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이요? 우린 수시로 출근합니다 [요즘워커]
SNS 빠진 마케팅은 상상도 못할 일
버티는 자가 돈을 번다
평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영상 시청이 취미였던 장씨는 재밌게 본 영상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유머 계정을 개설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계정은 팔로어 1만명을 넘기면서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현재 수익은 장씨의 3년 치 아르바이트 수익을 뛰어넘었다. 그의 주 수익원은 광고성 게시물을 업로드하는 대가로 받는 광고료다. 기업에서는 상품 노출 가능성이 큰 계정에 광고를 맡긴다. 팔로어 수는 광고료 책정의 주요 기준이다. 장씨는 “계정 특성과 팔로어 규모에 따라 수익은 천차만별이지만 나와 비슷한 규모의 계정이라면 직장인 월급만큼의 수익은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학교생활과 SNS 운영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장씨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 SNS의 큰 장점이다. 원하는 때에 원하는 콘텐츠들을 올릴 수 있어 시간 조정은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영상을 올려놓기만 하면 사용자가 언제든 계정에 찾아와 확인할 수 있어 시간에 쫓길 일이 없다. 장씨가 학교에 있거나 잠을 자는 중에도 누군가는 장씨의 콘텐츠를 보고 그를 팔로우한다. 그의 일과와 상관없이 계정은 24시간 활성화 상태다.
자신의 재능을 살린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이들도 있다. 인스타툰(인스타그램에서 연재되는 단편 웹툰) ‘투턱토끼’를 연재 중인 작가 서모씨는 기업에서 협찬받은 상품을 자신의 만화에 녹여낸다. 서씨의 만화 캐릭터가 협찬 제품을 앙증맞게 집어 든 모습은 계정 성격을 해치지 않으면서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서씨와 마찬가지로 인스타툰을 연재 중인 김옥현씨는 페이스북 만화가 급부상하던 시기 ‘OK툰’을 연재했다. 학창시절 만화 동아리 부장을 맡았을 정도로 만화에 진심이었던 그는 9년째 SNS로 자신의 그림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김씨는 “인스타툰은 연재 주기, 주제, 수위를 스스로 정할 수 있어 정식 웹툰 플랫폼에 비해 연재 부담이 적다”고 전했다.
계정 관리가 자유로운 덕에 남는 시간에 다른 수익 활동에 도전할 수 있다. 최근 그림 작가들이 주목하는 부수익원은 이모티콘 사업이다. 김씨와 서씨는 직접 그린 그림으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그림을 승인받고 이모티콘으로 등록하는 과정은 까다롭지만, 한 번 등록해놓은 이모티콘은 사용자가 구매할 때마다 수익이 발생한다. 특히 카카오톡과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는 사용자 수에 비례하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씨가 출시했던 ‘OK툰’ 이모티콘은 과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모티콘 시장이 포화 상태인 현재까지 그의 이모티콘은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SNS는 친목 수단뿐 아니라 마케팅 도구다. 취업준비생 김모씨는 지난 2월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주로 소형 솜인형, 카드 홀더, 인형 옷 등을 제작해 판매한다. 김씨는 “판매량이 잠잠했던 창업 초기 한 소비자가 트위터에 출시 예정인 상품을 리트윗한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트위터 리트윗은 다른 사용자의 게시물을 인용해 재게시하는 기능이다. 다른 계정에 많이 리트윗될수록 상품 노출도가 증가해 수익률이 높아진다.
SNS 마케팅의 위력을 실감한 김씨는 평소 판매할 아이템을 선정할 때도 SNS반응을 살핀다.그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통해 상점을 홍보한다. 추후 상품 수가 늘어나면 인스타그램 광고까지 신청할 계획이라 밝혔다.
김옥현 작가는 OK툰 모바일 스티커 출시에 도전했다. 그가 제작한 스티커는 아프리카 TV와 트위치 방송 채팅에 사용할 수 있다. 구매가는 약 1500원이다. 그에게 SNS는 일터인 동시에 독자와의 소통 창구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까지 섭렵한 그는 최근 아프리카 TV와 트위치 방송에 도전했다. 그는 “자체 제작 상품의 수익률을 올리려면 마케팅 채널을 성장시켜야 한다. 채널 활동이 당장 수익이 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작가는 상호작용할 때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는 소셜미디어의 장점을 활용했다. 인스타툰으로 유입된 독자들은 어느새 유튜브 구독자가 됐고 자연스레 트위치 방송 시청자가 된다. 작가의 트위치 커뮤니티 '트게더'에 접속하면 그의 방송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SNS 시장은 레드오션이다. 이미 많은 사용자가 서로 비슷한 콘텐츠를 갖고 SNS 수익 창출에 뛰어 들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일보가 만난 취재원들은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유머계정을 운영하는 장씨의 팔로어가 모이기 시작한 시점은 계정을 시작한지 8개월이 지나서였다. 장씨는 “운영 초반 잠잠한 반응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영상을 올렸다. 그 중 하나가 관심을 받아 단기간에 팔로어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힘들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정을 꾸려가면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는 날이 온다고 말했다.
투턱토끼를 연재한 서씨 역시 뒤늦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다. 인스타툰을 연재한지 3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그의 릴스가 조회수 180만회를 기록했다. 이는 전 달 대비 약 80배 증가한 수치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실제로 계정 운영을 중단한 작가도 꽤 있다”며 인내심을 갖고 계정 운영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모씨는 취업 후에도 스마트스토어 운영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두가 이커머스 시장이 레드오션이라 하지만 그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금 시기에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온라인 스토어 성장 가능성을 높이 샀다. 실제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창업자를 대상으로 지난 6년간 총 1060억원을 지원하며 디지털 사업을 격려했다.
‘평생 직장은 없다’는 요즘 청춘들은 안정적인 직장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들은 더이상 월요일이 두렵지 않다. 일터와 업무시간에 제약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이들이야 말로 진정한 청춘이 아닐까.
정고운 인턴기자
고해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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