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st] 이한범 "포스트 김민재요? 패스는 자신 있죠, 민재 형의 파워 배우고 싶어요"

윤효용 기자 2023. 6. 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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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K리그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수비수를 꼽으라고 하면 이한범을 배제할 사람은 없다. 뛰어난 패싱력에 수비 능력도 점점 좋아지며 '포스트 김민재'라는 별명이 갈수록 어울린다.


2002년생인 이한범은 올해 K리그 3년차다. 첫 시즌 10경기를 뛰며 두각을 드러냈고, 두 번째 시즌에는 팀 주축으로 올라서 전반기에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이한범은 무엇보다 발을 잘 쓰는 '요즘 센터백'이다. 미드필더 출신답게 뛰어난 중장거리 패스로 서울 빌드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앞선 두 시즌 연속 장기 부상이 발생하면서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더욱 각별히 몸관리를 하고 있다. 31일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GS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이한범은 "경기 전후로 보강 운동을 한다"며 보다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자신 있는 능력으로는 '패스'를 꼽았다. 이한범은 "쉬운 패스를 하다보면 길이 열리는 느낌이다"고 비결을 전했다. 여기에 김민재 같은 터프함도 갖추는 게 목표다. 이한범은 "민재 형은 상대 공격수들을 막 날리더라.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하 이한범과 인터뷰 전문. 


-요즘 활약이 좋다. 무릎 상태는 어떤가? 


많이 좋아졌다. 울산전 끝나고나서부터 계속 아픈 듯하다가, 이번 경기 끝나고는 다시 안아프더라. 이제 조금 고비를 넘긴 느낌인데, 계속 꾸준하게 관리를 잘 해야 할 거 같다. 


-큰 부상 이후 관리법이 궁금하다. 


예전에는 보강 운동을 신경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엄청 많이 하고 있다. 경기 하기 전에도 그렇고, 뛰고 나서도 한다. 거의 운동 안하는 날이 없을 정도로 매일 하고 있다.


-최근 활약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도는?


만족까진 아니다. 그래도 괜찮게 하고 있는 거 같다.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시즌은 길기 때문에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 거 같다. (김)주성이 형과 함께 열심히 하려고 한다. 


-김주성과 호흡은 어떤가?


예전에도 친했는데, 지금은 더 돈독해진 느낌이다. 경기장 안에서 서로 말도 많이 하고, 의지도 한다. 서로 실수 했을 때나 잘했을 때 다가가서 격려해주거나, 파이팅을 넣어주고 있다.


-수비진 사이에서 역할 분담이 궁금하다. 


저와 (이)태석이가 가장 어리다. 경기하면서 더 많이 말하고, 소리지르려고 한다. 코칭 스태프나 형들이 만족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노력 중이다. 원래 파이팅을 외치는 스타일은 아니다. 1, 2년차 때까지는 조용한 편이었다. 그러나 포백 라인이 다 어리다 보니 그런 걸 할 사람이 없다. 제일 어린 선수가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서 노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수비도 안정된 느낌이다. 


아니다. 실점할 때는 많이 내주는 편이다. 안 내줄 때는 안 내주지만 두 골 먹으면 거의 무조건 세 골을 내주는 느낌이다. 2골을 내주며 확 무너지는 느낌이 있다. 그런 건 멘탈적인 부분과 경험 차이가 큰 거 같다. 울산과 할 때 특히 그랬던 거 같다. 뭔가 확 무너져 내리는 느낌. 3골을 내주자 오히려 정신을 차렸던 거 같다.


-제일 어려웠던 경기는 울산전이라는 이야기인가. 


7경기 밖에 안했지만 울산이 제일 힘들었던 거 같다. 마틴 아담은 힘이 너무 세더라. 그 선수를 제외하고는 엄청 힘들었다고 느낀 선수는 없다. 또 최근 대구FC의 에드가가 잘하고 있는데, 잘 막아봐야 할 거 같다. 


-올 시즌 패싱력이 돋보인다. 


그건 형들이 앞에서 잘 움직여주기 때문이다. (나)상호 형 움직임이 너무 좋다. 내가 둘러싸인 거 같으면 알아서 뒷공간으로 뛰어주니까, 나는 되든 안되든 찍어주면 된다. 상호형이 굉장히 빠르다. 공간에다가 잘 놔주면 알아서 다 하는 거 같다. 상호 형은 공만 잡아도 믿음이 생긴다. 요즘은 한 두 명은 무조건 제치겠구나 라는 느낌이 든다. 작년에는 사실 좀 불안하긴 했다(웃음). 올해는 확실히 골도 많이 넣고, 느낌이 많이 다르다.


-본인의 장점 중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 패스. 중학교 때도 미드필더랑 공격수를 봤고, 고등학생 때도 미드필더로 뛰었다. 경기 하면서 좋은 패스를 의식하진 않는다. 쉬운 패스를 하다보면 상대 사이드백이 한 번씩 끌려나온다. 그때 뒷공간을 본다. 타이밍 좋게 잘 뛰어주니까 패스가 된다. 


-훈련장에서부터 약속된 건가?


감독님께서 중앙 센터백이 공을 잡으면 사이드백부터 빨리빨리 주라고 하신다. 그러다가 뒷공간이 나면 한 번씩 때리라고 이야기해주신다. 생각하고 있다가 경기장에서 하면 잘 되는 거 같다. 좋은 패스를 하려고 한다기 보다, 쉬운 패스를 하다보면 길이 열리는 느낌이다. 


-'포스트 김민재'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듣지 좋지만 부담되기도 한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김)민재 형은 다 잘하시는 거 같다. 유럽에서 엄청 좋은 활약을 하고 계신다. 민재 형 축구하는 걸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일단 빠르고 파워가 좋아 상대 공격수들을 막 날리더라. 그런 걸 많이 배우고 싶다. 


-예전부터 싸우는 수비를 배우고 싶다고 했는데.


완전히 파이터 기질이 생기진 않았다. 그러나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 (몸싸움도) 나름 재밌는 거 같다. 


-올 시즌 '익수볼'이 잘 되는 이유가 궁금하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좀 더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신다. 전술이나, 생활면에서 그렇다. 선수들이 자유도 즐기면서 책임감도 더 생기는 느낌이다. 준비할 때 나만의 루틴이 생겨서 거기에 맞게 하고 있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와 함께 훈련하면서 느낀점은?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이 너무 좋다. 처음 왔을 때는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5~6개월 동안(실제로는 약 4개월) 같이 하니까 조금 적응이 됐다. 확실히 슈팅 템포나 이런 것들이 정말 좋다. 훈련할 때 많이 힘들었다. 


-반면 경기장에서 황의조의 골이 잘 안터진다. 


훈련할 때는 슈팅이 정말 좋다. 경기장만 들어가면 골이 안 들어가니까 아쉬운 거 같다. 득점도 득점이지만 나머지 것들을 의조형이 잘해줘서 팀이 더 잘하고 있는 거 같다. 


-황의조한테 남아달라는 이야기도 하나. 


조심스럽다. 의조 형도 의조 형의 꿈이 있다. 제가 잡는다고 되는 건 아니다. 감독님도 의조 형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여기신다. 저도 의조 형의 꿈을 응원한다. 


-해외 진출에 대해 형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던가. 


얼마 전에 (황)인범이 형이 한국에 오셔서 같이 운동한 적이 있다. 외국 생활과 축구 이야기를 하는데, 충분히 도전해볼 만할 거라고 이야기해줬다. 솔직히 쉽진 않을 것 같다. 인범이 형이 축구를 그렇게 잘하니까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몸으로 부딪혀 보는 건 또 다를 거 같다. 이야기로 듣는 건 한계가 있고, 몸으로 직접 부딪혀 봐야 할 거 같다. 


(기)성용이 형은 유럽 가게 되면 힘들어도 들어오면 안 된다고 하셨다. 무조건 버티고, 버티다 보면 기회가 생기고, 성공할 수 있다고 하셨다. 유럽 나가면 버티라고만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시안 게임도 다가오는데,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선수가 있나. 


주성이 형, (이)재익이 형 등 잘하는 센터백 형들은 많다. 김지수 같이 저보다 어린 선수라도 잘하는 건 배우려고 한다. 그러나 경쟁자들은 정말 신경 안쓰고, 제 것만 하려고 한다. 리그에서 제가 잘하고만 있으면 황선홍 감독님께서 선택하시지 않을까. 


-올 시즌 FC서울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울산과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이다. 남은 경기만 잡는다면 충분히 울산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차이가 조금 많이 난다. 차이가 많이 나는 1, 2위가 아니라 우승 경쟁을 하는 느낌을 만들고 싶다. 좀 더 승점을 쌓아서 재밌게 우승 경쟁을 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제가 뛴 경기 중 무실점 승리가 두 번 뿐이다. 남은 경기에서 무실점을 하면 경기를 이기든 비기든 승점을 쌓을 수 있다. 지금까지 했던 두 경기를 포함해서 10경기는 무실점으로 지키고 싶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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