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수학처럼 수준별 맞춤형으로 꾸준히 반복하는 게 중요”

손동준 2023. 6. 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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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미션 어워드] 전도 부문 수상 다니엘비전교회 최병호 집사
국민 미션 어워드 전도부문상 수상자 최병호 집사가 전도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전도자의 삶이요? 말할 수 없이 행복합니다.” 세움학원(다니엘리더스스쿨) 대표 선생님이자 1년에 100명 이상 전도하는 ‘열혈 전도왕’으로 알려진 다니엘비전교회 최병호(43) 집사의 고백이다. 최 집사는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제12회 국민 미션 어워드에서 전도부문상을 받았다.

최 집사는 3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라성같은 분들과 함께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며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다 올려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 집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 열심히 전도에 나설 계획이다. 그리고 자신의 전도 비결을 널리 공유해 더 많은 이들을 복음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특별한 전도 비결이 있나.

“열 일곱살 때 예수님을 믿은 뒤 1년에 약 100명씩 전도했다.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2500명 가량 전도한 셈이다. 전도를 할수록 ‘전도는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는 일’이라는 걸 실감한다. 필요를 채울 때 그들의 마음이 자석처럼 따라온다. 자력이 강하면 멀리 있는 쇠도 끌어당기지만, 자력이 없는 자석은 쇳덩어리에 불과하다. 기도의 시간이 먼저 필요하고, 이후에는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우며 전도의 자력을 키운다.

그 필요는 ‘사랑의 다섯 가지 언어’에서 찾았다. 첫째는 칭찬 존경 인정의 마음이다. 둘째는 함께하는 시간 셋째는 봉사 넷째는 선물이다. 다섯째는 스킨십인데 여기서 스킨십은 몸이 아니라 마음의 스킨십을 말한다. 주로 경청을 통해 마음의 스킨십을 하고 있다. 대부분 전도 대상자는 이 다섯 가지 범주 안에서 필요를 느끼고 있다. 상대방의 상태를 면밀히 살핀 뒤 그에게 맞는 착한 행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복음을 전한다.”

-마음을 열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최병호(왼쪽 다섯 번째) 집사가 브니엘예고 재직 시절 복음을 전한 제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최병호 집사 제공


“2008년부터 부산 브니엘고등학교와 브니엘예술고등학교에서 수학 부장교사를 역임했다. 현재도 세움학원에서 수학 교과를 맡아 가르치고 있다. 수학 이야기를 꺼낸 것은 전도와 수학이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수학 교육의 핵심은 수준별 학습이다. 수학 교과는 계단식으로 이뤄져 있어서 앞의 과정을 건너뛰고는 고차원의 수식을 풀기 어렵다. 1차 방정식을 모르는 학생이 2차 방정식을 풀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학생들의 수준을 냉정하게 분류하고 따로 따로 공부시킨다. 전도도 마찬가지다. 전도 대상자를 3단계로 분류한다. 마음이 열린 사람은 A그룹, 아직 덜 열린 사람은 B그룹, 부정적인 사람 C그룹으로 나눈다. 우선은 A그룹과 B그룹에 적극적으로 복음을 제시하고 C그룹에는 직접적인 교회 이야기나 예수님 이야기는 자제하면서 관계 유지에 힘쓴다. 전도는 지혜롭게 해야 한다. 물질과 시간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학과 전도의 또 다른 공통점은 ‘반복에 장사 없다’는 것이다. 모르면 다시 알려주고 틀렸던 문제를 또 풀다 보면 수학에 자신 없던 학생도 차츰 발전한다. 전도도 한 번에 안 된다. 어떤 이는 복음을 받아들이기까지 20년이 걸리기도 한다. 전도도 수학처럼 맞춤형으로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도만큼 양육도 중요하다. 노하우가 있다면.

“교회에 데려오기까지의 노력은 전도의 절반에 불과하다. 나머지 반은 양육, 즉 애프터 서비스다. 양육의 핵심은 협력이다. 혼자는 쓰러지지만 세겹줄은 끊어지지 않는다. 양육을 도와주는 팀이 필요하다. 새신자 특성에 맞게 다른 이들과의 공통 분모를 발견해 서로 엮어준다. 전공이면 전공, 취미면 취미, 알맞은 신앙의 멘토를 붙여준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이들끼리 어울리다보면 자연스럽게 복음의 더 깊은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다. 그런데 양육에서도 사람마다 차이가 나타난다. 리더로 세울만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제 믿음이 생겨서 성장기에 있는 사람, 아직 어린 신앙을 가진 사람도 있다. 이들을 수준에 맞게 양육해야 한다. 전도자는 대상자가 복음 안에 바로 설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

최병호 집사가 수업 시간에 초코 과자를 나눠주며 학생들에게 복음을 소개하는 모습. 최병호 집사 제공


-어떻게 크리스천이 됐나.

“대대로 불교를 믿는 집안에서 자랐다. 중학교 때는 범어사라는 부산의 큰 절에서 세운 학교를 다녔다. 거기서 불교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불심이 유별난 학생이었다. 1800명의 학생을 대표해 조례시간에 강대상에 올라가 불상에 절을 하도록 리듬감 있게 목탁을 치던 학생이 바로 나다. 그때 절을 하지 않던 크리스천 학생들을 찾아가 절을 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주님의 은혜로 미션스쿨인 브니엘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거기서 교목이신 이정화 목사님을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됐다. 그분은 내게 죽음과 복음에 관해 설명해 주셨다.

목사님은 ‘그러나 두려워하는 자들과 믿지 아니하는 자들과 흉악한 자들과 살인자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점성술가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거짓말하는 모든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니라’는 요한계시록 21장 8절 말씀을 들려주셨다. 이 말을 듣고 두려움에 몸서리치며 울었다. 목사님은 ‘예수님을 믿으면 이 무서운 지옥에 가지 않는다’고 해주셨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했다.”

-전도 열정이 식지 않는 것 같다.

“예수님을 믿고 나니 기쁘긴 한데 마음 한쪽에 분노가 일어났다. 교회를 다니면서 나를 전도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TV에서 방영 중이던 ‘한명회’라는 사극이 떠올랐다. 극 중에 ‘살생부’라는 게 나온다. 곧장 노트를 사서 예수 믿는 친구들의 이름이 적힌 ‘살생부’를 만들었다. 딱 100명 나오더라. 그런데 그 중에 교회 나오라던 친구는 3명뿐이었다.

예수님을 믿고 사흘 밖에 지나지 않아 성화가 한참 덜된 상태라 화부터 났다. 쉬는 시간마다 싸움 잘하는 친구들을 뒤에 세워두고 1학년 1반부터 10반까지 돌며 97명에게 따져 묻기 시작했다. 한 명씩 붙잡고 왜 복음을 전하지 않았냐고 울면서 소리쳤다.

화가 풀리지 않은 채로 이 목사님께 찾아갔다. 무릎을 꿇고 ‘죄송합니다. 저에게 교회 가자는 말 한마디 안 한 놈들 찾아가서 혼내주고 왔습니다’라고 하면서 펑펑 울었다. 목사님은 나를 위로하면서 ‘병호야 너는 하늘나라 갈 때까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알겠네’라고 물으셨다. 그때부터 평생 사람 낚는 어부로 살겠다고 결심했고 이 질문은 이때까지 전도하는 삶의 원천이 됐다.”

-시대의 변화가 전도에 미치는 영향은.

“2020년 2월 오랫동안 근무했던 부산의 브니엘고에서 서울로 일터를 옮겼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교회 예배 참석에 제한이 생기던 때다. 다니엘 학습법의 저자 김동환 목사께서 유튜브 채널 개설을 권했다. 전도의 지경을 전 세계로 확대해 보라며 준비기간을 위해 한 달간 휴가까지 줬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행복한 전도의삶TV’다. 순종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더니 열매가 금방 맺히기 시작했다. 승려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사람이 영상을 보고 신앙을 갖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해왔다. 전화로 복음을 전하고 근처의 좋은 교회를 소개했다. 이후 그는 결혼하고 배우자까지 전도해 믿음의 가정을 이뤘다. 교회를 떠났다가 20년 만에 예수를 다시 믿고 싶다는 이, 가족이 이단에 빠져 고민하는 이 등 유튜브를 통해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연락이 많이 온다. 그때마다 이들을 위로하고 복음을 전하면서 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2만3100명을 넘어섰다. 영향력도 점점 커지는 것 같아서 거룩한 부담감을 느낀다. 국내외 교회의 세미나 강사로 초청받는 일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을 통해 내가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바란다. 내 노하우가 더 많은 사람을 구원하는 도구로 활용되기를 소망한다. 사람 낚는 어부로 살기를 작정한 열일곱 살의 순수했던 마음 그대로 하늘나라 가는 날까지 전도자의 사명을 다하고 싶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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