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시간 10분 돈으로" "자녀 고교 입학 100만원" 현대차 노조 요구안
"결혼 휴가에 재혼도 포함하고 전기자동차를 사면 할인해주고, 유아 교육비도 30만원 올려 달라" "식사 시간 10분을 돈으로 환산해 달라"
울산 경제를 떠받치는 현대가(家) 노조가 이런 내용을 담은 올해 임금·단체협상안을 제시했다.
64세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폐지
현대차 노조는 1일 기본급 인상액 18만4900원, 성과급 회사 순이익의 30%(주식포함), 상여금 900% 등 요구안을 확정해 회사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 요구안을 살펴보면, 임금 인상과 성과급뿐 아니라 각종 복지 관련 별도 요구안이 자세하게 담겼다.
조합원이 전기차·수소차 같은 친환경 차를 구매하면 차량가 할인(현 20%→30% 수준)에 더해 유아교육비를 현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하자는 내용도 담겼다. 자녀 고교 입학축하금 100만원 신설, 설날과 추석 선물 단가를 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 등도 요구안에 있다. 회사에서 무료 제공 중인 점심과 저녁을 먹지 않은 '미취식자'를 보상해줘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식사시간 10분 유급화, 휴직 기간 상여금 지급
하기 휴가비 인상(현 30만원→100만원), 휴직 기간 상여금 지급 요구, 회사 귀책에 따른 휴업시 통상임금 100% 지급 명문화 등도 빠지지 않았다. 40분 정도인 현 식사 시간이 짧은 만큼 식사 시간 10분을 유급화로 해서 조합원 건강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채택됐다.
노조 측은 요구안 확정에 앞서 노조 확대 간부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70% 이상이 '파업투쟁을 해서라도 임금피크제 폐지 등 노동조합 요구안을 모두 쟁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둘째 주 회사 측과 단체교섭 상견례, 셋째 주 단체교섭 출정식을 열 예정이다. 사무직을 포함해 현대차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 9600만원 정도다. 근무 시간에 따라 생산직 평균 연봉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현대가인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임금협상안을 들고 회사 측과 만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기본급은 18만4900원 인상으로 현대차 노조 요구와 같다. 하지만 별도 요구안은 사뭇 다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역 비정규직과 취약계층, 지역주민 복지 등을 위한 사회연대기금 출연을 회사 측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추모공원 건립, 우수조합원 해외연수
또 조선업 숙력노동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근속수당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1~2년 미만은 1만원, 3년 미만은 3만원, 24년에서 27년 미만은 21만원, 35년 이상은 27만원 등 근속수당을 급여에 더해 지급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그룹 성장이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만큼 산업재해로 희생된 근로자 추모공원 건립도 요구하고 있다. 우수조합원 해외연수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노조측 요구를 검토해서 합리적인 결과를 찾아 무분규를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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