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없는 더운 날 곰취김밥 어떠세요? [노부부의 집스토랑]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김정아 기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늘 저녁은 뭐 먹지?"가 모든 가정의 난제이다. 캐나다의 우리 집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뭉그적거리면 남편이 아이디어를 내고 저녁을 하곤 하는데, 그렇다고 맨날 얻어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하면 한식이다. 오늘은 내가 하겠다고 일단 선언을 해뒀다. 요새 날도 더운데 뭔가 뜨끈한 것은 달갑지 않을 것 같아서 더 고민이 되었다. 간단한 한 접시를 만들겠다 하면서 망상거리고 있는데 마당에 씩씩하게 올라온 곰취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 오늘은 너로 한다."
곰취로 다르게 만들어볼까?
|
▲ 왼쪽 뒤로 멀리 보이는 것이 둥굴레, 곰취 오른쪽에 끝에 있는 것은 곤드레이다 |
ⓒ 김정아 |
|
▲ 물이 줄줄 흐르면 좋지 않으므로 행주를 이용해서 물기를 싹 빼준다. |
ⓒ 김정아 |
그동안 속재료를 준비했다.
속재료를 다양하게 준비하면 더 좋았겠지만, 그냥 쉽게 손에 잡히는 것들만 가지고 만들었다. 곰취가 초록색 잎이니 당근을 채 썰어서 볶으면 색 조합이 맞을 것 같았다. 그리고 참치는 물에 들은 캔으로 두 개를 따서 물기를 최대한 짜냈다.
소고기 다짐육을 쓸까 하다가, 요새 계속 고기를 먹었기에 간단하게 참치캔을 이용했다. 물에 들어있는 참치캔이었는데, 물기를 꼭 짜서 보송보송하게 준비했다.
양파를 잘게 다져서 참치에 넣어서 비비면서 생각하니 반으로 나눠서 쌈장맛으로 하나 하고, 마요네즈맛으로 하나 하면 되겠다 싶었다. 쌈장 만들어 놓은 게 없어서, 즉석에서 그냥 고추장과 된장을 섞었다. 참기름과 깨도 좀 넣어주고 비벼줬다. 좀 퍽퍽해서 쌈장 쪽에도 마요네즈를 좀 섞었다.
그리고 씹히는 맛을 위해서 절여서 발효시켜뒀던 무를 꼭 짜서 넣어줬다. 한국에서라면 간단히 단무지를 사용하면 될 것이다.
이제 곰취잎을 적당히 겹쳐서 도마에 깔고, 위에 밥을 펴줬다. 김밥 쌀 때처럼, 식초 약간과 소금, 참기름으로 미리 간을 해서 사용했다.
|
▲ 곰취를 겹치게 깔고, 김밥 싸듯이 재료를 얹는다. |
ⓒ 김정아 |
|
▲ 마요참치는 색감이 별로 안 좋았다. 쌈장이 들어간 것이 훨씬 보기 좋았다. |
ⓒ 김정아 |
달랑 한 접시여서 한식 답지 않게 좀 미안했는데, 남편이 아주 즐겁게 먹어서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앞으로 종종 해먹게 될 것 같다.
|
▲ 곰취 김밥 |
ⓒ 김정아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글이 기자의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https://brunch.co.kr/@lachouette/)