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산 오르며 되뇌는 말… “은혜 아닌 게 없다”

우성규 2023. 6. 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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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마다 산에 오른다.

"태봉산 자락의 봉우리입니다. 남쪽으로는 평택, 북쪽으로는 안성과 오산, 동쪽으로는 용인, 서쪽으로는 송탄에 접해 있습니다. 의사로서 제가 평생을 바쳐 환자를 돌본 안양은 북쪽으로 관악산과 삼성산, 동쪽으로 청계산과 바라산, 남쪽으로 모락산과 수리산이 있습니다. 일과 전후 홀로 산에 올랐습니다. 지금의 몸도 산에서 치유받고 있습니다. 주님도 기도하시러 산으로 가사 밤이 새도록 기도하시고 밝아 오는 새벽을 맞아 함께 복음을 전할 열두 제자를 부르시고 많은 병자를 고치십니다.(눅 6:12~17) 의사의 길을 걷게 하시고 기독교 병원을 세워 사랑의 치유를 하게 하심도 주님의 예정하신 뜻대로 이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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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새벽산에 솟아나는 샘물’ 펴낸 효산 이상택 박사
경기도 평택에 은거하고 있는 안양샘병원 설립자 이상택 박사가 지난 30일 새벽마다 오르는 산에서 밀짚 모자에 등산복 차림으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새벽산을 뜻하는 효산(曉山)은 그의 아호다. 샘병원 제공


새벽마다 산에 오른다. 경기도 평택 진위면 은산리 깊은 계곡을 내려다보며, 지나온 82년 인생에서 은혜 아닌 게 없음을 깨닫는다. 1967년 당시 개원의가 없던 가난한 동네 안양에 안양의원을 개원하고 5년 만에 종합병원인 안양병원, 98년엔 의료법인 효산의료재단을 설립해 샘병원 그룹을 일군 효산 이상택 박사가 최근 회고록을 펴냈다. 은산리 ‘샘의 집’에 칩거하고 있는 그를 지난 30일 찾아가 매일 오르는 산마루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태봉산 자락의 봉우리입니다. 남쪽으로는 평택, 북쪽으로는 안성과 오산, 동쪽으로는 용인, 서쪽으로는 송탄에 접해 있습니다. 의사로서 제가 평생을 바쳐 환자를 돌본 안양은 북쪽으로 관악산과 삼성산, 동쪽으로 청계산과 바라산, 남쪽으로 모락산과 수리산이 있습니다. 일과 전후 홀로 산에 올랐습니다. 지금의 몸도 산에서 치유받고 있습니다. 주님도 기도하시러 산으로 가사 밤이 새도록 기도하시고 밝아 오는 새벽을 맞아 함께 복음을 전할 열두 제자를 부르시고 많은 병자를 고치십니다.(눅 6:12~17) 의사의 길을 걷게 하시고 기독교 병원을 세워 사랑의 치유를 하게 하심도 주님의 예정하신 뜻대로 이끄심입니다.”

새벽 효(曉)에 뫼 산(山), 이 박사의 아호가 곧 새벽산이다. 샘물이 솟아나는 새벽산에 머물며 수십 그루의 관상수와 유실수를 심고 가꾸는 그는 산길을 걸으며 기도와 묵상을 이어간다고 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1~2) 말씀이 절로 떠오른다.

이 박사의 부친은 일본 도쿄의 수의전문학교를 나온 엘리트였다. 내몽골 주둔 일본군 사령부 수의사 겸 검식관으로 근무하다 이 박사를 낳았다. 부친은 해방 직전 은밀히 독립군을 도운 게 발각되자 체포 직전 가족과 함께 몽골을 탈출해 베이징과 상하이를 거쳐 인천으로 입국한다. 이 박사는 경남중 경남고를 거쳐 부산대 의대 재학 중 미국의사자격시험(ECFMG)을 합격하고 미국 유학을 꿈꿨으나 부산대 의대 동기동창인 황영희 박사와 결혼부터 하게 된다. 이후 안양에 최초의 병원인 안양의원을 개원하며 부부는 반세기 가까이 지역 환자들을 위한 헌신을 이어왔다. 어려웠던 시절 민간병원임에도 응급실을 설치하고 연탄가스 치료 고압 시설을 도입하는 등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긍휼을 이어왔다.

효산의료재단은 국내 대표적인 크리스천 의료법인이다. 안양샘병원 지샘병원 검진환경의학원 여성의학센터 등이 속해 있다. 2007년 성남 샘물교회 아프가니스탄 단기 선교 당시 탈레반에 의해 순교한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청년의 시신을 안치하고 22개 병실을 오픈해 생존자들의 전인 치유와 회복을 도운 일로 유명하다. 2014년 충북 진천중앙교회의 성지순례 도중 이집트에서 버스 폭탄테러를 당했을 때도 부상자 25명을 치유한 곳이 바로 이 병원이다.

이 박사는 부인 황 박사를 통해 결혼과 동시에 예수님을 만난다. 산부인과를 전공한 황 박사는 과거 낙태반대연합(현 프로라이프) 대표로 섬기는 등 생명 살리기 운동에 앞장섰고, 은퇴 후에는 목사 안수와 더불어 신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 박사는 기독교 병원 운영에 관해 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병원은 영혼 구원을 위한 황금어장입니다. 몸이 쇠약해지면 마음도 절로 약해지고, 마음이 약해지면 영혼의 공허는 더욱 깊어집니다. (중략) 예수님께서 육신이 병든 사람에게 다가가 질병을 고쳐주시고 궁극적으로 영혼을 구원하셨습니다. 우리 병원이 성경적인 전인 치유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평택=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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