할 수 있게 도와주고 함께 그 과실을 나눠야 하지 않을까.
최근 여당에서 국가전략기술 투자 시 세액공제 혜택을 보지 못한 기업에 이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한발 늦었지만,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변화가 반갑다. 국가의 성장을 좌우할 핵심기술 투자를 이끄는 기업의 국가적, 사회적 역할을 고려해 적극적인 논의를 기대해본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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