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여성 도민체전 출전… ‘공정성’ 훼손 논란

서승진 2023. 6. 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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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가 강원도민체전에 출전한다.

강원도 철원에 사는 나화린(37)씨는 3~7일 강원도 강릉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전에서 사이클 경기 여자 일반부 종목에 출전한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이런 논란을 예상해 내부회의를 통해 나씨의 출전을 신중히 검토했고, 대한자전거연맹과 대한체육회의 자문도 거쳤다"며 "현재 주민등록법상 법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여자 부문에 출전하는 것은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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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선수들 승리 기회 박탈” 우려
항의 빗발… 출전 막을 방법은 없어
국내 최초의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37)씨가 강원 철원군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씨는 이달 3일부터 양양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경기 3종목 여성 부문에 출전한다. 그는 지난해 성전환(성확정) 수술을 받고 공식적으로 여성이 됐다. 연합뉴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가 강원도민체전에 출전한다.

강원도 철원에 사는 나화린(37)씨는 3~7일 강원도 강릉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전에서 사이클 경기 여자 일반부 종목에 출전한다. 나씨가 도민체전에서 우승하면 강원도 대표로 전국체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강원도체육회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자전거연맹에 자문을 거쳐 나씨의 출전을 확정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이어 4월 7일 법원이 나씨가 신청한 성별정정허가를 승인해 법적으로 여성이 됐다. 나씨는 1일 “경기에서 체급을 나누는 것처럼 성 소수자들을 ‘제3의 성별’로 구별해서 경기에 참여할 수 있게 하도록 공론화하기 위해 출전을 결정했다“며 “도민체전 출전이 논쟁거리가 돼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의 출전은 체육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성전환자의 경기 출전이 공정성을 강조하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씨는 키 180㎝, 72㎏으로 일반 여성들보다 뛰어난 체격조건을 지니고 있다. 최근 측정한 나 씨의 골격 근량은 여성 평균인 20∼22㎏보다 10㎏ 많은 32.7㎏이다. 또한 그는 2012년 열린 제47회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남자 일반1부 1㎞ 독주와 4㎞ 개인추발 등 4개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도내 한 체육계 관계자는 “트랜스젠더의 출전으로 인해 대회를 열심히 준비한 여성 선수들의 우승 기회가 박탈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나씨의 대회 출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도체육회와 철원군체육회, 자전거연맹 등에 항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란에도 대회 출전을 막을 방법은 없다. 도민체전은 출전 자격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남녀’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대회 출전 규정에 트랜스젠더에 관한 내용을 따로 두지 않아 나씨의 출전을 제한할 근거가 없다. 전국체전도 마찬가지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이런 논란을 예상해 내부회의를 통해 나씨의 출전을 신중히 검토했고, 대한자전거연맹과 대한체육회의 자문도 거쳤다”며 “현재 주민등록법상 법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여자 부문에 출전하는 것은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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